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도전, 얼음의 땅을 걷다
김채울 씨, 아이슬란드 종단 기념 크라우드펀딩 기부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 나미비아 사하라사막과 칠레 아타카마사막을 몇 날 며칠을 달렸습니다. 이번에는 세상의 끝, 가장 추운 곳을 걸었습니다. 한국에서 15시간 떨어진 빙하와 활화산이 공존하는 나라인 아이슬란드입니다.
매번 새로운 장소에서 자신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김채울 씨. 누군가에게는 결심을 해도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일을 공기업 8년차 직장인이자 대학생인 김채울 씨는 자비를 털어 해냅니다. 온몸을 내던지는 험난한 여정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장애어린이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슬란드로 떠나기 하루 전 날, 자신의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에 ‘세 번째 기부프로젝트’를 알리며 모금 동참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습니다.
“저의 도전을 통해 재활치료가 필요한 장애어린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함께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제 스스로의 도약을 위해, 그리고 장애어린이들의 행복을 위해 잘 한 번 이겨내 보겠습니다.”
김채울 씨는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아이슬란드 중부에서 남부까지 200km를 텐트와 침낭, 식량과 장비 등을 담은 20kg 배낭을 메고 하루 평균 25km씩 10시간 이상을 걸어 완주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뜻이 맞는 유럽‧한국의 친구들 5명이서 한 팀을 이뤘습니다.
초록 이끼가 잔뜩 깔린 드넓은 초원과 바위와 용암으로 형성된 검은 평원을 쉴 새 없이 지났고, 가파른 절벽을 피해가며 모르는 길은 지도를 보며 찾아갔습니다. 경사진 오르막을 올라 쏟아지는 폭포 사이로 핀 무지개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빙하 녹은 찬물로 씻고 밤에는 거대한 빙하 위에서 야영을 했습니다.
얼마 전 다친 발목과 수술했던 무릎의 통증으로 힘든 순간들과도 맞닥트렸지만,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응원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한껏 싣고 무사히 종주할 수 있었다는 김채울 씨. 그동안 체력을 꾸준히 단련해와서인지 낯선 환경에 금방 적응했고 사막마라톤보다 자신감도 커졌답니다. 매일 치료받는 장애어린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몸소 보여준 것입니다.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푸르메재단으로 한 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아이슬란드 종단을 하는 동안 마음으로 함께 걸으며 응원한 65명이 모아준 기부금 317만 원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채울 씨는 “더 많은 사람이 장애어린이들의 열악한 재활치료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라요. 국내 하나뿐인 어린이재활병원에서 매일 열심히 치료받는 장애어린이들을 위해서 저도 도전을 멈추지 않을게요”라며 미소 지었습니다.
박금희 푸르메재단 사무국장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그 열정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값진 땀방울과 많은 관심으로 일궈낸 기부금은 장애어린이들이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 미래를 밝힐 수 있도록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김채울 씨가 기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 경기대회’에서 만난 희귀난치병을 가진 은총이와 아버지 박지훈 씨였습니다. 아들을 트레일러에 태워 혼자서도 힘든 수영‧사이클‧마라톤에 도전하는 모습은 김채울 씨의 인생을 바꿔놨습니다. “저 역시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죠.” 매년 참가비가 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되는 철인3종경기 대회에 출전해오다 해외로 도전 범위를 넓히게 된 것입니다.
3년에 걸쳐 김채울 씨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기부한 금액만 무려 1,460만 원이나 됩니다. 2017년 나미비아 사하라사막 마라톤대회 완주 성금 704만 원, 2018년 칠레 아타카마사막 마라톤대회 완주 성금 440만 원, 그리고 올해 317만 원까지. 모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환아들이 통합적인 재활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 아이슬란드 종단이 김채울 씨에게 남긴 귀중한 깨달음은 “무엇을 하더라도 끝까지 할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여럿의 마음을 모아 걷고 달리며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김채울 씨의 여정은 앞으로도 뜨거운 감동을 안겨줄 것입니다.
*글= 정담빈 대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김채울 씨 제공, 정담빈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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