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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세상 밖으로

푸르메재활센터 미술치료실. 성준이(10)가 점토놀이에 푹 빠져있습니다. 선생님이 뭘 만드는지 궁금해 하자 평소 좋아하는 공룡을 만드는 거라 귀띔해줍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자폐성장애라 믿기 어렵습니다. 엄마는 따뜻한 나눔의 결실이라 말합니다.

 

효성그룹으로부터 치료비와 가족여행 지원을 받은 성준이와 어머니 정현숙 씨
효성그룹으로부터 치료비와 가족여행 지원을 받은 성준이와 어머니 정현숙 씨

온 가족의 삶이 흔들리다

혼자 놀길 좋아하고, 말이 없었습니다. 두 돌 무렵 영유아검진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 자폐성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기치료가 중요하단 의사의 말에 엄마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성준이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하지만 치료비가 문제였습니다. 성준이에게 필요한 치료는 모두 의료보험 혜택이 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치료비가 1회에 6만 원이 넘는 거예요. 제가 감당하기엔 버거운 금액이었어요. 성준이에겐 선택이 아닌 필수 치료지만 중단할 수밖에 없었어요. 성준이를 봐줄 사람은 없고, 그렇다고 성준이를 혼자 남겨두고 나갈 수도 없고……. 막막했죠. ”

이후 온 가족의 삶이 흔들렸습니다. 성준이는 점점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성준이의 돌발 행동이 잦아지면서 학교생활도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습니다. 엄마가 성준이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는 사이 성준이 누나는 외로움에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성준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성준이

재활치료·가족여행 지원

성준이 가족에게 효성그룹이 재활치료와 가족여행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꾸준한 치료로 굳게 닫혀 있던 성준이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단어로 겨우 의사를 표현하고, 모든 활동을 거부하던 성준이가 이젠 문장으로 말을 하고, 음악·체육 활동에도 참여합니다.

얼마 전엔 학교 음악발표회에서 실로폰 연주도 선보였습니다. 치료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엄마는 모든 것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처음엔 저도 성준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어요. 그런데 멋지게 해냈죠.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수 있다는 걸 제 눈으로 확인하고 있어요.”

여행으로 가족들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성준이 치료에 매달리다보니 딸아이에게는 관심을 가져주지 못했어요. 저는 저대로 딸아이는 딸아이대로 힘들어서 깊은 대화를 나눌 여유라곤 없었죠. 그런데 여행을 가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딸아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죠.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 딸아이의 얼굴을 봤어요.”

함께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성준이
함께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성준이

더불어 산다는 것

엄마는 장애어린이 가족의 현실을 헤아린 ‘통합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치료비 지원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가족여행 지원으로 심리적 고통을 덜 수 있었어요. 치료비에 더해 마음까지 보듬어 주는 지원 사업에 감동받았어요. 장애어린이 가족의 삶을 두루두루 살펴주는 느낌이랄까요? (웃음)”

엄마는 도움이 절실했던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나눔에 대한 고마움을 마음에 새깁니다. “도움을 요청할 데가 한 군데도 없었어요. 정말 막막하던 그때 장애어린이·청소년 의료재활·가족 지원사업은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 같았어요. 나눔이 없었다면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없었을 거예요.”

엄마의 바람은 성준이가 받은 만큼 베풀 줄 아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엄마의 말에 귀 기울이던 성준이는 수줍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을 지켜주는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꼭이요.” 엄마와 성준이는 자신들을 향한 나눔의 손길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배워갑니다.

“사람들을 지켜주는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사람들을 지켜주는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글, 사진= 김금주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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