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기부신탁 업무 협약 체결

‘유산기부’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해외에서는 매우 왕성한 기부방법 중 하나입니다.

세계적인 부호인 빌 게이츠는 자신이 죽은 뒤 자녀들에게 먹고 살 수 있을만큼의 유산만 남기고 79조에 이르는 재산을 기부한다고 밝혀 현대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선도주자로 여겨집니다.

CNN 방송의 창업자이자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나눔의 길로 인도한 테드 터너는 ”우리 후손들에게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을 남겨주는 것보다 더 위대한 유산 승계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미국의 활발한 기부문화에 빛을 더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이외에도 전 록펠러재단 이사장인 데이비드 록펠러,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등이 자신들의 재산 50%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자이자 프로듀서인 월트 디즈니는 유언장에 자신의 재산 전체를 신탁으로 관리하게 하고 45%의 수익금은 아내에게, 10%는 친척에게 그리고 나머지 45%의 수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거부들이 사망 후에도 자신의 재산을 내 마음대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은 기부신탁 제도가 잘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신탁상품을 활용해 직접 상속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유산기부의 가장 큰 벽은 피상속인(부모) 사망 후 자식들이 재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였습니다. 국내 상속법상 부모가 원하는 자식에게만 재산을 물려준 경우 나머지 자식은 증여한 시기와 상관없이 자신의 몫을 요구할 권리가 있어 생전에 기부를 받았더라도 반환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유언대용신탁 상품에 가입해 전 재산의 소유권을 신탁하고 1년 후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은행은 계약 내용에 따라 원하는 자식에게 주거나 기부를 해도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 재산의 소유권이 제 3자인 은행에 넘어갔다고 본 것입니다. 1심 판결일 뿐이지만 대법원에서도 이를 인정해준다면 유산기부가 활성화되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푸르메재단과 하나은행은 국내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유산기부를 활성화하고자 지난 18일, 기부신탁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하나은행은 푸르메재단의 이념과 활동목적에 공감해 2005년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건립기금을 기부하고 장애어린이 가족들을 지원하는 등 15년 동안 손을 놓지 않고 함께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장애어린이들이 희망을 갖고 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향후 하나은행은 유언대용신탁과 공익신탁 등 유산기부 의사를 밝히는 자산승계 대상자에게 장애인을 위한 푸르메재단의 사업을 소개하고 기부처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상담의 창구를 열어둘 예정입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오랫동안 장애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해온 하나은행이 유산기부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손을 잡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국내의 기부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해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원주 하나은행 신탁사업단장은 ”기부신탁의 정착은 선진화된 대한민국을 위해 꼭 넘어야 할 과제“라고 말하며 ”이번 협약이 우리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신탁제도의 정착으로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에도 순풍이 불어오면 좋겠습니다. 버리고 떠나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내 자녀와 또 그 다음 세대의 자녀가 살아갈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남기는 것, 그것이 가장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요.

*글=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이정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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