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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래희망은 ‘엄마의 행복’

일주학술문화재단 장애부모 자녀 교육비 지원사업

 

9살 우혁이는 엄마의 사랑둥이이자 아빠의 든든한 지원군이고 발달장애가 있는 형의 엄격한 길잡이입니다.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할 나이지만 우혁이 엄마인 이병선 씨는 중증의 시각장애에 3년 전 급성 신부전증 판정을 받고 매주 3회 투석치료로 일상생활이 힘든 상태입니다. 우혁이 아버지 김선동 씨 역시 왼쪽 시력만 희미하게 보이는 시각장애로 직업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내의 투석을 위해 처음에는 자전거로, 다음에는 오토바이로 병원을 오가다가 몇 번의 사고로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을 겪기도 했습니다.

아빠가 엄마를 돌보느라 집을 비울 때 형 우진이를 챙기는 것은 우혁이입니다. 코로나 19로 온라인수업을 받아야 하는 형을 위해 컴퓨터를 켜서 프로그램을 실행해줍니다. 형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밥을 차려주고, 운동 의지를 북돋우는 것도 우혁이의 몫입니다.

힘든 치료로 늘 기진맥진한 엄마를 위해 설거지도 곧잘 합니다. “집안일을 하지 말라고 해도 어느새 해놓곤 해요.” 아직 나이 어린 우혁이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준 것은 아닌지 엄마는 안타깝기만 합니다.

엄마가 안아줄 때 가장 행복한 아이, 우혁이.
엄마가 안아줄 때 가장 행복한 아이, 우혁이.

우혁이는 엄마가 안아줄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입니다.
“엄마가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란 아들

세상에서 하나뿐인 엄마의 눈이 되어주는 든든한 아들 시혁이. 엄마가 TV를 보고 있으면 옆에서 자막을 읽어주고 밖에서는 꼭 엄마 손을 잡고 다닙니다.

엄마 차수자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뇌종양 판정을 받고 갑작스레 시력을 잃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장애에 차 씨가 지금껏 알던 세상은 무너졌습니다.

“보이던 것이 안 보이니 너무 무서웠어요. 일상의 모든 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익혀야 했죠. 뭐 하나 어렵지 않은 일이 없었어요.”

온통 어둠뿐인 엄마의 세상이 빛나기 시작한 것은 시혁이 덕분입니다. 너무 소중한 아이라 미안한 마음도 그만큼 큽니다. “글씨를 알려주지도, 책을 읽어주지도 못했어요. 요즘은 코로나19로 온라인수업을 하는데 시혁이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확인할 수조차 없어 참 답답하고 미안해요.”

옆에서 듣던 시혁이는 그런 것은 문제도 아니라는 투로 “학교가 가까우니까 그냥 뛰어갔다 오면 돼요”라고 말하며 엄마가 가진 마음의 짐을 덜어줍니다.

부모와 함께 배우고 싶은 아이들

일주학술문화재단에서 교육비 지원을 받아 영어를 배우고 있는 우혁이와 시혁이. 자신들은 장애로 인해 잘 교육 받기가 어려웠지만, 아이에게만큼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내린 부모의 결정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부모의 생각보다 깊어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우혁이가 집 구석구석 붙인 영어 페이퍼들
우혁이가 집 구석구석 붙인 영어 페이퍼들

학원 다니는 것이 마냥 즐겁다는 우혁이네 집에는 옷장 문부터 벽까지 영어단어가 쓰인 포스터와 공부했던 종이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습니다. 스스로 공부하기 위해 붙여놨다고 생각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 돌아옵니다.
“영어공부가 재밌어서 엄마 아빠에게도 알려주려고 붙여놨어요.”

그날그날 배운 단어를 엄마에게 메시지로 보내는 시혁이 역시 같은 마음입니다.
“새롭게 배운 단어가 신기해서 엄마도 같이 아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바람을 이뤄주기엔 부모들의 마음과 몸의 여유가 부족하지만 그 속에 전해지는 마음만큼은 여느 부모들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진하게 느낀답니다.

가족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

대부분 아이가 부모를 사랑하지만, 장애 부모를 둔 아이들이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조금 더 각별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가정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늘 지켜봐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자가 되어서 엄마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시혁이의 꿈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입니다. 좋아하는 게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 엄마에게 지금보다 넓은 집을 사드리고 용돈도 드리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엄마를 위해 가수를 꿈꾸는 우혁이
엄마를 위해 가수를 꿈꾸는 우혁이

“엄마와 형이 좋아하는 이찬원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형 우진의 휴대전화가 울릴 때마다 흘러나오는 가수 이찬원의 노래를 들으며 우혁이는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는 것이 시각장애가 있는 엄마의 유일한 취미이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가수가 되어 엄마에게 자신의 노래를 마음껏 들려주고 싶습니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시혁이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시혁이

2018년부터 푸르메재단과 일주학술문화재단은 장애인 가족의 부모, 자녀, 형제를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가족이 근본적으로 행복을 되찾고 유지하려면, 돌봄 스트레스가 많은 부모의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가족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비장애 형제들의 교육과 여가생활의 기회를 주는 것이 장애인 당사자를 지원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자녀 교육비 지원을 받았던 장애부모들은 죄책감을 조금 덜었다고 말합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이지만 그동안 여건이 되지 않았어요. 다행히 이번 지원 덕분에 학원을 보낼 수 있어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자녀에게 늘 주고만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지요? 하지만 부모와 자녀의 사랑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습니다. 부모가 조금 실수해도, 넉넉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도 부모를 너그럽게 용서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것이 또한 자식이니까요. 마음만큼 주지 못해 안타까운 부모가 없도록, 가족을 위한 간절한 아이들의 꿈이 꼭 이뤄지도록 함께 응원해주세요.

*글, 사진=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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