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 스포츠란?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와 함께한 빛나는 영웅들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는 서울시 장애인 선수들의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시간과 공간 규모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스포츠라서, 인지도가 낮은 소외종목이라서, 장애가 있어서… 온갖 이유로 훈련장소를 찾기 어려운 선수들에게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는 개관 후부터 넉넉한 시간과 훈련장소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코로나 규제 완화 후 오랜만에 제대로 훈련하고 참여한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서울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처음 출전하여 성인들과 경쟁해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고 신인상까지 거머쥔 고등학생 수영선수부터 출전한 14명의 선수 전원이 메달을 딴 것은 물론 종합순위 1위에 오른 보치아팀까지 빛나는 영웅들을 만났습니다.
첫 출전에서 3관왕 오른 수영선수 김윤지
장애인 전국체전 수영 3관왕으로 기대주로 떠오른 김윤지 선수. <출처: 웰페어뉴스>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가 문을 연 2016년부터 비장애인들과 줄곧 훈련을 함께했던 김윤지 선수. 올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3관왕과 함께 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미 제13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4관왕, 제15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3관왕에 오른 바 있지만 성인대회에서도 통하는 실력이란 것을 입증한 셈입니다.
“집 근처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시설이 생겼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시설이나 수질이 좋아 휠체어를 이용하는 제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차별 없이 모두에게 친절한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까지 즐겁게 이용하고 있어요.”
김윤지 선수는 장애인을 위해 설립된 공간인 만큼 수영장에 입수하거나 퇴수할 때 휠체어 경사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의 최대 장점으로 꼽습니다.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훈련 중인 김윤지 선수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로 하지 장애를 갖고 태어난 김 선수는 재활을 위해 수치료를 받던 중 수영에 흥미가 생겨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센터가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큰 기대감으로 다니기 시작한 김 선수는 제약 없이 자신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기간이 정해진 재활치료와 달리 수영은 꾸준히 다닐 수 있어 재활에 더 효과적이에요. 심폐지구력과 체력이 좋아진 것은 당연하고,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훈련하다 보니 실력도 빠르게 늘었던 거 같아요. 학업과 병행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생님들과 조영수 관장님의 응원과 배려로 수영을 포기하지 않고 서울시 대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국가대표로 패럴림픽 출전이라는 더 큰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김윤지 선수.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라는 통합시설 덕분에 제가 선수의 꿈을 키우게 된 것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더 많아져 장애인에게도 많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14명 전원 메달을 목에 건 보치아팀의 수장, 사영태 감독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훈련 중인 서울 보치아 선수들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 3층 체육관. 사방에서 휠체어 탄 선수들이 빨간 공과 파란 공을 연신 던지고 굴립니다. 가장 먼저 자리한 흰공에 상대보다 더 가깝게 붙이기 위해 애를 씁니다.
지난 10월, 울산에서 열린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서울 보치아 선수 14명(장애인 11명, 비장애인 3명) 전원이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사영태 감독은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고 공을 돌립니다.
패럴림픽 정식종목인 보치아는 장애인 중에서도 중증 뇌성마비나 운동성 장애인만 선수가 될 수 있는 장애인 스포츠입니다. 공을 굴리거나 던져서 표적구 가까이 붙이면 이기는 경기로, 컬링이랑 비슷해 ‘마루 위의 컬링’이라고 부릅니다.
“보치아는 사지가 마비된 중증장애인이 사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예요.”
서울 보치아팀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사영태 감독
평생 1평도 안 되는 침대에 누워 먹는 것, 화장실 가는 것, 자신의 몸을 뒤집고 긁는 것까지 남의 손을 필요로 했던 이들이 보치아를 통해 몸을 한계 그 너머까지 끌어내 상대를 이기려 하고 동료와 협력하고 지도자와 소통하며 사회의 일원이 되어갑니다.
서울특별시 장애인 직장운동 경기부 보치아팀이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훈련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입니다. 크지 않은 사무실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훈련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던 사영태 감독은 뉴스에서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 소식을 접하고 바로 찾아가 조영수 관장에게 허락을 받았습니다.
“장애가 있는 선수들은 긴 시간 훈련이 쉽지 않기 때문에 훈련할 수 있는 날을 늘리는 것이 최선이에요. 푸르메스포츠센터 덕분에 주 2회를 겨우 하던 훈련을 5일로 늘린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물론 선수들의 열정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고교 야구선수 시절, 우연히 운동장에서 누운 채로 야구를 하는 장애인들을 보고 특수체육을 보급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평생을 바친 사영태 감독. 35년간 보치아 교본을 직접 만들어 전국 재활원과 장애인복지관들을 찾아다니고, 보치아 연맹을 만들어 함께할 지도자를 키워내는 등 쉬지 않고 뛰었음에도 여전히 갈증이 있습니다.
“목만 움직일 수 있어도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있다는 것은, 거의 모든 장애인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언젠가 특수체육아카데미를 만들어서 장애인 각자에게 맞는 스포츠를 연계해주는 것이 꿈이에요.”
장애인에게 운동은 재활과 같습니다. 누릴 수 있는 일상의 범위가 넓어지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자립할 소중한 기회가 되지요. 문제는 장애인을 받아주는 스포츠시설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장애인이 땀의 가치를 알고, 그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함께 해주세요.
*글= 지화정 대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지화정 대리, 마포푸르메스포츠센터, 웰페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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