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성장하는 법

더미라클스 제25회 조찬회 


 



지난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5회 푸르메재단 더미라클스 조찬회가 열렸습니다. 오전 7시 30분, 3개월 전 모임 때만 해도 새벽의 어둠을 헤치고 왔건만, 여름을 눈앞에 둔 5월의 아침은 한낮처럼 밝기만 합니다. 햇살을 마주하며 홀 안으로 들어선 회원들의 얼굴도 환하게 빛이 납니다. 지나온 시간은 늘 빠른 터라 며칠 전에 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래서 더 반가운 듯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환한 인사를 나눕니다.


이번 조찬회의 시작을 연 것은 푸르메소셜팜에서 처음 자립한 장애청년 네 명의 일상을 담은 영상입니다. “시설에서 살며 농장에서 일하던 청년들이 함께 자립했다”는 백경학 상임이사의 설명에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에게도 자립은 중요하다고 모두가 입을 모읍니다.



이어서 진행될 강연에 회원들은 기대를 감추지 못하는 표정입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요즘 모셔가려는 데가 많아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강연자가 더미라클스 회원들을 위해 흔쾌히 시간을 내주었거든요.


이 강연자를 설명하는 데에는 한 마디면 족합니다. 한국의 목소리. 짧은 소개 멘트가 끝나기 무섭게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고, 이금희 아나운서가 자리에 섭니다. 18년간 ‘아침마당’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온 그. 오늘 더미라클스를 위해 준비한 이야기는 ‘한마디 말로 우리는 (성장한다)’입니다.


"인생을 바꾸는 한마디, 나에게 해주세요" 


지난해 이금희 아나운서는 책 한 권을 펴냈습니다. <우리, 편하게 말해요>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요.



“아이슬란드는 하루 중 23시간이 밤이라는 사실, 알고 계세요? 아이슬란드는 어딜 가도 그림과 악기 천지래요. 그들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고 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교사이자 시인입니다.’ ‘저는 간호사이자 화가입니다.’ 그들에게는 생업으로서의 직업과 예술로서의 직업이 따로 있는 셈입니다. 긴 밤을 예술로 승화하는 거죠.”


마치 길고 긴 밤과 같았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글쓰기는 이금희 아나운서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위기가 전화위복이 되어 ‘작가’라는 새로운 직업을 더하는 기회가 된 겁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다시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암울한 순간이 왔을 때 ‘예술을 하라’는 조언을 건넸습니다. 어떤 활동을 할 건지는 다음 네 가지로 판단하라고 일러줍니다. “일단 재밌어야 해요. 그리고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라야 해요. 그것이 결과물로 나와야 하고요. 그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해요.”


그가 이런 얘기를 해주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러한 말 한마디에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만큼 큰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토크쇼에서 만난 60대 어르신이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는데 중학교 영어부터 막힌 거예요. 아무리 공부해도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고 단어도 외워지지 않으니 너무 속상해하고 자책하셨죠. 그때 남편이 그러더래요. 콩나물시루를 생각해보라고. 물을 줄 때마다 밑으로 다 새 버리지만 며칠 지나면 콩나물이 자라 있지 않냐고요. 공부 역시 해도 해도 늘지 않고, 외워지지 않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실력이 쑥 자라 있을 거라고요. 남편의 이 한마디에 힘을 얻어 그 어르신은 대입 시험까지 치르셨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회원들은 이 아나운서가 이끄는 대로 브라질 시인 '마샤 메데이로스'의 시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을 함께 낭독합니다. “습관의 노예가 된 사람, 매일 똑같은 길로만 다니는 사람, 결코 일상을 바꾸지 않는 사람,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사람, 옷 색깔을 바꾸지 않는 사람,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는 사람,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다….”


이 시의 중간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자기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다.’ 이를 통해 이 아나운서는 “내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스스로 칭찬하라”고 말합니다. 누군가의 한마디를 기다리기 보다 스스로 칭찬하고 성장하라는 깨달음을 준 값진 조언입니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알고 있는 것


황보태조 회원과 이금희 아나운서


강연이 끝난 후 열린 책 사인회에서 회원들은 이금희 아나운서가 직접 서명한 책을 건네받으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합니다. 자신보다 어린 스타 옆에서 사진을 찍는 표정에는 최애 아이돌을 만난 소년 팬 같은 부끄러움과 설렘, 행복이 뒤섞여있습니다.


강연 중 이 아나운서가 반복해서 한 말이 있습니다.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으시겠지만” “이미 지키고 계시겠지만” “더 잘 알고 실천한 분들이겠지만” 등입니다. 그도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요. 누구보다 깊은 바닥을 경험하고 올라와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더 큰 욕심을 내려놓고 나누기로 마음먹기까지, 이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채찍과 당근을 주었을지를 말입니다. 그 역시 같은 길을 밟아온 푸르메재단의 소중한 기부자이기 때문이지요.



국내 유일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부터 국내 첫 스마트팜 기반 발달장애인 일터인 푸르메소셜팜 건립까지, 장애인 복지의 새 역사를 함께 쓰고 있는 더미라클스 회원들. 이 자리의 또 다른 주인공, 당신을 기다립니다.


|  더미라클스 가입 문의 : 02-6395-7002 / djdjfk@purme.org


*글, 사진= 지화정 대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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