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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즐거움을 찾다

[SPC 장애어린이·청소년 보조기구 지원사업]

 

배밀이를 하고, 뒤집기를 할 나이가 되어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소율이. 온몸이 마비되는 뇌병변 장애였습니다. 열세 살이 된 지금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보냅니다. 보조기구가 있다면 소율이가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을 터. 푸르메재단과 SPC가 보조기구를 만들어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SPC의 나눔으로 보조기구를 지원받게 된 소율이
SPC의 나눔으로 보조기구를 지원받게 된 소율이

간절히 바라던 보조기구

㈜이지무브 보조공학사가 소율이의 신체 치수를 잽니다. 왼쪽 팔에서 오른쪽 팔까지, 무릎에서 발바닥까지의 길이를 앞에서 한 번, 뒤에서 또 한 번, 꼼꼼히 확인합니다. 소율이 몸에 딱 맞는 보조기구를 만들기 위해 거쳐야 할 첫 번째 단계입니다. “가장 먼저 신체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게 중요해요. 보조기구가 몸에 맞지 않으면 신체 변형이 올 수 있거든요.”

어머니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소율아, 집에서 쓸 수 있는 휠체어 만들어 주신대. 너무 좋다. 그치?” 소율이도 신이 나는지 활짝 웃어 보입니다. 소율이와 어머니가 이토록 좋아 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습니다. “소율이는 보조기구 없이는 앉아 있질 못해요. 그런데 하나 있는 보조기구가 실외용이라 실내에서는 누워 있을 수밖에 없어요.”

 

보조기구 제작을 위해 신체 치수를 재고 있는 소율이
보조기구 제작을 위해 신체 치수를 재고 있는 소율이

소율이는 무료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소율이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는 것뿐. “어느 날은 소율이가 동생들이랑 주사위 던지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동생들이 누워있는 소율이 곁에 바짝 붙어 앉았는데도 고개를 못 돌리니까 주사위를 못 보는 거예요. 결국 던지는 시늉만 하더라고요. 그 누구보다 소율이가 가장 답답하겠죠.”

어머니는 36kg인 소율이를 안고 하루에도 수십 번 욕실과 부엌, 방을 왔다 갔다 해야 합니다. 몸은 고달프지만 이렇게라도 소율이를 돌볼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문제가 생겼습니다. 디스크로 허리를 굽히고, 펴기 힘들어진 겁니다. 이후 소율이를 이불에 눕혀 놓고, 끌어 이동해봤지만 그마저도 버거워 실내용 보조기구가 더욱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보조기구를 사기 위해 적금을 들거나, 빚을 내는 경우도 있다지만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제가 없으면 소율이가 아무것도 못하니까 일을 할 수가 없죠. 받아야 할 재활치료는 많고, 수술도 받아야 하고……. 치료비와 수술비로 들어가는 게 많아서 생활비도 빠듯해요. 소율이한테 필요한 보조기구가 250만 원 정도 하더라고요. 지원 없이는 사기 힘들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소율이를 안고 이동해야 하는 어머니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소율이를 안고 이동해야 하는 어머니

소율이에게 열릴 새로운 세상

소율이가 지원받게 될 보조기구는 각도 조절은 물론 이동이 가능한 ‘틸트 휠체어(Tilt Wheelchair)’와 머리·몸·팔·다리를 지지해주는 ‘이너(Inner)’. ‘틸트 휠체어’가 활동 범위를 넓혀주고, ‘이너’가 올바른 자세유지를 도와줄 겁니다.

“소율이는 오른쪽 등이 뒤로 살짝 튀어 나와 있어요. 그래서 소율이 보조기구를 만들 때는 등이 닿는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해요. 그쪽을 소율이 몸에 맞게 파서 등이 밀착될 수 있게끔 제작할거에요. 소율이의 신체변형 예방에 도움이 될 겁니다.” 보조공학사의 말에 귀 기울이던 어머니의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점점 휘는 척추가 걱정이었거든요. 보조기구가 도움이 된다니 다행이에요.”

3주 후면 보조기구를 받아볼 수 있다는 보조공학사의 말에 웃음 짓는 소율이
3주 후면 보조기구를 받아볼 수 있다는 보조공학사의 말에 웃음 짓는 소율이

어머니는 무엇보다 소율이의 일상에 나타날 변화들을 가장 반겼습니다. “소율이가 앉아서 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설레요.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에요. 소율이의 행복! 점점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면 소율이도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을까요?(웃음)”

3주 후면 소율이만의 보조기구가 완성됩니다. “오늘 잰 소율이의 신체 사이즈에 맞춰서 폼가공을 하고, 소율이 몸에 잘 맞는지 중간점검을 한 다음,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거에요. 소율이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드릴게요.(웃음)” 소율이가 보조기구를 통해 제 힘으로 일어나 일상의 즐거움을 찾고,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꿈을 싹틔우길 바라봅니다.

*글, 사진= 김금주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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