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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걸을 수 있다는 믿음

“아라(5)는 활동적인 아이였어요. 밖에 나가면 지칠 줄 모르고 뛰어 다니곤 했는데, 지금은 누워서 일어날 수조차 없어요. 말도 잘 했었는데…….” 뻣뻣하게 굳어버린 딸의 몸을 어루만지던 엄마는 뒤돌아 눈물을 훔쳤습니다. 아라는 지난해 온몸이 마비되는 뇌병변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지원으로 보조기구를 지원받게 된 아라와 엄마 김금희 씨
현대모비스의 지원으로 보조기구를 지원받게 된 아라와 엄마 김금희 씨

뜻밖의 시련, 중도장애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동생과 함께 블록놀이를 하던 아라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심장이 멈춘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1시간의 심폐소생술 끝에 기적적으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뇌가 손상되어 혼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심장의 혹이 원인이었습니다.

“아라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고 있었고, 별다른 증상이 없어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그런 일이 벌어진 거예요. 제때 말을 트고…… 제때 앉고, 서고, 걷고…… 너무 잘 자라주고 있었던 터라 충격이 컸어요. 믿기지 않았어요.”

하루 24시간 엄마의 돌봄이 필요한 아라
하루 24시간 엄마의 돌봄이 필요한 아라

1년 동안 입원치료를 받게 된 아라. 병원생활에 지친 엄마는 퇴원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더욱 힘겨운 하루의 연속이었습니다. 엄마는 24시간 그림자처럼 아라 곁을 지켜야했습니다. 아라를 씻기고, 먹이고, 운동시키는 일은 오롯이 엄마의 몫이었습니다.

사각지대를 비추다

아라를 품에 안은 채 혼자 고군분투하다보면 금세 녹초가 되기 일쑤. 엄마는 딸의 회복이 절실했습니다. 알음알음 보조기구가 필요하단 이야길 전해 들었지만 관련 정보가 없어 막막했습니다. “내 딸이 장애를 갖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장애나 관련 제도에도 무지했죠. 상황은 급한데, 궁금한 걸 어디다 물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던 중 아라가 다니던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의 사회복지사를 통해 보조기구 지원사업을 알게 됐습니다. 엄마는 사각지대를 비춰준데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장애 아이들은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보조기구 지원사업 덕분에 적절한 시기에 꼭 필요한 보조기구들을 소개받을 수 있었어요.”

누워만 지내던 아라에게 서는 경험을 하게 해준 프론스텐더 (Prone Stander, 기립훈련기)
누워만 지내던 아라에게 서는 경험을 하게 해준 프론스텐더 (Prone Stander, 기립훈련기)

프론스탠더(Prone Stander, 기립훈련기) 신청을 권유받았습니다. 선 자세를 가능하게 해 다리의 근력을 키워주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보조기구입니다. 재활에 도움이 되고, 현대모비스가 구입비를 후원해준다니 주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아라가 지원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엄마에겐 한 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단 하나의 소원, 딸의 보행

프론스탠더에 몸을 실은 아라. 허리와 무릎, 발을 고정시키고 전신을 일으켜 세우자 칭얼대기 시작합니다.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 생기는 통증 때문입니다. 엄마는 얼른 만화영화를 틀어주고, 동생 아름이는 곁으로 다가와 응원합니다. 그러자 이내 안정을 찾습니다. 엄마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집니다.

“집에서도 치료 받을 수 있어요.”
“집에서도 치료 받을 수 있어요.”

“처음엔 아라가 일어서는 동작 자체를 싫어했어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도 좀처럼 서려고 하질 않아 걱정이었어요. 병원을 다녀와서 집에서도 훈련을 했어요. 그랬더니 선 자세에 점점 적응을 해나가더라고요. 아파서 울기도 하지만, 조금만 다독여주면 서서 30분도 버텨요. 다리 힘이 좋아졌다는 얘기겠죠? (웃음)”

엄마의 소원은 단 하나, 아라의 보행입니다.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아라를 보며 희망찬 미래를 그려봅니다. “프론스탠더를 지원받고 나서부터 아라도, 저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지금처럼만 해나가면 예전처럼 다시 걷는 아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아라의 보조기구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 엄마의 소망이 꼭 이뤄지길 바라봅니다.

곁에서 늘 아라를 응원하는 엄마와 동생 아름이
곁에서 늘 아라를 응원하는 엄마와 동생 아름이

*글, 사진= 김금주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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