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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로 소풍가는 어린이재활병원

즐거운 놀이로 장애를 이겨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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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크리트 어린이청소년재활병원에
있는 놀이터에서 한 꼬마가 놀고 있다.

분명 계절은 초겨울에 접어들고 있는데 파란 잔디위에 불어오는 바람이 따뜻하다. 초원 아래에서 조잘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떼의 소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하나같이 양손에 등산스틱을 들고있다. ‘등산놀이라고 하는 것일까’ 생각했는데 그것이 비만치료 중 하나란다.
15만평이 넘는 재활병원 부지내 숲길을 돌면서 과다지방을 없애고 팔과 다리에 근육을 키우는 재활치료를 하는 병원. 병실에 옹기종기 아이들이 누워있는 어린이병원을 예상했는데 막상 이곳 아이들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되어 소풍이라도 나온 모습이다. 각자 환경속에 놓여진 삶이 다르듯 치료도 비좁은 공간에서 어깨를 부딪히고 눈물 흘리며 받을 수도 있고 대자연속에서 소풍가듯 즐겁게 할 수도 있다. 치료 내용과 수준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치료가 환자에게 행복감을 주며 결국에는 효과적일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진▲ 즐겁게 놀이치료하는 어린이와
열심히 걷기운동을 하고 있는 소년들

호크리트 어린이청소년재활병원(Klinik Hochried – Zentrum fur Kinder, Jugendliche und Familien)은 ‘호크리트(높은경사면)’라는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독일 알프스의 산악지대인 가르미쉬-파텐키르헨에 위치하고 있다. 호크리트 병원은 이중 무르나우(Murnau)시를 중심으로 인근 3개군의 장애어린이의 치료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호크리트 재활병원은 뮌헨 남부를 관할하고 있는 아욱스부르크 교구 내 가톨릭 청소년보호부에 1953년 18세 이하의 장애어린이와 청소년을 치료하기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건립 당시에는 전쟁으로 부상당한 어린이보다 2차 세계전쟁 기간중 먹지 못해 영양실조가 되었거나 부모를 잃은 어린이를 보육하는 요양원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사진▲ 헤르만 마이어 씨

호크리트 재활병원 총괄원장인 헤르만 마이어(Herrman Meier)씨는 “1960년대부터 가톨릭 교구에서 재원을 조달해 어린이재활치료에 필요한 작은 시설을 짓고 운영하다가 더 넓은 공간과 전문적인 의료 기자재가 필요하게되면 이때부터 정부가 나서 운영비와 보강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호크리트 재활병원은 그후 단순히 입원치료를 하는 병원기능에서 탈피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한 학생이 부모와 함께 입원치료할 수 있는 기숙형 학교와 심리치료센터를 세우면서 입원과 통원치료, 정신과병동, 낮병동, 학교, 통합보육시설이 어우러진 종합의료교육센터로 발전하게 되었다.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은 15명이 한팀으로 구성돼 치료와 교육을 받고 있는데 등산스틱을 들고 치료를 받는 소년들도 그들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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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편안한 색깔로 만들어진 작업치료실 ▲ 보행이 어려운 어린이들이 부력을 이용해 걷는 훈련을                                            하는 수치료실

한적한 오솔길을 지나니 여러 채의 건물이 나온다. 가장 중심에 있는 건물을 찾았다.
작은 문을 열어보니 거짓말처럼 거대한 규모의 체육관이 자리잡고 있다. 어린이들이 체육관 천정에서 내려온 줄에 매달려 신나게 놀이를 하고 있다.
집중력과 근육을 키우는 치료란다. 우리를 안내한 치료사 다니엘 타이슨(Daniel Tison) 씨는 “최근 뇌성마비와 시각장애처럼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장애 보다 과다섭취, 거식증, 언어수학능력부족, 근육위축증 등 같은 사회적응능력이 떨어지는 청소년이 많아지면서 입원한 환자중 이들의 숫자가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줄에 매달린 소년들의 표정이 더 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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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크리트병원을 설명하고 있는  ▲ 몸이 뚱뚱한 아이들의 줄게임을 통한 비만치료
치료사 타이슨씨

체육관 한쪽에는 몸이 똥똥한? 아이들이 매트리스 위에 줄로 사람형태를 그린 뒤 신체부위를 알아맞히는 게임을 하고 있다. 이들 역시 비만치료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이라고 한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빈국에서는 고픈 배를 움켜쥐고 있는데 잘 사는 나라에서는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주치의가 집중적인 비만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할 경우 건강보험과 국가중 어디서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를 결정한 뒤 우선 2주일의 일정으로 이곳 병원내 기숙사에 머물며 강도 높은 걷기운동과 수영, 근육운동, 식생활 개선교육 등 집중적인 그룹치료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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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료실 복도                      ▲ 꼬마들이 좋아할 색깔과 분위기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치료실

독일 정부는 2003년 15세 이하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묻는 여론조사(KIGGS)를 실시했다고 한다. 조사결과 어린이청소년들 사이에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과 호흡기 약화와 같은 만성적인 질환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만과 음식의 과다 섭취로 인한 면역체계 약화가 큰 문제로 대두됐다.

또 언어 구사력 및 쓰기능력 저하, 주의력결핍장애, 자폐 등 지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고통받거나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청소년이 크게 증가했다. 이중 언어사용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어린이들은 10년전과 비교해 25%가 증가했으며 대인공포, 학교부적응 등 심리적인 장애를 가진 어린이도 1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독일 교육계와 의료계에 경종을 울렸다.

사진▲ 학부모와 주민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케이션
센터 외부 모습

사진                               ▲ 내부는 원목을 사용해 현대적인          ▲ 커뮤니케이션 센터안에 있는 회의실 모습
디자인의 멋을 한껏 살렸다.

독일 정부는 대안으로 조기진단과 조기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부모와 학교, 보건기관, 병원이 연계해 어린이 중 장애가 있다고 판정될 경우 비슷한 연령과 장애유형을 가진 어린이들을 모아 그룹치료하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크리트 재활병원. 1998년 무르나우시를 중심으로 반경 30~40km이내에 있는 남부 바이에른주의 장애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입원실과 각종 치료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호크리트 병원에는 일반 100병상외에 부모와 함께 입원해 생활할 수 있는 60개 병상이 따로 있다. 보통 독일 일반 학교에서 학급당 학생수가 20명인데 비해 이곳에서는 이보다 적은 15명을 한팀으로 구성해 약 200명의 학생들이 치료를 겸한 교육을 받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어린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한 숲치료사 같은 특수치료뿐 아니라 퇴원한 뒤 언제든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되면 다시 입원 및 통원치료(교육)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곳에서의 치료가 재미있기때문에 꾀병을 부려 다시 이곳에 오는 어린이들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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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리트 병원의 특징중 또 하나는 장애의 조기발견과 조기진단을 위한 부모들에 대한 교육에 상당한 정성을 쏟고 있다. 이런 상징이 병원내 가장 중심에 위치한 커뮤니케이션 센터. 재활치료를 받는 어린이 부모들 뿐 아니라 장애를 갖지 않은 어린이들의 부모와 관내 의사 및 각종 치료사, 학교교사,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이들의 각종 모임이나 집회도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요소들이 호크리트 병원의 경쟁력이 아닐가한다.체육관 반대편에 있는 방문을 열어보자 앞치마를 두른 소녀들이 수줍게 웃고 있다. 과다섭취 혹은 거식증을 가져 근육위축과 비만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소녀들이라고 한다. 이들 역시 저칼로리 음식을 선택해 만드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곳을 운영하는데 걱정은 없는 것일까. 헤르만 마이어 씨는 “1년간 병원과 학교, 기숙사, 유치원, 커뮤니케이션 센터 등을 운영하는데 약 2000만 유로(우리돈으로 약 310억원)이 들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보험과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설이 낙후된 진료동을 리모델링하고 비좁은 지하주차장을 새로짓는데 각각 450만 유로(약 70억원)와 300만 유로(약 47억원)이 들었는데 재단인 가톨릭 교구와 지방정부에서 부담했다.

사진▲ 정문 입구에서 바라본 호크리트 병원 모습. 앞의 건물은
어린이들을 위한 기숙사이다.

사진▲ 호크리트병원
표지판

마지막으로 안내받은 곳은 각 건물을 잇는 지하통로였다. 겨울 내내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 눈을 헤치고 다닐 수가 없어 잇는 지하통로를 마련했다고 한다. 전쟁 중 방공호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지하통로를 지나며 일년에 몇 번 사용하지 않는 이곳마저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는 독일인에게 다시금 감탄을 했다. 영화 ‘적과의 동침’에 나오는 주인공의 남편처럼 살인적인 완벽주의가 때로 자폐처럼 느껴지기도만 하지만 그래도 이런 완벽주의 때문에 독일의 의료시스템과 특히 재활병원이 세계 최고의 기관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글/사진 =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Kinder, Jugendliche und Famil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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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nau, Germany
홈페이지: www.klinikhochried.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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