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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Be Dreaming! – 박원순 변호사

 

 


아무래도 지역이다. 지방을 돌아다니며 느끼는 것들을 프레시안에 ‘박원순의 희망탐사’라는 제목으로 일주일에 두 번 씩 연재하고 있다. 토인비가 ‘건강한 변경’을 얘기했다시피 중앙이라는 것은 썩기 마련이고 지역의 건강한 문화가 살아나야 중앙까지 건강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KYC(korea youth center)에서 하는 “청년이여, 고향으로 내려가 시장이 되자”운동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게 대단하고 뜻 깊다. 실제로 천안에서는 건강하고 능력 있는 젊은 시의원들이 많이 배출 되었더라.


이른바 386정치인들이 요즘 왜 힘든가에 대해서 요즘 드는 생각은 그들에게 현장과 지역이 없었기 때문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들이(싸잡아서 얘기할 수는 없는 거지만) 민주화에 기여한 점은 매우 크다. 하지만 그 성과 안에 콘텐츠를 채우지 못했고 비전과 전문성이 없었다.


이른바 선진국들에 가보면 그걸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기차역에 내리면 보이는 가장 큰 빌딩은 ‘생협’의 건물일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고베역 앞에는 ‘생협 백화점’이 성업중이고 후쿠오카는 200만 명의 생협조합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생협인 ‘한살림’이 10만인 것에 비하면 정말 많은 숫자다. 가나카와 생활클럽 생협은 생활자의 협동조합을 주장한다.

생활자란 주부들을 얘기한다. 학교급식을 어떻게 하면 좋을 지, 탁아소는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놀이터는 어떻게 만들면 좋을 지 등을 주부가 결정하는 것이다. 주부들이 시․현의원으로 많이 배출된다.


공동체라는 것은 시나 구청에서 만들 수 없다. 지방자치 단체는 NPO를 활용해야 한다. NPO는 공동체를 만들어낸다. 앞으로는 작은 지역단체들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다시 일본 얘긴데, 일본에서 최고의 지사라고 불리우는 미야기현 아사노 지사는 “슬림형 지방정부”를 주장했다.

도서관은 주부들이 운영해야 잘한다는 것이다. 주부사서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라고 생각하고 운영할 때 내용이 알차진다는 것이다. 천안이나 용인 시청을 보면 왜 그렇게 큰 건 지 모르겠다. 시민들을 위해 수영장, 도서관을 만든다는데 왜 시장실 옆에 만드는 건가. 시민들 가까이에 만들면 좋지 않으냐.


아직 많이 부족하다. 베를린에는 미래위원회라는 것이 있다. 70명의 각계전문가들로 구성되어 통일 베를린의 미래를 구상하고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는데 재밌는 건 회의할 때 시장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이 참여하면 하고 싶은 얘기들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결정으로 베를린의 녹색율을 ‘47%’로 유지하게 되었고 도로증설을 반대하며 도시 외곽 쇼핑몰을 불허하게 되었다.

독일이나 영국에서는 시민들에게 도시계획을 다 공개하고 있다. 대학에서 전시하듯이 모형으로 지구계획을 만들어 놓고 전시하는 건 기본이다. 글래스고에서는 2030년에 도시가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지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고, 함부르크 시는 웹을 통해 시민들의 아이디어 10개를 정리하여 추진하고 있다. 정치를 욕할 게 아니다. 우리가 ‘정치 어떻게 하자’라고 시장에게 요구 하면 된다. 우리가 아이디어가 없는데 똑똑한 시장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첫째로는 창의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Made in Germany가 큰 의미를 가졌다면 이제는 Design in Germany의 시대다. 일본의 모리 Tower를 가보고 많이 놀랬다. 분당의 3분의 1정도 되는 땅이 미술 타워다. 문화적 바탕이 다른 것 같다. 돌아와서 광주 비엔날레를 봤는데 많이 아쉽더라.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놀이터들은 어딜 가도 다 비슷하다. 유럽의 놀이터들은 다 가지가지다. 지역 사회의 창의성이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양극화의 극복 등 복지현안은 정부예산 투입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다. 민간의 힘이 중요하다. Community Foundation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 즉, 지역마다 재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리서치 트라이앵글파크에는 300개의 기금이 있다. 예를 들어 ‘Send kids to camp’같은 식이다. 독지가들이 기금을 하나씩 만들고 센터에서 기금을 운용하는 것이다.

일본의 복지생협의 얘기를 하자면 우리의 경우는 병원에서나 집에서 간호 수발을 드는 주체는 보통 병원이든 회사로 결국 돈을 벌기 위함이 크다. 일본 복지생협에서는 지역사회의 자원으로 수발을 들어주고 보험료를 받아서 동네 주부가 가져가게 한다. Total care가 가능하다. 왜냐하면 클라이언트에 대해서 거의 다 알기 때문이다.


문화· 예술적 감수성이 많이 아쉽다. 몇 가지 사진을 보여줄 게 있다.

◀왼쪽은 일본 오른쪽은 한국이다.

일본 상점에서는 셔터에 현 위치가 어디인지 그림으로 그려놓는 경우가 많더라.

이렇게 기본적인 옥외물에서도 사람들을 생각해주는 배려가 아쉽다.


◀ 이곳은 동독의 학교인데. 원래 동독의 학교는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하얀색이나 황토색 일색이다.그런데 저런 식으로 녹지화를 시켰다. 훈더트바스라는 사람의 작품인데 그는 항상 자연을 강조하더라.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는 식이다. 저 학교가 이제는 유명 관광지가 되어서 수익도 올릴 정도다.

아이디어라고 할 것도 없는 게 다 어디선가 하고 있는 것들이다. 뛰어난 아이디어가 사회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FM이 개방되어 지역 라디오 하나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도 전부 상업적 방송만 하고 있다. 마포FM 같은 소규모 지역 방송들이 생겨나야 한다.

커뮤니티 레스토랑같은 경우도 좋은 아이디어로서 독일에서 보고 소개한 것이다. ‘경계없는 식당’이라는 이름의 식당인데 어려운 이들에게 밥값을 싸게 받고 시장 등을 초청하여 음식을 제공하게 함으로써 후원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간다. 한국에서는 윤구병 전 교수님이 이 아이디어를 잘 활용해서 ‘문턱없는 밥집’을 만들었다. 얼마든지 공공적인 영역을 시민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때까지 시민운동은 운동가가 주도했다. 요즘에는 창의적인 운동가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운동가들이 가장 창의적이어야 한다. 또한 시민이 운동의 주체가 되고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재단에서는 Happy Senior Project를 제안하고 있다. 제 2의 인생을 NPO에서 도전해 보는 것이다. 유능한 인재들이 아침마다 등산하러 가는 등 아깝게 쉬고 있다. 이들이 공공적인 일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주부가 세상의 주역이 되고 있고, 40만명에 이른다는 청년실업자들도 공공적 일을 통해 구제하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이러한 움직임을 ‘개미시민운동’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 영국의 ‘Plain English’ 운동은 한 할머니에게서 시작되었다. 그 할머니는 관공서 문서의 말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떼를 썼는데 한 번에서 그친 게 아니라 꾸준한 운동이 되었다. 지금은 관공서에서 대민용 문서를 만들 때 글을 쉽게 만들어서 할머니에게 ‘이 정도면 알아먹으세요?’라고 물어보고 참고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NGI라는 단어도 새로 생겼다. NGO의 Organization이 아니라 Individual이다. 개인으로서 운동할 수 있다. UCC도 많이 퍼지고 있고 저널리스트들의 활약도 크다. . 또한 청소년들도 시민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대니 서라는 청년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는냐. 제 2, 제 3의 대니 서(Danny S대)를 우리가 키워내야 한다.


소셜 디자이너라는 것은 아마 내가 처음 만든 직업군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회가 만들어질까를 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다. 생각하고 있는 일들 중에 학교 등에 미술품을 빌려주는 공공미술뱅크,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창업을 주도하는 소기업발전소 등 인력이 없어서 못하는 일들이 넘친다.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와도 된다. 줄 일이 정말 많다. 우리 사회에 필요하고 해볼 만한 일들은 생각해보면 널려있지 않느냐.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항상 꿈을 꾸고 살피자, Be Dreaming하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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