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장애어린이 위해 좋은일 한다기에…”

“장애어린이 위해 좋은일 한다기에…”

오길순 ‘나눔 할머니’ 푸르메재단에 2억 기부

2010-12-07 14:02

 

“무슨 내세울 것도 없는 사람인데…, 장애 어린이를 위해 좋은 일 한다기에 조금 도왔을 뿐이야.”

‘나눔 할머니’로 유명한 오길순(77) 할머니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재단측에 장애 아동 치료를 위한 재활센터건립에 써달라며 2억원을 기부하기에 앞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말했다. 오 할머니는 이날 오전 푸르메재단 사무실에서 2억원을 기부했다. 평소 장애로 고통받는 어린이에게 관심이 많았던 그는 최근 강지원 푸르메재단 대표가 장애인 재활병원 기금 마련을 호소하는 TV 공익광고를 보고 내년 봄부터 서울 종로구 효자동 네거리에 짓는 푸르메재활센터 건립을 위해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오 할머니는 푸르메재단을 찾아가 토지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절차가 까다롭자 토지를 매각해 2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센터는 내년 7월 착공해 2012년 9월 완공할 예정이다. 남편과 사별한 뒤 실버타운에서 홀로 사는 오 할머니는 앞서 외부에 알리지 않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총 10억원을 기부했다. 2008년에는 대한적십자사에 “형편이 어렵고 불우한 환자를 위해 써 달라”는 부탁과 함께 3억원을 기부했다. 당시 오 할머니는 별도의 전달식을 극구 사양하다가 여러 차례에 걸친 한적 측의 요청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푸르메재단 관계자는 “개인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고 노년에 삶을 정리하면서 스스로를 위해 쓸 수도 있을 텐데 본인이 적극적으로 찾아서 기부하는 모습이 놀랍다. 요즘 기부가 많이 위축된 분위기인데 뜻 깊은 일”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