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만남의 의미

[노인철/ 농협 하나로클럽 과장]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돕는 것’ 보다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요?”


얼마 전, 평소 알고 지내는 분을 만나 ‘타인을 돕는 것’에 대한 다른 접근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평소 거창하고 건방진 포부를 가지고 있었던 저는, 순간 번개를 맞은 듯 정신이 움찔 했습니다.


거창한 도움의 손길이 아니더라도 더 좋은 만남을 만들어갈 수 있고, 작지만 좋은 만남이 모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그 날의 대화를 다시 떠오르게 하신 분이 계십니다.


두 달 전에 재단으로 20Kg 쌀 1포가 도착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재단 간사들은 뜻밖의 선물에 기뻐하면서도 누가 보냈는지가 무척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래저래 후원자 이름을 알아보니까 쌀을 보낸 분은 2년 전부터 후원을 해오면서 현재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일하고 계시는 노인철 후원자님이셨습니다.


▲ 노인철후원자님 사무실에서의 모습

몇 일 전에 후원자님을 만나 쌀을 보내주신 이야기를 꺼내니, “이거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되는데...” 하시고는, 한 신문사에서 구독신청을 한 사람들 중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행사가 있었는데 후원할 곳이 있냐고 묻기에 푸르메재단으로 쌀을 후원하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경품을 후원을 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바로 푸르메재단이 떠오르더군요. 보통은 그냥 주기만 하는데, 경품이벤트를 통해 기부를 유도한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후원자님은 우연히 메일을 확인하다가 푸르메재단에서 보낸 웹진 ‘담쟁이’를 보게 되었고 재단 홈페이지를 방문하면서 재단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고 합니다. 장애인을 치료하는 모습이 가슴에 와 닿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 같아 후원을 결정하시고는 매년 후원 금액을 늘려오셨습니다.


기부를 유도하는 경품이벤트 이야기를 들으니, 일상의 경험이 나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도 있구나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지면서 매년 후원금액을 늘려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니 “올해 내가 좀 덜 쓰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그렇게 되었네요.” 하시면서 겸손한 미소를 지어보이셨습니다.


예전에 노동조합에서 활동을 하셨던 후원자님은 푸르메재단 이외에도 많은 단체들을 접했는데 후원하는 곳이 실제로 사회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곳인지 아닌지에 따라 후원을 결정하신다고 합니다.


“푸르메재단에서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하는 것 같아 후원을 결심했어요. 장애인을 많이 만나 뵙지는 못했지만 이분 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죠.”


▲ 강박증세를 가진 로맨스 작가가 주변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을 이루게 되는 것을 그린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우리 사회에서 나눔이 더 확산되려면 스스로 작은 나눔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학생들에게 월급보다 비싼 사교육비를 들여 학원으로 보내기도 하지만, 동전이나 쌀을 모아서 타인을 배려 할 줄 알고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나눔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후원자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은 나눔이 모여 큰 행복을 만들어 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행복한 세상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작은 톱니바퀴가 서로를 부딪치며 돌아가듯 그런 만남 속에서 피어나는 나눔의 연속이 아닐까요?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당신이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 글/사진= 김수현 모금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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