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다시 자라난 다리
황혜경 기부자, 이화여대 ‘제 22회 자랑스러운 이화인’ 선정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과 기념사진을 찍는 황혜경 기부자
지난 5월 31일 열린 이화여대 창립 138주년 기념식에서 푸르메재단 황혜경 기부자가 ‘제22회 자랑스러운 이화인’으로 선정돼 수상했습니다. 자랑스러운 이화인은 이화여대 동창이거나 이화여대에서 장기간 봉직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은 이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입니다.
황혜경 기부자는 먼 해외에서 당한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도 자신이 받은 피해보상금의 절반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그 기금을 토대로 세워진 푸르메재단은 국내 장애인 복지와 권익 향상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지요.
1988년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황혜경 기부자는 1998년 해외연수 도중 영국에서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백일 간의 혼수상태와 세 번에 걸친 큰 수술 끝에 한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귀국 후 열악한 한국의 재활치료 환경을 경험한 그는 자신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환자들을 위한 재활병원을 짓겠다고 결심했고, 가해자 측 보험회사와의 8년에 걸친 소송 끝에 받은 보상금 11억여 원을 푸르메재단에 기부했습니다.
황혜경 기부자의 기금을 마중물로 하여 설립된 푸르메재단은 2007년 민간 최초의 장애인전용 푸르메치과에 이어 2012년 푸르메재활의원(현 푸르메어린이발달재활센터)을 개원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는 시민 1만 명과 함께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했습니다. 이곳에서 현재 하루 300명, 한 해 8만 명의 어린이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경기도 여주에 국내 최초의 스마트팜 기반 발달장애 청년 일터 푸르메소셜팜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정직원으로 채용된 발달장애 청년 55명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날 황혜경 기부자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영국에서 독일 뮌헨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 한국 신부님과 교민들이 와서 눈물바다가 됐어요. 그때 제 딸이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저희 엄마 다리는 곧 자랄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옆에 있던 딸의 친구도 ‘맞아요. 아줌마 다리는 곧 다시 자랄 거예요’라고 했습니다. 교통사고로 절단됐던 다리가 아이들이 말했던 것처럼 푸르메재단을 통해 다시 살아나 어린이들이 치료받는 병원, 발달장애인들이 일하는 농장과 카페로 다시 자라났음을 믿게 됩니다. 과분한 상, 소중하게 간직하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행사 후 다가온 참석자들이 그의 손을 꼭 쥐며 수상을 축하하고, 개인의 역경을 나눔으로 승화한 그 아름다운 행보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황혜경 기부자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푸르메재단 임직원들과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오른쪽 세번째), 이지선 홍보대사(오른쪽 두번째)
나보다 남을, 개인보다 사회를, 좌절보다 도전을, 절망 속 희망을 피워낸 황혜경 기부자는 자랑스러운 이화인일 뿐 아니라 자랑하고 싶은 푸르메인입니다. 황혜경 기부자의 수상을 축하합니다.
*글, 사진= 지화정 과장 (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