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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생명을 불어넣은 ’28년 건설 외길’

[푸르메인연] 강산건설 홍용범 현장소장

 

마포구 상암동 어린이재활병원은 얼마나 지어졌을까요? 첫 삽을 뜨고 1년이 넘은 지금 공정률 50%를 돌파했습니다. 건축 현장은 오늘도 뜨겁습니다. 소나기가 내렸다가 강풍이 불었다가 햇빛이 내리쬐는 등 시시각각 바뀌는 여름 무더위에도 개의치 않습니다.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건설인들이 있을 뿐. 그 땀이 헛되지 않도록 전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강산건설의 홍용범 현장소장(54)을 만났습니다.


▲ 어린이재활병원 시공사 강산건설의 홍용범 현장소장.

강산건설과 함께 건설 외길을 걷다

올 12월 준공을 앞두고 작업이 한창인 건축 현장. 현장 바로 옆 상가 건물 5층 사무실에 들어서니, 책상 위에는 손때 묻은 설계 도면이 놓여 있고, 벽면에는 조감도와 색연필로 마감일을 표시한 공정계획이 붙어 있어 ‘지금은 공사 중’이라는 게 실감났습니다.

“병원을 준공해서 재단에 인수하기 전까지 모든 문제를 총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홍용범 소장에게서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강산건설에 몸담아 28년째 한 길을 걷고 있는 홍용범 소장. 올해 창립 37주년을 맞은 강산건설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종교시설, 병원시설, 정밀공장, 대학건물, 중고등학교, 병원 등 지어보지 않은 건물이 없을 정도. 27개 이상의 현장을 거쳤고 16개 현장을 책임졌습니다.

강산건설은 토목과 건축을 전문으로 교통시설, 공공시설, 교육시설 등 해마다 20~25개의 현장을 진행하는 중견 종합건설사입니다. 토목의 90%는 정부공사, 건축의 100%는 민간수주공사를 맡고 있습니다.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내실을 다져서 건설업계 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신용을 쌓아가면서 안전하고 장기적인 운영을 추구하는 것이 강산건설이 지켜온 가치입니다.

강산건설이 어린이재활병원의 시공사가 되기까지 홍용범 소장의 역할이 컸습니다.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이라는 의미가 마음을 붙들어 당시 본부장으로서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게 되었고 결국 바라던 수주를 따낸 것. 회사 내에서 유일하게 병원 건설 실적을 갖고 있던 홍용범 소장이 현장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강산건설은 ‘재능기부’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합니다. 모든 걸 원가로 하고 직원 인건비를 재능기부로 회사가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윤의 일부를 기부한 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에 대해 홍용범 소장은 “회사의 기부를 통해 21개월 동안 직원들이 재능으로 병원을 짓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재능기부로 집을 짓는다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건축물은 사람처럼 살아 숨 쉬는 조형물

홍용범 소장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건물을 짓습니다.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건축 과정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건축물은 살아 숨 쉬는 조형물입니다. 아무리 좋은 집도 빈집으로 남으면 썩게 마련이죠. 사람이 살고 움직이는 공간이기에 외관만 멋져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 마감 공사의 시기가 관건이라고 강조합니다. 마감자재의 독소를 배출하고 건조시키려면 적당한 온도에 건조하고 환풍이 잘 되는 가을이 최적의 시기라고 말합니다. 다행히 어린이재활병원은 10월 전, 가을에 모든 마감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새집증후군을 해소하고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는 등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입주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최근 어린이재활병원 공정이 절반을 넘기면서 감회가 궁금했습니다. 긴 공정기간만큼 감회가 분기별로 남다르게 찾아온답니다. “첫 삽을 떴을 때 계획대로 잘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본건물이 들어갈 시점인 지하 터파기를 완료했을 때, 위험이 도사리는 지하 공사를 끝내고 지상 1층 구조물을 완성했을 때도 감회가 새롭죠. 골조가 상량되고 준공되었을 때도 그렇고요.”

홍용범 소장은 다른 사람이 좋은 집에 살게 하기 위해 가설사무실에서 살아왔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고생해서 집을 짓고 나면 넘겨주고 또 다른 컨테이너로 옮겨서 또 땅을 파서 시작하곤 합니다. 제대로 된 사무실에 앉아서 근무할 수 없는 거죠.” 어린이재활병원 현장처럼 컨테이너를 지을 만한 땅이 부족해 옆 상가에 사무실을 얻는 경우를 제외하곤 직업상 평생을 가설사무실에서 생활해야 하는 운명입니다.

비록 열악한 환경을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건설인이라는 자부심은 오롯이 삶을 지탱해온 힘입니다. “건설인은 어둡고 습한 곳이 아니라 자연 채광을 받으며 일해요. 넓은 대지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 자체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해요. 삶을 긍정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신뢰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늘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깨달은 중요한 원칙은 약속입니다. 건축주, 감리사, 하도급 업체들, 기능공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계약 시 약속한 공사기간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합니다. 어떠한 상황이든 계약된 시간 내에 약속한 만큼의 품질을 확보하는 게 건설인의 능력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건축주에게 건물을 인수인계하기 전까지는 ‘주인’으로서 모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내가 사는 집이라고 하면 대충 지을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자신에게 허락된 공사기간 동안 ‘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목표로 열정을 다해 미친 듯이 몰입해서 집을 짓기 위해 노력합니다.

홍용범 소장에게 만족스러운 순간은 언제일까. 당연히 완공이라는 답변을 예상했지만 좀 더 나아갑니다. “머릿속에 그린 작품이 나왔을 때”라는 것. 그 순간을 위해 5,700여 평의 설계도면을 매일같이 보며 머리에 옮겨 최종 완성되었을 때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두꺼운 설계도면의 가장자리에 손때가 묻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제 어린이재활병원이 완공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남은 계획을 물어보니 망설임 없이 조감도를 가리키며 친절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외벽 등이 마무리되면 인테리어, 색깔을 내고 돌 붙이는 등 눈에 보이는 치장을 하고 냉난방 시설 등 여러 기능을 설치하게 됩니다. 시운전을 해보고 잘 작동하는지 가동하는 과정도 이뤄집니다. 사람으로 치면 장기를 집어넣어서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인 셈이죠.”

인터뷰 내내 현장에 임하는 확고한 철학을 얘기하던 홍용범 소장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으니 소박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남의 집만 짓고 살아왔는데 건축장이로서 내가 원하는 집을 짓고 사는 것.” 이미 머릿속에서는 설계도면을 그려놓았다고 합니다. 강산이 세 번 바뀌도록 축적해온 경험과 지켜온 원칙과 소신이 온전히 담겨 있을 것 같은 집. 홍용범 소장의 현장은 오늘도 뜨겁습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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