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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누릴 수는 없는 것

[김수민/ 기획홍보팀 간사]

지난 해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 재활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당시 장애인 환자들과 함께 경기도 용인의 한 놀이공원을 찾았다.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재활치료에만 매달려온 환자들 중에는 외출을 꺼리는 분들이 있었다. 병원을 벗어나는 동시에 부딪히게 될 주위의 불필요한 시선과 불편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요.”, “차도 없고 장애인콜택시도 오지 않는데… 뭘 타고 가나요?”, “화장실은 잘 되어 있을까요?”, “어차피 놀이기구도 못 탈텐데 보호자만 고생할거에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곳곳에 가파른 언덕이 있는 놀이공원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보호자가 동행해야만 했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거나 대소변 조절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장애인용 화장실은 필수이지만 그러한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은 많지 않았다. 자신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는 것이 동행하는 비장애인 보호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걱정을 먼저 하고 있었다.

 

 

 

 

 

 

 

 

 

 

비장애인들은 보통 야외 놀이공원에 가기 전 날씨를 알아보고, 입장료 할인을 받기 위한 할인카드가 있는지 찾아보며, 점심엔 뭘 먹을지, 언제쯤 가면 더 많은 놀이기구를 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외부에서 여가나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이동수단과 접근성, 편의시설 여부를 먼저 걱정할 수밖에 없다.

영화 한편 보는 것도 녹록치 않다. 분당에 위치한 한 극장에서는 장애인 고객의 이용률이 낮아 상영관의 장애인석을 없앴다고 했다. 광진구에 있는 한 극장에서는 극장 입구에 계단이 있어 휠체어 진입이 힘들 것이라고 했다. 결국 용산구에 있는 영화관을 찾았다. 하지만 장애인화장실을 찾아 다른 층으로 내려 가야했다. 안내표시 조차 없었다. 겨우 관람을 하게 되어도 어려움은 계속된다. 대개 장애인 좌석은 맨 앞줄 또는 맨 뒷줄에 있다. 들락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결코 집중하기 어려운 문 앞자리이거나 자막이라도 있는 외국영화를 볼 때면 화면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첫줄 귀퉁이 자리이다.

얼마 전에는 서울 시내 한 유명공연장에서 장애인들을 초청해 공연 문화나눔을 진행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부부에게 장애인석 티켓을 나눠드리고 입장을 권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부인이 나오셨다. 아홉 석의 장애인 좌석들이 촬영장비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공연장 관계자는 2층 장애인석을 이용하거나 촬영장비 옆에 간이의자를 놓고 앉아 관람하라고 했다. 나눠준 티켓에는 R석 10만원이라고 적혀있었다.

누구도 자신이 장애인이 되리라고 예상하진 못하지만 누구나 장애인이 될 가능성은 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의 약 10%에 달하는 4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35%가 중증장애인이며 90%가 중도장애인이다. 하지만 장애인에게는 필수이고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이 아직 너무나 많다. 비장애인에게는 단지 선택의 문제인데 말이다. 여름휴가 시즌이다. 많은 장애인들의 휴가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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