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의 행복 여행

'효성‧푸르메재단과 함께하는 가족여행’ 후기 공모전 최우수작
- 효성 이인재 PM 가족


 



지난 8월 회사(효성) 게시판에 푸르메재단과 함께하는 가족여행 참여 신청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날씨 좋은 9월 중순, 금~일요일에 걸친 2박3일간 장애아동‧청소년 가족과 함께하는 뜻 깊은 여행이었지요. 아들 승우가 전부터 꼭 가고 싶다던 레고랜드와 오션월드 일정까지 포함된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드디어 발표날! 가족여행 참가자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이 왔고,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하루하루가 설렜습니다.


서울로 가는 새벽 기차 안
서울로 가는 새벽 기차 안


여행 전날 열심히 짐을 싸고 서울로 가는 새벽 기차를 타기 위해 일찍 침대에 누웠지만, 승우는 설렌다면서 계속 잠들지 못하다가 밤늦게 겨우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4시에 일어나 한 번 더 짐을 확인한 후 기차역으로 출발! 승우와 2박3일간 여행할 생각을 하니 저도 기대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3시간의 기차여행 후 드디어 푸르메재단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를 맞아주는 푸르메재단 관계자와 함께 여행 갈 회사 동료들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여행 전부터 단톡방에 모였던 가족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우리와 같이 여행할 짝꿍 가족도 만났습니다. 승우보다 2살 많은 형과 1살 어린 여동생이 있는 가족이었습니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모든 가족이 기대하던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효성 임직원 10가족과 장애아동·청소년 10가족 등 모두 20가족, 67명이 참여했지요.


레고랜드에서 짝궁 가족 친구들과 함께
레고랜드에서 짝궁 가족 친구들과 함께


첫 여행지는 승우가 기대하던 레고랜드! 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제대로 놀지 못할까 봐 걱정했지만, 우의를 입고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덧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되었습니다. 비가 와서 사람도 적어 기다리지 않고 놀이기구를 타면서 멋진 레고 구경을 실컷 했답니다. 승우와 짝꿍 가족 아이는 금세 친해져서 같이 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놀이기구를 즐겼습니다.


모두가 친해진 레크리에이션 시간모두가 친해진 레크리에이션 시간


여행 둘째 날. 조식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오전에는 짝꿍 가족과 모든 가족이 모여 신나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졌습니다. 빙고 게임을 하고, 춤도 추면서 모두가 더욱더 친해졌지요. 그리고 오후에는 둘째 날의 메인 이벤트인 오션월드로 달려갔습니다.


오션월드에서 신나게 물놀이하는 아이들
오션월드에서 신나게 물놀이하는 아이들


9월이어서 실외 물은 약간 차가웠지만, 중간중간 따뜻한 물에 들어가 몸을 녹인 덕분에 감기에 걸리지 않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고 어린이 미끄럼틀을 수없이 왔다 갔다 했지요. 짝꿍 가족 아이도 처음에는 무서워서 타지 못했지만, 재미있게 타는 승우 모습을 보더니 용기를 내어 타기 시작하였고, 어느덧 아이 3명이 계속 미끄럼틀을 타면서 행복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물놀이하면 왜 이렇게 시간이 금방 가버릴까요? 시간이 다 되어 나갈 때 너무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놀이를 마무리하고 구명조끼를 반납하러 가는데 신기하게도 그때 다시 쏟아지는 비! 이번 여행은 정말 날씨 요정이 우리를 도와주려고 일부러 찾아온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리조트 지하에서 마지막 밤까지 신나게 논 아이들
리조트 지하에서 마지막 밤까지 신나게 논 아이들


여행의 마지막 밤,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짝꿍 가족과 저녁 식사 후 다시 모여 놀기로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리조트 지하에서 회전목마와 범퍼카를 타고, 오락실에서 재미있는 게임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종일 놀고도 도대체 어떻게 체력이 남았는지, 제가 먼저 쓰러질 정도로 신나게 놀았지요. 다 같이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내일을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와 곧장 잠들었답니다.


힐링을 선물해준 아침고요수목원
힐링을 선물해준 아침고요수목원


여행 3일째, 어제까지 쏟아지던 비는 다 어디로 갔는지, 산책하기 좋게 따뜻한 햇볕이 비쳤습니다. 마지막 여행지는 아침고요수목원.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걸을 때마다 팔랑팔랑 나비들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수목원 아래쪽에는 계곡이 있어 한여름처럼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2시간 정도 수목원을 걸으며 자연과 하나가 되었지요.


출발지였던 서울 푸르메재단으로 돌아와 2박3일간 흠뻑 정들었던 짝꿍 가족 및 스태프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서울역에서 창원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기차 안에서 승우에게 “여행 재미있었어?”라고 소감을 물으니, “너무 재미있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짝꿍 가족 아이들에게 장애가 있는 줄도 몰랐고, 그냥 같이 놀아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는 승우의 말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저도 최근에 무릎을 수술하고 입원하면서, 몸과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칠 수 있고, 말을 하지 않을 뿐 누구나 아픈 곳이 한 군데쯤은 있지요. 어딘가 불편하다고 해서 ‘장애’라는 편견으로 바라보지 말고, 아이들처럼 순수하게 ‘같이 있어서 좋은 사람, 함께하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꼈으면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승우와 또 한 번 가족여행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2박3일 여행을 위해 기획하고 많은 준비를 해주신 푸르메재단과 효성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승우와 함께 자주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누구보다 멋지고 행복한 아이로 키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사진= 효성 이인재 PM 가족


 


기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