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재활 치료 6개월 기다리래요" 어린이 24만명, 하염없이 대기
[현장 르포]
아동 재활병원 치료 하늘의 별따기, 왜?
2026.08.21. 한영원 기자
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한채연(왼쪽)양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임지훈 기자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푸르메 재활병원) 로봇 재활실. 한채연(13)양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20m가량을 걸었다. 한양은 뇌병변 장애로 4년 전만 해도 스스로 목조차 가누기 어려웠다. 하지만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은 뒤로 이제는 로봇 도움을 받으면 한 번에 1000걸음 정도를 걸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한양은 이번 달 치료가 끝나면 병원을 떠나야 한다. 이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으려는 아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 어머니 이영실(54)씨는 “지금 받는 치료가 곧 끝나 다시 대기를 걸어놓은 상태”라며 “다시 치료받으려면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한양과 같은 처지에 놓인 아이는 매년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에 따르면 재활 치료가 필요한 소아·청소년은 2019년 18만8663명에서 2023년 24만6699명으로 4년 새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18세 미만 인구가 792만명(2019년)에서 707만명(2023년)으로 11% 감소했다. 아이들은 줄고 있는데 재활치료가 필요한 아이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령 임신에 따른 고위험 신생아가 늘고, 의료기술 발달로 미숙아·고위험 신생아의 생존율이 높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 전문 재활병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치료를 받으려면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적잖다. 한 병원에서 정해진 기간 동안 치료를 받은 뒤 다른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다시 처음 치료받은 병원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반복된다고 한다. 장애 아동과 부모들 사이에서 ‘재활 난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어린이 재활치료 병원을 늘려오긴 했다. 2018년부터 공공어린이재활병원·센터를 지정해 현재 전국에서 10곳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본지가 10곳을 모두 조사해본 결과 어린이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는 의사는 기관당 1~2명 수준이었다. 정부는 2020년부터 민간 의료 기관으로 대상을 넓혀 39곳을 ‘어린이 재활 의료 기관’으로 지정했다.
병원 숫자는 늘었지만 치료받을 기회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재활 치료가 필요한 소아·청소년 24만6699명 가운데 6개월 이내 20회 이상 집중적인 재활 치료를 받은 아이는 6.5%에 그쳤다. 홍지연 푸르메 재활병원 부원장은 “성장기 어린이는 재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해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기사 원문 보기: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6/08/21/E3HF7DXUF5CK5OW3F3QCFXFFQ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