시민 2000명, 주말 경복궁 걸으며 ‘희망 약속’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나눔의 걷기대회 동참-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김세진군(13)과 김수진양(8)의 손을 잡고 푸르메재활전문병원 건립기금 모금을 위한 걷기대회에 참석했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김세진군(13)과 김수진양(8)의 손을 잡고 푸르메재활전문병원 건립기금 모금을 위한 걷기대회에 참석했다.

화창하고 시원한 가을 하늘 아래 무려 2,000여명의 시민들이 경복궁 길을 걸으며 재활전문병원 건립기금 마련 캠페인에 동참했다. 200명이 넘는 장애인 참가자들과 함께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인파가 몰려 준비된 1,500개의 배번호가 일찌감치 동이 났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운동복 차림으로 함께 해서 시민들과 함께 걸으며 푸르메재활병원 건립에 뜻을 함께 했다. 김윤옥 여사는 대회 전 열린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통해 “오늘 걷기대회는 개인, 가정, 공공 부문에 머물러 있던 재활의 희망을 민간이 중심이 되어 사회 전체로 퍼뜨리는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정기후원자로 푸르메재단 가족이 되기로 약속한 김윤옥 여사와 2,000여명의 참석자들이 출발을 앞두고 식전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윤옥 여사는 이어 “한 분 한 분의 작은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재활병원을 통해 기부 문화가 발전적으로 재생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시민과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동참해줄 것을 당부하고, 자신이 먼저 모범을 보인다는 의미에서 금일봉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지속적인 후원이 중요하다면서 푸르메재단의 정기기부자가 되기로 약속하기도 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 여사는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김세진군과 푸르메한방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김수진양, 이호영군 등 장애어린이들과 손잡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선두에서 걷고 참가자들에게 아리수를 나눠주며 격려했다.


고궁의 멋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행사장.
고궁의 멋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행사장.

흥례문 앞에 무대를 설치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대회는 아주 구체적인 나눔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바로 푸르메재활전문병원 건립기금 모금이다. 푸르메재활전문병원은 24시간 환자가 가족처럼 편안하고 충실하게 재활치료를 받고 사회복귀를 꿈꿀 수 있는 재활의 터전이 될 것이다. 이날 걷기대회는 내년 5월 착공을 앞두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매일경제와 함께 본격적인 모금 캠페인을 전개해나감에 있어서 첫 행사로 마련되었다.


앞서 개회사를 낭독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윤병철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은 몸이 아파 재활이 필요한 장애인들”이라면서 “한 순간의 불행으로 절망과 빈곤에 빠지지 않도록 제대로 된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좋은 병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푸르메재단 강지원 대표도 환영사에서 “독일 통일의 주역인 헬무트 콜 수상의 부인도 사재를 털어 재활병원 건립을 지원하면서 재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면서 김윤옥 여사의 동참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 밖에도 푸르메재활전문병원 건립부지를 제공한 화성시의 최영근 시장과 행사를 공동주최한 종로구 김충용 구청장 등 주요인사들이 함께 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특히 화성시 시민과 단체들의 기부가 줄을 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고장에 아름다운 나눔의 병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기꺼이 동참하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푸르메재활전문병원 건립에 발 벗고 나선 화성시민들.

70여명의 화성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전세버스편으로 행사에 참석해 대회 분위기를 주도했다.


1,000만원을 선뜻 내놓은 화성시민 한성민씨는 7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이른 시간부터 대회에 참가했고, 65세의 정희준씨는 병원 입원중임에도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용인 화성상공회의소장이 3,000만원을, (주)리건의 김이곤 대표가 500만원을 쾌척하는 등 화성시 기업과 단체들의 기부가 잇따랐다.


김윤옥 여사 등 출발선에 선 대회 참가자들.
김윤옥 여사 등 출발선에 선 대회 참가자들.

참석자들은 9시부터 시작된 식전행사를 첫 순서로 9시 30분 푸르메재단 홍보대사인 엄홍길 대장과 김세진군이 진행한 준비운동을 마치자마자 흥례문 앞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걷기대회에 돌입했다. 흥례문을 거쳐 경복궁 동쪽 길을 따라 걷다가 경회루 옆을 지나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으로 나왔다.



영추문을 나와 차로변 인도를 따라 광화문 앞을 지나자 시민들의 관심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동십자각을 바라보며 좌회전. 가을빛이 곱게 물든 경복궁 돌담길을 걷다가 이번에는 경복궁의 동문인 건춘문으로 들어온다.


3km 정도의 짧은 거리였지만, 가을을 정취를 흠뻑 느끼면서 이마에 땀도 흐르는 기분 좋은 코스였다. 무엇보다 아무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걸었다는 뿌듯함과 신기함에 기분이 더욱 상쾌해진다.


대회를 공동 후원한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측은 “대회의 소중한 의미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 경복궁의 동문과 서문격인 건춘문과 영추문을 처음으로 일반에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관리소는 특별한 경우에만 업무용으로 열고 닫았을 뿐 늘 굳게 닫혀있던 문이었는데 나눔을 목적으로 열린 행사라 흔쾌히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강지원 대표와 김충용 구청장, 윤병철 회장 등 참석자들이 영추문을 나서며 환하게 웃고 있다.
강지원 대표와 김충용 구청장, 윤병철 회장 등 참석자들이 영추문을 나서며 환하게 웃고 있다.

걷기와 나눔. 어떻게 보면 쉽게 어울리기 힘든 두 의미가 오늘은 하나가 되었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걷기 열풍은 사실 걷는 사람 개인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장애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고,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걷는 행사였다. 아름다운 계절을 맞아 멋진 풍경 속에서 걸으며 나만이 아닌 우리를 생각해보는 것은 참으로 뜻깊은 시간이었다.




연주에 몰입한 김경민씨와 환호하는 참석자들.


걷기를 마친 참가자들에게는 또다른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애 예술인들과 그 친구들이 마련한 작은 음악회. 먼저 뇌성마비 피아니스트 김경민씨가 무대에 올랐다. 몸을 제대로 가누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훌륭한 연주를 펼쳐온 젊은이! 오늘은 바이올리니스트(나중에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소개했다)를 대동하고 등장해 한층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했다.




걷기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이어진 격조 높은 클래식 공연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흠뻑 빠져들었다.


이어진 무대는 성결대 김동현 교수와 동료 연주자들의 순서. 지난 겨울 푸르메한방센터에서 열렸던 송년음악회의 감동이 오롯이 되살아났다. 고공의 품격에 잘 어울리는 노래와 연주에 많은 참가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몰입했다.




고궁의 멋과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푸르메재단 임직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던 ‘희망으로 한 걸음, 나눔의 걷기대회’. 푸르메재단은 가을을 맞이하는 즈음에 경복궁의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나눔에 동참하는 행사를 매년 이어나면서 시민들의 힘을 모아갈 계획이다. 이제 희망의 싹은 굳은 대지를 뚫고 솟아나왔다. 푸르메재단은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시민들과 사회공헌 기업들의 힘으로 푸르메재활전문병원이라는 나눔의 꽃을 아름답게 피워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글=정태영 푸르메재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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