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대병원 러스크 인스티튜트
-꿈을 구현하는 마법의 세계-
“사람이란 꿈을 가진 존재이다. 나의 칼은 사람의 육체와 동시에 그 꿈을 구현 하리라.”
중국 공산당이 항일 전쟁을 벌이던 1938년, 그 험난한 전장에서 부상병들에게 본인의 피를 수혈 해 가며 치료했던 캐나다인 노먼 베쑨(본명 Dr. Henry Norman Bethune)이 남긴 말입니다. 러스크인티스튜트(Rusk Institute)는 이런 베쑨의 마음이 “재활 의학” 이라는 이름으로 구체화 된 첫 번째 공간입니다. 유난히 하늘이 맑은 날 체조 도중 부상으로 전신 마비가 된 후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이룬 존스홉킨스대학 재활의학과 전문의 이 승복 박사가 치료를 받았던 그 마법의 세계를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뉴욕, 맨하튼 중심부에 위치한 러스크 인스티튜트
재활의학의 아버지- 하워드 러스크 박사
세계의 중심, 미국 뉴욕 맨하탄 중심에 위치한 러스크 인스티튜트는 195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하워드 러스크(Harward A. Rusk) 박사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재활 의학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미 공군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하워드 박사는 전쟁 중 상해를 입을 군인들이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할 뿐더러 장애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는 물리치료와 심리치료를 기본으로 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장애군인들의 재입원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특별 봉사상을 받고 준장으로 명예롭게 퇴역했습니다.
하지만 동료 의사들은 그의 치료법을 비웃었습니다.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장애 환자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해 뉴욕대학(NYU: New York University) 의과대학 안에 “물리치료 및 재활의학 인스티튜트”를 설립하였고 이는 지금의 러스크 인스티튜트가 되었습니다.
(좌)하워드 박사 (우)하워드 박사에게 감사, 존경의 뜻을 전하면서
인간으로서의 삶 전체를 치유한다- Holistic Therapy
러스크 인스티튜트는 전인적 치료를 처음으로 도입한 기관입니다. 전인적 치료란 ‘환자를 바르게 치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병든 육체뿐만 아니라, 삶 전체를 모두 돌보아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러스크 인스티튜트가 제공하는 치료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뿐 아니라 식사, 목욕, 배변 훈련, 면도 등 일상 생활 모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음악, 미술, 원예 치료 등 환자의 상태가 진전되고 일상생활에 복귀하기 위한 치료들이 있으며 퇴원 이후 휠체어 장애인이 편하게 살도록 집안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좌)세계 최초 성인, 소아 환자들의 독립적인 삶을 위해 여러 물리, 작업 치료를 개발한 러스크 인스티튜트
(우)환자의 평형 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물리치료를 제공하는 모습
1983년 체조연습 도중 사고로 가슴아래와 오른손이 마비되는 척수손상 장애를 입고 이곳에서 10개월간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이승복 박사의 말입니다. “러스크 인스티튜트에는 치료와 동시에 환자에게 심리적 위로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여러 옵션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하루에 두 시간씩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두 가지를 기본으로 받았습니다. 또 음악치료실, 미술치료실, 요리치료실, 레크리에이션 치료실, 성악 치료실 등을 선택해서 하루 종일 스케줄을 빼곡하게 채웠습니다.
이중 나는 요리에 관심이 있어서 나는 휠체어를 타고 프라이팬에 달걀 프라이를 하는 연습을 하고 했습니다. 매우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내게는 매우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것들 이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치료들이 나에게 돌려준 것은 웃음이었습니다. 이들 치료들은 그래도 나의 삶이 계속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 장애를 입은 환우들이 미술치료를 통해 직접 만든 작품들
→ 원예치료실을 즐기고 있는 환자
→ 환자 한 명이 하나의 화분을 맡아 이름표를 붙이고 관리하는 모습
러스크 인스티튜트에서 느낀 것은 바로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같은 책의 다른 페이지를 읽고, 같은 친구와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버스의 다른 운전기사를 만나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다른 모양의 달을 보는 것처럼 러스크 인스티튜트는 같음 속에 주어진 다름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바로 이게 내일을 향한 희망이고, 모든 이의 꿈이고, 삶을 살아가는 재미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최성환/ 연세대 물리치료학과4년/ 푸르메재단 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