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부의 쌍둥이 육아 13화] 영국에는 장애어린이집이 있다? 없다!


쌍둥이가 태어나고 1년이 될 무렵, 고민이 매우 많았다. 실은 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다니고 있던 직장의 어린이집에 미리 대기 신청을 했었다. 1년 육아 휴직 후, 출근하면서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맡기고 퇴근하면서 데리고 오는 그런 그림을 그리면서… 하지만 출산도, 육아도 그 어느 하나 평범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직장 어린이집에서 우리 아이들을 맡아 줄 수 있을까? 내가 복직해서 풀타임으로 일할 수는 있으려나..  아니 아이들을 맡겨놓고 일하는 것이 맞는 걸까… 결국 그만 두어야 하나…’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리를 어지럽혔다.


달이를 데리고 방문한 물리/작업 치료 시간에 작업치료사 선생님이 넌지시 물으셨다.


‘나나, 이제 곧 복직할 거라고 했죠? 아이들 돌봐줄 곳은 구했나요? 어린이집은요? ’
‘아뇨.. 달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시피 한데… 어린이집을 구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일단 근처 어린이집부터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 보세요. 달이는 1:1 선생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냥 일반 어린이집..을..요?’



작업치료사의 조언에 따라 근처 어린이집 몇 군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직접 방문한 곳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두 군데였는데, 한 곳은 영국 전역에 지점을 두고 있는 어린이집이었고, 다른 한 곳은 규모가 작은 지역 어린이집이었다. 어린이집 방문 약속을 잡고 나서, 왠지 아주 조금 마음이 조심스러웠다.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별로 달가운 표정이 아니면..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휴.. 뭐.. 일단 가보자!’


하.지.만. 걱정도 잠시, 어린이집 원장님들은 너무나 반갑게 그리고 매우 자세히 어린이집 소개를 해주셨다.



두 어린이집 모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돌본 경험이 많으니 걱정하지 말고 결정해서 연락을 달라고 했다. 코가 괜히 시큰해졌다.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것인데.. 내 아이를 위한 어린이집을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 말이다.  우리 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좀 더 넓은 놀이 공간과 마당이 있는 어린이집을 선택했다.


Day Nursery 라고 불리는 영국의 일반 어린이집은 Baby, Toddler, Pre-school 반으로 구분하여 학령기 이전 0~ 4세 아이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시기에는 비장애/장애 아이 구분 없이 일반 어린이집에 가는 것이 보통이다. 장애 아이만을 위한 어린이집은 따로 없으며, 드물게 특수 초등학교 (Special School)에  pre-school (3 세 이후) 과정이 통합되어 있는 곳이 있다. 특수 초등학교의 부설 어린이집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교육법상 모든 어린이집은 장애가 있다고 해서 등원을 거절할 수 없으며, 장애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필요한 모든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만 한다. 물론 절차는 조금… 많이 걸린다.


*글, 그림= 나나 작가 (@honey_nana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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