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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날개, ‘보조기구’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는 가은이, 그런 가은이를 혼자 돌보고 있는 할머니에게 도움이 필요해 보여요.” 전문가들과 함께 보조기구 지원이 시급한 장애어린이들을 선정하는 자리. 가은이(5)의 자세유지와 이동을 돕고, 할머니(42)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유모차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지원으로 유모차를 지원받은 가은이와 할머니 최은하 씨
현대모비스의 지원으로 유모차를 지원받은 가은이와 할머니 최은하 씨

손꼽아 기다린 유모차

“편해요. 정말 편해요.” 가은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언덕길을 오르던 할머니. 가파른 경사에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가슴벨트와 골반벨트가 있어 가은이가 바른 자세로 앉을 수 있어요. 이동 중에 각도와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어 비상시에도 걱정 없죠. 바람막이가 있어 따뜻하기 까지 해요. (웃음)”

할머니가 이토록 좋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유모차를 지원받기 전까지만 해도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고 말합니다. “학습과 치료는 거를 수가 없잖아요. 10kg이나 되는 가은이를 안고 학교에 갔다, 병원에 갔다….. 집에 돌아오면 근육통에 시달렸어요. 비라도 오는 날엔 한 팔로 가은이를 안고,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힘들었죠.”

어렵사리 중고 유모차를 구했지만,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장애아동용이 아니었어요. 손잡이와 바퀴도 헐거워서 길이 조금만 울퉁불퉁해도 옆으로 기울더라고요. 안전장치가 없어 가은이가 떨어지진 않을까 조마조마했어요. 수리 센터에 가지고 갔더니, 워낙 오래된 거라 부품을 갈아도 위험하다고 하더라고요.”

가은이의 새 유모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할머니
가은이의 새 유모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할머니

연락 끊긴 엄마···경제적 어려움

새 유모차를 구입하는 것 말곤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가은이는 온몸이 마비되는 뇌병변장애부터 입천장이 갈라지는 구개열, 뇌가 머리 뒤쪽으로 돌출해 자라는 뇌류 등 진단받은 질환만 16가지나 되거든요. 수술비와 치료비를 마련하기도 버거운데, 가은이한테 필요한 유모차는 100만 원이나 하더라고요. 막막했죠.”

가은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일을 할 수 없는데다 정부지원도 일부만 가능해 경제적 어려움이 큽니다. “수급비와 장애수당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가은이 엄마 통장으로 양육수당이 지급되는데, 가은이 엄마와는 올해 초 연락이 끊겼어요. 제가 친권자가 아니어서 양육수당은 받을 수가 없더라고요. 미혼모라 아빠는 없고요…….”

여기저기 방법을 수소문 해봤지만 친권자가 아니란 이유로 후원도 받기 어려웠습니다. “법적으로 친권이 없으면 가은이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친권을 가져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제 딸이 가은이에게 못한 거, 제가 앞으로 갚으며 살아야죠.”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는 가은이
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는 가은이

진심이 담긴 지원사업

유일한 희망은 푸르메재단의 보조기구 지원 사업. 복지관의 권유로 신청하게 됐습니다. “사회복지사 선생님 소개로 이런 좋은 사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다행히 친권자가 아니어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물어보지 않았는데, 먼저 제안 해주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갑자기 가은이를 키우게 되면서 장애어린이 지원에 대한 정보들을 얻는 게 가장 힘들었거든요.”

지원이 결정되고, 보조공학사가 가은이를 찾았습니다. 가은이에게 몸에 꼭 맞는 유모차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할머니는 지원 절차에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유모차가 몸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면서 가은이의 신체 치수를 재고, 상태도 살피시더라고요. 장애어린이를 향한 진심이 느껴졌어요.”

유모차를 전달받은 지 한 달 여. 할머니도, 가은이도 생활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이동이 편해지니까 학교를 가도, 병원을 다고, 덜 힘들어요.” 여전히 헤쳐 나가야 할 일들이 많지만, 할머니는 가은이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새 유모차 타고 열심히 치료받으러 다니자. 건강해져서 많은 분들의 사랑에 꼭 보답하자. 우리. (웃음)”

*글, 사진= 김금주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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