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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뿌듯한 ‘숙제’, 나눔

[푸르메인연] 김해미·류재민 부부 기부자

 

하루 1천 원씩 1년에 36만5000원을 기부하는 ‘천원의 기적’ 캠페인. 2012년 가수 션의 제안으로 시작된 캠페인에 3,000여 명의 기부자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나눌 수 있어서 좋다며 6년째 함께하고 있는 김해미(34), 류재민(35) 부부가 있습니다.

천원의 기적과 함께해 온 ‘365일 나눔’

이 부부를 만나러 평일 저녁 수원으로 향했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두리번거릴 찰나 빛이 새어나오는 곳으로 가니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부부의 두 딸 하연(5)이와 나연(3)이가 까르르 웃으며 반겨주었습니다.

올해로 6년째 천원의 기적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는 김해미・류재민 부부

평소 SNS를 활발히 이용하는 김해미 씨에게 션 홍보대사의 SNS는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도록 ‘홍보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하루 1만 원씩 1년 365만 원을 기부하는 ‘만원의 기적’ 캠페인은 형편상 부담스러워 고민하던 중 얼마 후 천원의 기적이 생겨났고 곧바로 힘을 보태게 된 것입니다.

“매일 얼마씩 모아 기부한다는 의미가 좋았어요. 아직은 관심들이 부족하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영역인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365일을 나눔으로 채운 부부는 다음 해에도 기부를 연장하겠느냐는 전화를 받았을 때 흔쾌히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병원이 완공되려면 기부금이 더 모여야 했고, 병원이 지어져도 기부금은 계속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병원이 첫 삽을 뜨고 문을 열기까지의 전 과정을 빠짐없이 알고 있었습니다. 비록 건축 현장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인상 깊은 소식이었습니다. 병원이 개원했을 때는 기쁘고 뿌듯한 한편으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잖아요. 푸르메재단의 뜻이 비로소 하나둘 펼쳐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한걸음’을 더하다

김해미·류재민 부부는 장애, 어린이, 정치, 언론,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 나눔의 손길을 뻗고 있습니다. 사회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도움이 필요한 곳이 셀 수 없이 많다는 걸 알기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려 한답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 더 나은 우리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수입의 1/10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우며 살고 싶어요. 소원이기도 하고 책임감에 의한 것이기도 해요. 처음 시작할 때가 어렵지 한번 자동이체 해 놓으면 괜찮더라고요. 기부금은 원래 저희에게 없었던 돈이라고 생각하고 가계 예산을 짜요(웃음).”

어린이재활병원 건립비 마련을 비롯해 도움이 필요한 영역을 찾아 남편 류재민 씨와 함께 나눔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김해미 씨.

적절한 기부처를 결정하기까지 부부 나름의 역할 분담이 이뤄집니다. 김해미 씨가 SNS와 인터넷에 차고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 의미 있는 ‘보물’을 건져 올리면, 기부금·기부기간 등을 상의한 후 류재민 씨가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의 일부로 기부를 신청합니다.

류재민 씨는 “나눔은 숙제”라고 정의합니다. “귀찮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숙제랄까요. 숙제를 잘 해내기 위해서 그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궁금해 하고 이것저것 알아보잖아요. 다른 사람과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서 시야가 한층 넓어집니다. 배우는 만큼 온전해지고 채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김해미 씨에게 나눔은 “자신에게 주는 면죄부”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가장 손쉬운 행동은 물질을 나누는 것입니다. 직접 찾아가서 봉사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부끄러운 마음을 대신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재활치료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길”

드러나지 않는 음지에서 묵묵히 푸르메재단을 응원해 온 부부는 “재단 사업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돼 치료받는 어린이들 모두 치료의 기회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절차의 공정성이 보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기대를 내비칩니다.

두 딸의 동행으로 더욱 풍성해질 나눔 이야기를 꿈꾸는 가족.

몸이 아프면 삶의 중심이 흔들립니다. “누구에게나 장애는 찾아올 수 있어요.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수 없으면 얼마나 막막할까요. 당장 정부에서 재활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자발적인 움직임을 통해 바꿔나가는 일이 필요합니다”라고 시민의 힘을 강조한 김해미 씨. 옆에서 두 딸과 놀던 류재민 씨가 언젠가 “만원의 기적을 하는 게 꿈”이라고 미소 지었습니다.

하연이와 나연이가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부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할 수 있는 나눔을 점점 늘려가고 싶다며 두 딸과 나눔을 함께 하게 될 날을 꿈꿉니다. 온 가족이 해나갈 가슴 뿌듯한 ‘숙제’는 의미 있는 울림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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