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여행의 행복을 누리다.

무장애 여행의 행복을 누리다
2024 SPC 행복한 가족 제주여행


 


지난 29일부터 3박 4일간 진행된 ‘SPC 행복한 가족 제주여행’. SPC그룹 임직원 기부로 벌써 13년째 이어진 특별한 여행은 올해도 장애어린이와 가족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추억을 선물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예년과 달리 색다른 코스가 준비됐습니다. 3일차 오후에 가족별로 코스를 선택해 여행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죠. 가족끼리 돈독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가족이 원하는 여행지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 전부터 참가자들의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 개별 여행 코스는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제주도 여행정보 제공 사이트 ‘비짓제주’의 ‘같이가치 무장애 제주여행 코스’를 참고해 구성했습니다. 가족들이 처음 경험한 무장애 여행은 어떠했을까요? 즐거웠던 여행 후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해당 후기는 여행 당사자들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무리 없이 여행할 수 있는 17번 코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휠체어 사용자가 대로변 쪽에서 승하차해야 하는 점이 조금 불편했지만, 시장을 구경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었어요! 복작복작 정겨운 시장에서 제주도의 특산품도 마음껏 구경하고, 기념품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이중섭미술관



도로와의 접근성은 좋은 편이나 미술관 가는 길이 오르막이어서 휠체어 사용자가 혼자서 오르기에는 어려움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의 음성 안내 서비스가 잘 구비된 점이 좋았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도슨트 시설이 아니지만 도슨트가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중섭 작가의 작품과 글을 직접 볼 수 있으므로 평소 이중섭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어요.


천지연폭포 (BEST!)



전체적으로 휠체어가 다니기도 좋은 환경이었어요! 편의시설이 입구에 있어 찾기 쉬웠고, 휴게공간도 잘 구비됐습니다. 바위로 이뤄진 징검다리 등 일부 구간은 휠체어 진입이 어려웠지만, 폭포의 아름다운 경관을 잘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곳에 머무는 오리들도 참 귀여웠습니다.


기당미술관



미술관 입구 바로 앞에서 하차할 수 있는 점이 좋았어요! 실내도 계단 지형이 아니라 모든 공간이 이어진 구조라 휠체어를 타고도 무리 없이 관람할수 있었습니다. 다만 건물 외부에는 오르막 구간이 조금 있어요. 포토존이 잘 구비돼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에도 정말 좋았답니다.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19번 코스




세계자연유산센터



전시장 전체가 완만한 경사로로 구성돼 휠체어로 이동하기 편했어요. 점자안내판과 유도블록 등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시설도 전체적으로 잘 구비됐습니다. 4D 영상관과 동굴처럼 꾸며진 공간 등 즐길거리가 다채로워 재미있는 관광지였어요!


사려니숲길 (BEST!)



‘무장애나눔길’이 숲속에 넓게 펼쳐진 곳이었어요. 무장애라는 이름처럼 경사가 거의 없어 휠체어 이동이 참 편했죠. 길을 찾기 쉽도록 무장애길 안내 이정표가 곳곳에 있었고, 야외공연장에도 휠체어석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관광지였습니다.


오늘은 녹차한잔



이곳은 무장애 여행지라기엔 조금 아쉬움이 있었어요. 가게 주변이 비포장 도로였는데, 비가 온 뒤 땅이 진흙탕이 되어 있어 휠체어가 다니기 어려웠거든요. 계단을 통해서만 가게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아쉬웠어요. 가게로 접근할 수 있는 경사로가 있었지만,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아니라 차량을 위한 경사로였습니다. 내부 시설도 접근성이 좋지 않았어요. 2층 카페로 가는 길은 계단으로만 되어 있었고, 1층의 족욕 시설로 가는 길은 턱이 높은 경사로여서 휠체어 사용자의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족욕 프로그램은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 아주 좋았지만,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표선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입구에는 경사로가 있지만, 정작 넓은 모래사장에는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휠체어를 타고 바다 가까이에 진입할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멀리서나마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제주 분위기를 잘 담은 조형물로 꾸며져 있어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체험 위주의 24번 코스




제주민속촌 (BEST!)



비포장 도보가 꽤 있었지만 대체로 다니기 편했어요. 볼거리가 많고 체험 프로그램(전통 그네타기, 굴렁쇠, 제기차기 등)이 다양해 아이들이 좋아했습니다. 제주민속촌 안에 위치한 ‘소우주’ 카페는 테이블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쉬어가기 좋았어요! 다만 여행지 안내 팸플릿이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아 관광하기가 살짝 불편했습니다.


※표선해수욕장 생략(19번 코스 참고)


제주허브동산



배수구가 넓어 휠체어 바퀴가 빠지는 일이 잦았습니다. 오르막길과 계단도 많고 일부 포토존은 길이 좁거나 돌바닥으로 돼 있어 접근하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조경이 아름다웠고, 빛으로 꾸며놓은 곳들도 많아, 낮이든 밤이든 방문하기 좋은 여행지였어요.


감귤박물관



1층 전시가 잘 구성되었고, 휠체어가 다니기에도 불편한 점이 없었습니다. 시청각 자료도 잘 구비됐고요. 다양한 품종의 감귤 나무를 직접 구경할 수 있어 아이들이 참 좋아했습니다.



아이들의 높은 웃음소리와 가족들의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던 제주 무장애여행.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바다와 모래사장을 밟아봤어요.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뭉클한 시간이었어요”라는 한 어머니의 소감이 기억에 남습니다.


누구에게나 원하는 곳에 갈 자유가 있습니다. 누구나 어디든 갈 수 있도록 이동권이 보장되고 무장애 여행지가 늘고 우리 주변에 무장애 환경이 조성되면, 장애인 뿐 아니라 노인, 어린이, 비장애인의 삶도 훨씬 편리해지지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여행의 기쁨을 포기했던 장애어린이와 그 가족들. 누구나 가고 싶은 곳에 마음껏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까지 푸르메재단이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글 = 임하리 사원(마케팅팀)
*사진 = 푸르메재단·SPC 스태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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