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 내일의 희망

2019 현대모비스 임직원과 함께하는 가족여행


 


찬바람 불기 전,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는 매년 이맘때면 현대모비스 직원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여행이 시작됩니다.


‘여행비가 부담돼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끊임없는 치료 일정에 바빠서’, ‘휠체어에 짐에 차마 엄두가 안 나서’…. 갖가지 이유로 여행이 쉽지 않은 장애어린이 가족들을 위해 현대모비스 직원들은 기꺼이 여행 동반자가 되어 국내 곳곳을 여행합니다. 올해는 속초로 떠났지요.



총 15가족이 휠체어와 유모차, 카시트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푸르메재단으로 모였습니다. 먼저 와서 기다리던 직원들이 1박2일 파트너가 될 가족들을 반갑게 맞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떨쳐냅니다.


차가 밀리면 어쩌나, 비가 오면 어쩌나, 긴 이동 시간에 아이들이 아프면 어쩌나…. 걱정을 한가득 안고 속초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다행히 화창한 날씨만큼 아이들 기분도 최고입니다. 긴 여행길이 지루할 법도 한데 누구 하나 울지도, 불평하지도 않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아무리 여행이 좋아도 식사는 해야겠죠?



속초의 첫 만찬은 근사한 잔디정원이 펼쳐진 ‘바다정원’입니다. 앞은 바다요, 건물은 마치 유럽의 어느 성에 온 것처럼 웅장합니다. 멋진 전경에 가족들은 배고픔도 잊고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추억을 써 내려가기 바쁩니다. 갓 구운 피자와 조개가 가득 들어간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떠날 줄을 모릅니다. 파트너들과도 이내 친해진 모습입니다.


본격적으로 속초를 즐기기 위해 장사항으로 향합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다의 짠내가 물씬 풍겨옵니다. 속초의 명물 오징어를 직접 잡아보기로 합니다. 오징어 철이 조금 지난 관계로 여러 물고기를 함께 준비했다는 해설사의 말에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각자의 파트너에게 아이를 맡기고 첫 바다체험에 나선 부모님. 그동안 장애가 있는 형제·자매가 있어 이제야 바다에 처음 와봤다는 아이들과 함께 기꺼이 물속에 들어간 파트너도 있습니다. 조그만 오징어를 덥석 잡는 아이들, 펄떡이는 커다란 생선과 사투를 벌이는 어른들을 바라보며 지켜보는 이들도 배를 잡고 웃습니다. 행복이 옆으로 옆으로 퍼져나갑니다.


체험이 끝날 때쯤 비가 뿌리기 시작합니다. 하늘도 가족들의 행복을 지켜주고 싶은가 봅니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다시 모인 가족들.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기 위한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오징어를 잡느라 힘들었을 파트너의 어깨도 주물러주고, 긴 시간 이동에 지쳤을 가족의 머리도 꾹꾹 눌러줍니다. 왠지 서로가 조금 더 애틋하고 가까워진 기분입니다.



신나게 춤을 춰보고, 토끼모자를 쓰고 세상 귀여운 표정으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해봅니다. 하는 사람은 영 어색한데 보는 사람은 우스워 자지러집니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를 때쯤 장기자랑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누가 선뜻 나설는지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아이들이 서로 하겠다고 손을 듭니다. 그렇게 시작된 장기자랑은 우렁찬 박수와 환호에서 미소로, 그리고 눈물로 변합니다.



마이크를 누군가의 손에 맡긴 채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은 감동을 넘어 성스럽기까지 합니다.


“정말 아이들이 천사처럼 보였어요. 청아한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을 참기가 힘들었어요.”


기다리던 저녁 바비큐 만찬 시간입니다. 생일을 맞은 가족들을 위한 파티도 잊지 않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축하에 얼떨떨하지만 환한 미소로 화답하는 가족들.


이튿날, 현대모비스 지원으로 보조기기를 전달받는 가족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됩니다. 푸르메재단 박금희 사무국장과 현대모비스 박병훈 상무의 축하인사에 이어 이번 여행에 아들과 둘이 참여한 강우 어머니가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매 순간 밝고 적극적으로 일정에 임하던 모습 그대로 씩씩하게 편지를 읽어내려가던 어머니가 아이의 장애를 알게 된 순간을 얘기하던 도중 멈칫하더니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합니다. 가족들은 누구보다 그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있기에 소리죽여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속초까지 왔는데 낙산사를 그냥 지나칠 순 없지요. 든든한 파트너들이 휠체어와 유모차를 든든하게 책임져줍니다. “이런 곳에 오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여기로 왔었어요”라며 추억에 잠기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어요. 언젠가 또 올 수 있겠죠?”라며 여유 없이 살아온 세월을 안타깝게 되돌아보는 가족도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가족의 고민은 조금 다를 줄 알았는데 제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그런 생각도 편견이었던 것 같아요.”



갖가지 소회 속에 우리 아이가 지나온 시간도, 앞으로의 시간도 오늘만큼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만은 모두가 같습니다.


늘 오늘 같을 수는 없겠지만 웃음과 눈물, 행복과 감동이 버무려진 이 날의 추억이 가족들의 새로운 날들에 힘이 되고 희망을 꽃 피울 것입니다.


*글·사진=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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