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떠난 가족여행기

두 아들과의 뜻깊은 첫 여행
-푸르메 김태윤 가족



안녕하십니까? 저는 효성&푸르메 가족 캠프에 초대받은 김태윤 가족의 엄마 최윤선입니다.
우리 가족은 저와 직장 다니는 26살 큰딸, 자폐성향적 발달경계로 느린 10살 아들 태윤, 소아우울증 무기력으로 지적 장애 2급에 해당하는 중증 장애 판정을 받은 8살 지후 이렇게 4명입니다.


올 초 푸르메재단의 초대로 태윤이가 친구들과 인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당시 가을에 있을 예정이라는 가족 캠프 얘기를 듣고 ‘참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보내던 중 반갑게도 초대를 받았습니다. 큰딸은 직장 관계로 함께할 수 없어 3명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책임을 엄마인 저 혼자 끌어안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아이들과 멋진 추억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무척이나 기대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일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 가족이 나눌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어떤 추억을 남길까, 가족 캠프에서 만나는 다른 가족들의 모습은 어떨까 등 많은 궁금증과 기대를 안고 마침내 여행일을 맞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여행에서 조심할 사항들을 미리 이야기하고 다짐도 받으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집결지로 출발했습니다.


제가 주축이 되는 여행은 처음이었기에 많이 서툴렀습니다. 막내 지후의 멀미를 시작으로 조금씩 우리 가족의 삐걱거림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당황스러워 진땀을 빼며 푸르메센터 건물에 들어선 순간 여러 가족의 모습 속에 저 혼자만 당황하고 있는 거 같았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 봐요.” 우리 가족의 짝꿍이 되었던 효성 정유찬 가족의 따뜻한 말씀에 용기를 얻어 다시 정신 집중하여 아이들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남이섬으로 출발하는 차 안에서부터 도착하기까지 우리 아이들의 부딪힘으로 여러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너무 당황스럽고 속상해서 그냥 여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짝꿍 정윤찬 가족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남이섬에 도착한 후 조금씩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 모습에 저도 겨우 마음을 놓을 수 있었지요.



처음 가본 남이섬은 멋지고 공기도 상쾌했습니다. 나무들의 웅장함에 감동받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안정 속에 저 역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는 단계였던 레크리에이션 시간. 또 한 번 아들 태윤이의 치솟는 에너지에 많이 놀랐습니다. 혹시 다른 가족들께 민폐일까 걱정했지만 따뜻한 시선과 밝은 표정으로 태윤이를 바라봐 주시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호텔이라는 곳에 처음 와본 터라 모든 것을 신기해하며 너무너무 신이 난다고 했습니다.



둘째 날, 아이들이 두부 만들기와 인절미 만들기, 숭어잡이를 실제로 체험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니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 캠프의 첫 식사부터 마지막 식사까지 모든 음식에서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한우 정식은 맛도 좋고 영양만점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감사하기도 하였습니다.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정리정돈을 한 뒤에는 효성&푸르메 몇 가족과 친목도모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명하게 가족들을 이끌고 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매일 아이들과 힘든 관계 속에 지쳐가던 제가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며 ‘내 아픔만 큰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양과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 자그마한 텃밭의 곡식, 농장 주변에 있던 농기계까지 우리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모습으로 다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토마토 고추장 만들기를 하는 순간에 아이들의 부딪힘으로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짝꿍 가족 덕분에 맛있는 고추장을 가져올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체험 때 시작된 막둥이 지후의 떼쓰기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차 안에서는 차분하게 있기로 약속했지만 여행은 처음이었기에 저도, 아이들도 서툴러 여러 가족에게 심려를 끼친 것 같습니다. 집에 도착해서도 한 분, 한 분 다 인사드리지 못해 많이 죄송했습니다.


친목도모 시간에 느꼈던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을 잘 돌보며 내년에도 가족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내년에는 2학년에서 3학년으로,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나이도 학년도 올라가는 만큼 우리 아이들도 조금은 달라지고 성장하지 않을까요?


아이들과 다시 시작한 생활. 일상 속에 아름다운 회상 한 자락을 남길 수 있게 해 주신 푸르메재단과 효성그룹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가 행복하고 따뜻한 마음속에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두서없이 쓴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과 행복하고 따뜻했던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여행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가족 모두 언제나 행복하시고 이루고자 하는 소원 모두 다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푸르메재단이 함께하는 가족 여행
- 효성 유상진 가족


“아빠랑 단둘이 처음 여행이라 너무 기대돼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시작된 여행. 저보다 더 여행을 기다리는 아들을 보며 ‘어떤 걸 기대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푸르메재단에 도착해서 함께할 짝궁 가족과 만나 인사를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우리 가족과 같은 1남 2녀. 세 아이의 성별과 나이도 같았습니다. 저희는 첫째 딸이 자폐 장애가 있고 푸르메 짝궁 가족은 둘째인 재혁이가 자폐성 장애가 있어서 더 친밀함을 느꼈습니다.
아직은 어색하게 첫 목적지인 남이섬으로 출발. 점심을 먹는 도중 비가 와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비는 그치고 짝궁 가족과 함께 남이섬 나들이를 시작했습니다.



남이섬 나들이 전 촬영한 단체사진 한 장, 아직은 어색한 아들끼리도 한 장. 조금 더 같이하면 친해지겠죠?


한 시간 남짓 뛰어노는 다람쥐와청설모 그리고 토끼를 보며 신난 아이들. 잣도 까보고, 다람쥐, 청설모에게 잣이랑 알밤도 던져주고…. 아이들은 어느새 귀여운 동물들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재혁이가 장애가 있지만, 우리 누나도 장애가 있어서인지 같이 지내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드디어 기다리던 레크리에이션 시간.
아이들끼리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챙겨 온 카드 게임을 꺼냈습니다. 어색함이 조금은 사라지고 서로 웃으면서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루 일정을 끝내고 서로의 숙소로 가서 내일을 기대하며 하루의 피곤함을 풀었습니다.


2일차


가족여행을 주로 취사가 되는 곳으로 다녔기에 아침을 전망 좋은 호텔식 뷔페에서 먹은 아들은 대만족했습니다.



둘째 날엔 신기하고 다양한 체험을 많이 했지요.
처음 하는 순두부 만들기와 떡메 치기, 그리고 송어 잡기까지. 아들은 짝궁인 재혁이와 함께 송어를 잡고 싶었지만 재혁이가 물속에 들어오기 힘들어해서 많이 아쉬웠다고 합니다.



직접 만든 순두부와 인절미. 다 같이 땀 흘려 잡은 송어 튀김을 먹고, 대망의 한우집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한우는 진리입니다. 아들이 나중에는 배가 너무 불러서 힘들어했지요.



3일차


짧았던 23일의 마지막 날. 짝궁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수목원으로 출발합니다. 동물 먹이 주기 체험, 토마토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했지요.



23일 일정이 힘들었는지, 이동할 때마다 아이들도 자고, 어른들도 자고… 피곤할 만큼 재밌고 즐거웠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헤어지는 시간. 짝궁인 재혁이 가족과 인사를 하고,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습니다. “꼭 다시 보자는 약속과 함께 짧았지만 특별한 의미로 가슴 한편에 아로새긴 여행이 끝났습니다.


여행 전 우려와 다르게 아들은 짝궁 재혁이와 얘기도 많이 하고, 체험도 같이하고, 힘들 땐 손을 맞잡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 아들이 벌써 이만큼 컸구나하는 생각에 뭉클했습니다. 아들에게는 소중한 추억과 경험이 되었고, 제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은 어땠어?” 집에 가는 길에 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정말 재미있었어. 내년에는 34일이면 좋겠어. 남들이 하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재혁이랑 있다 보니까 누나가 더 이해됐어. 재혁이는 우리랑 조금 다르지만 특별한 친구야!”


밝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아들이 대견하면서도, ‘나는 다른 가족을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생각하며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여러 가족과 여행하며 많은 생각을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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