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들의 가슴 벅찬 레이스
제6회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 경기대회
희귀난치병을 갖고 태어난 은총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수차례의 수술과 재활치료로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그런 은총이가 어느덧 16살이 되었습니다. 은총이는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아빠 박지훈 씨와 함께 달리는 ‘도전’도 멈추지 않습니다.
10월 21일, 올해 6번째를 맞은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 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철인 1,200여 명이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을 가득 메웠습니다. 은총부자와 함께 희망을 싣고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3시간 30분 안에 완주해야 하는 극한의 도전을 위해서입니다.
“은총이와 가장 마지막으로 달릴 테니 철인 분들은 안전하게 완주하세요!” 은총아빠가 경기 시작을 알렸습니다. 신호음이 울리자 대기하고 있던 철인들이 한강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첨벙’ 소리와 함께 몸을 내던지는 철인들 사이로 아빠의 손을 잡고 고무보트에 올라탄 은총이. 은총아빠가 고무보트에 연결된 끈을 허리에 매고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습니다.
철인들이 하나둘 가픈 숨을 내쉬며 도착지점에 다다르자, 은총이가 탄 고무보트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은총아빠는 두 팔을 휘저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헤엄쳤습니다. 무사히 도착하자마자 고무보트 밖으로 은총이를 일으킨 다음 손을 꼭 잡고서 바꿈터로 향했습니다.
다음은 사이클 경기입니다. 매년 은총부자와 함께 대회에 출전하는 가수 션 홍보대사가 빠른 속도로 앞서나갔습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은 은총아빠는 은총이를 트레일러에 태운 뒤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헬멧과 고글을 쓴 은총이가 주변 사람들의 응원에 “화이팅”하는 손짓을 보여줍니다.
작년보다 부쩍 큰 은총이와 트레일러의 무게를 합하면 75kg에 육박합니다. 이 무게를 한 번에 짊어진 채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며 코스를 6번 왕복하는 동안 멈추지 않고 달렸습니다. 은총부자의 질주를 응원하는 뜨거운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은총아빠는 바꿈터에 도착하자마자 마지막 코스인 마라톤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은총이를 휠체어에 바꿔 태운 뒤 잠시 숨을 고르더니 휠체어를 밀며 전력을 다해 뛰었습니다. 곁에는 은총이 서포터즈를 자처한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철인들이 함께 달렸습니다.
3시간을 넘기자, 관중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은총부자를 기다렸습니다. 저 멀리서 은총아빠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은총이가 탄 휠체어를 밀고 달려와 결승점에 도착했습니다. 3시간 20분대의 기록을 세운 은총부자는 올해에도 3가지 종목을 제한시간 안에 모두 완주했습니다.
경기 직후 은총아빠 박지훈 씨는 “철인들이 뛰는 내내 많은 응원을 보내준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다. 은총이와 같은 장애어린이들이 재활치료를 잘 받아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션 홍보대사는 “은총이가 아빠와 열심히 뛰어줘 대견스럽다”며 이번 대회에 함께한 철인들을 향해 “장애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지키기 위해 내년에도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매년 그래왔듯 철인 1,200여 명의 참가비 전액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되었습니다. 마포구 상암동 일대를 값진 땀방울로 새긴 은총부자와 션 홍보대사, 철인들이 있어 장애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습니다. 은총이와 함께하는 가슴 벅찬 레이스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글= 정담빈 선임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정담빈 선임간사, 지화정 간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