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노래하는 아이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 4주년 수기 공모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지난 4월, 병원 개원 4주년을 맞아 수기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가슴 찡하고 따뜻한 수많은 이야기들 중 최우수상을 수상한 글을 소개합니다.

최우수상 수상작


우리 아이는 31주에 1.3kg의 작은 아이로 태어났습니다. 작고 작은 아이라 2달간 병원에서 지내긴 했지만 별 다른 일 없이 퇴원을 했어요. 그런데 뒤집기를 할 때가 됐는데 못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해 병원을 찾았고 발달지연 진단을 받았어요. 그렇게 10개월이 됐을 때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과의 인연을 맺은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병원 페인트칠이 마르기도 전부터 외래치료를 시작했죠. 개원식을 지켜보며 어린이 전문 재활병원이 생긴 것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외래치료 담당 선생님을 통해 낮병동을 처음 알게 되었고 푸르메병원과 가까운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입원재활치료, 낮병동, 외래치료, 센터치료 등 한 번도 쉬지 않고 열심히 치료를 다녔습니다.



아이에게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괜히 고생만 시키는 것 같아 포기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4년차...!!


이제 5살이 된 아이가 갑자기 숫자를 세더니 말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신체적으로도 손을 짚으려 하거나, 걸을 때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하는지 알더라고요. 소소하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 시기가 푸르메병원에서의 두 번째 낮병동 치료를 하던 때였습니다. 언어치료 선생님께서 아이가 일(1)부터 삼(3)까지 센다고 설명해줬습니다. 엄마인 저조차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선생님의 착각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어느 날 아이와 함께 병원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윤종신의 ‘좋니’를 차안에서 열창하고 있었는데 뒤에 앉아있던 아이가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박자에 맞춰서 따라 부르는 거예요.



“아프다~행복해줘~”


그날 이후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노력한 결과 현재는 짧지만 문장을 만들어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푸르메병원 모든 담당 선생님들이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아이라 함께 기뻐하며 더 열심히 치료해주셨어요. 언어선생님은 더더더 많이 도와주셨지요. 받침 없는 동요를 알려주셔서 노래를 가르쳐 주시고, ABC카드를 만들어 주셔서 가정에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자료도 제공해주셨어요.


지겹도록 누워있기만 했던 아이.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지쳤을 무렵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누구도 함부로 쉽게 장담하고 포기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이의 한마디 노랫말은 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아이 곁에 항상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의료진과 치료사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이렇게 예쁘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긍정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지가 좋고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우리 아이. 부모가 슬퍼하면 같이 슬퍼하고 기뻐하면 함께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비록 몸이 불편하지만 자신만의 행복한 삶에 조금 더 가까워 질 수 있도록 양질의 치료를 계속 해주고 싶습니다.



5살에 갑자기 말을 시작한 것처럼, 어느 순간 “혼자서 앉을 수 있네?” “혼자서 걸을 수 있잖아?”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개원 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글= 이지연 간사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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