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민 1/7이 후원하는 최고 스위스 노트윌척수마비센터

스위스 국민 1/7이 후원하는


 세계 최고 스위스 노트윌척수마비센터



국토면적이 한반도의 5분의 1에 인구가 약 760만 명인 스위스. 이곳에 놀랍게도 스위스 국민 120만 명이 후원하여 건립·운영되고 있는 세계 최고의 민간척수재활전문병원이 있다. 이 병원은 세계적인 관광·휴양지로 유명한 스위스 루체른 주 내에 드넓은 초록이 아름다운 작은 마을 노트윌(Nottwill)에 위치한『스위스척수마비센터』이다.


한 국가의 국민 7명 중 1명이 민간병원을 후원한다는 사실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놀라운 일이다. 더군다나 스위스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이 센터는 세계 여러 나라의 척수 손상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세계척수학회를 개최하는 등 척수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푸르메재단은 푸르메재활전문병원 컨설팅 및 설계 담당자 등과 함께 최근 이곳을 방문했다. 최고 수준의 재활의료 현장을 2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헬기 이송 - 수술 - 재활훈련까지 원스톱으로









교통사고가 센터에 접수된다. 신속히 헬기가 사고 현장으로 날아가 환자를 센터로 이송한다.

항시 24시간 대기하는 응급구조팀은 환자의 상태를 MRI 촬영 등으로 면밀히 검사를 한 후 수술에 들어간다.

사고 다음날, 담당 주치의는 환자를 찾아가 환자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환자에게 이야기한다.“하반신이 마비되었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센터에서 당신이 예전과 같이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것입니다.”유럽도 일반적으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급성기 치료가 종료되면 아급성기 치료, 즉 재활치료만 담당하는 전문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다.
>>안내를 맡은 황인숙 선생님. 이곳에는 황 선생님을 포함해 두 명의 한국인이 근무중이다.








>>헬기로 환자를 이송하는 장면(병원 안내 동영상) 맨 아래 사진 속 의사가 기도 박사이다. 센터 소개 동영상을 통해 헬기로 환자 이송부터 시작해서 수술, 재활치료, 직업재활훈련, 집과 차량 개조 등 모든 것이 『스위스척수마비센터』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치료 받는 기간은 장애의 정도에 따라 다른데, 허리를 다쳐 하지마비가 된 환자는 입원부터 퇴원까지 6개월, 목뼈를 다친 사지마비 환자는 그보다 긴 9개월이 걸린다.

퇴원한 환자들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90% 이상 예전과 같이 일을 하는 등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를 한다고 한다.

센터 관계자는 ‘그만큼 재활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의사의 태도였다.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몸을 낮추고 다정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휠체어에 탄 환자와 이야기 나눌 때에는 아예 무릎을 꿇고 환자와 시선을 맞췄다.

환자중심주의를 상징하는 이 같은 의료진의 태도에서 센터의 설립자인 자크 기도 박사(76)의 철학을 읽을 수 있었다.


『스위스척수마비센터』설립자 기도 자크 박사









스위스 바젤대학 혈액의학과 교수로 근무하던 기도 자크(Guido Zaech) 박사는 1973년 6월, 대학 내에 있던 척수마비장애인센터의 총 책임자가 되었다.


척수마비장애인센터는 1967년 개원해 주정부에서 100% 사업비를 지원받아 운영이 되었는데 박사가 총책임자가 된 지 1년 후, 주정부는 더 이상 운영비를 지원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선 재활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지닌 기도 박사는 이대로 척수마비장애인센터의 운영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무릎 꿇고 휠체어에 탄 장애인과 시선을 맞추면 이야기를 나누는

기도 박사



>>재단의 최고 의결기관인 이사회. 이사진은 기독민주당 의원, 은행 이사회 의장 등 각계를 대표하는 7명이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임기기간은 3년으로 년 2회 정기이사회를 개최한다. 맨 좌측에 기도 박사.


그는 척수장애인을 위한 독립적인 민간 센터 건립과 경제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지원 단체를 설립하고자 개인재산 10,000프랑을 쾌척해 1975년 3월 12일 「척수마비장애인재단」을 설립하였다.


우선 그는 교통사고나 질병으로 중도에 장애를 입은 중도장애인들이 사회에 복귀하지 못해 집과 시설을 전전하는 열악한 상황을 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다큐멘터리 <척수마비, 운명인가 도전인가?>를 제작하여 전국에 방영하였고, <척수마비>라는 간행물을 독일어와 프랑스어 2개 국어로 총 10만부를 발행하여 무료 배포하였다.


또한, 건립기금을 모으기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후원자 모집 캠페인 운동을 펼친 재단은 설립한 해인 1975년 한 해에만 5만 명의 후원자를 모았다. 이때 후원자가 된 이들은 자발적으로 직접 병원 건립에 참여하기 위해 1978년 10월 후원인 연합을 결성하였으며 이 연합회는 오늘날의 120만 명 후원자 모집의 발판이 되었다.


연간 후원금 5만원이면 사고시 2억5천만 원 지급


“척수 장애 환자를 돕는 ‘수호회원’이 되어 주십시오! 당신의 후원으로 친구, 가족이 심각한 곤경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센터에 방문한 모든 사람들에게 후원 안내 자료를 봉투에 담아 나눠준다. ‘당신은 척수환자를 돕고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는 봉투.


재단은 센터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와 같이 후원을 요청한다. 우리나라에서 기부금을 모금 할 때 하는 말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후원자에게 주는 혜택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기부자에게 연말정산에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하는 것이 실질적인 혜택의 전부이다.


척수마비장애인재단의 수호회원은 18세 이상이면 스위스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후원금은 연간 CHF 45(스위스 프랑) 우리나라 돈 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만약 수호회원 중 누군가가 갑자기 교통사고 또는 질병으로 척수 손상 환자가 되면 재단은 이 회원에게 일시불로 CHF 200,000을(약 2억 5천만 원)지원한다. 또한, 이 센터에서 무료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재단에서 운영하는 보조공학기기센터(Orthotec Nottwil AG)에서 맞춤형 보장기기를 지원 받는다.


<회원 성격에 따른 연간 후원금>





























구분



금액



원화



비고



개인 회원(1명)



CHF 45



56,250원



선물로 회원신청 가능 (기부선물)



커플 회원(2명)



CHF 90



112,500원



상임이사국 개인(1명)



CHF 1,000



1,250,000원



금액이 스위스 국민과 큰 차이가 있음



어떻게 보면 순수한 기부라기보다는 약간의 보험 성격이 짙은 회원제 모금 방식으로 평소 스키 등 레저 활동을 활발히 하는 스위스 국민은 ‘사고에 대한 방어’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후원 개념 보다는 일종의 부담 없는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라고 센터의 관계자가 말했다.


기도 자크 박사는 척수환자를 위한 센터 건립과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 그리고 후원 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강연과 방송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렸다. 회원 수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재단이 출범한지 불과 2년 만에 후원자는 60만 명이 넘었으며,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회에 계속됩니다)


글/사진=어은경 간사


기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