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야기로 만든 '최애템'
여기,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이야기로 구워지고 직조된 제품이 있습니다. 푸르메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매력 넘치는 제품. 한 눈에 반해 나의 ‘최애템(최고 애정 아이템)’으로 등극할지 모릅니다.
건강한 재료로 갓 구운 맛있는 빵
생크림빵, 마들렌, 호두파이, 아몬드쿠키.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빵들의 출생지는? 매일 아침, 강동구에 위치한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호작업장. 매일 아침, 건강한 재료로 갓 구워집니다. 유정란, 무염버터, 비정제천연당, 막걸리를 사용한 천연발효 반죽으로 차별화되었는데도 가격은 착합니다. 모든 제품은 당일 생산‧당일 판매됩니다.
1985년 보호작업훈련 과정을 신설하며 시작된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호작업장은 발달장애인에게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갖고 사회에 적응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직업재활시설입니다. 제과제빵‧단순조립 작업장을 운영하며, 주로 제과제빵 작업장에서 생산하는 50여 종의 제품을 ‘파니스’ 카페를 비롯한 전화 주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장애인에게 급여를 주고 있습니다. 인근 관공서‧학교‧종교단체에서 대량 주문할 때가 많답니다.
보호작업장의 하루는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됩니다. 다양한 빵을 만날 수 있는 ‘파니스’ 카페를 장애인 서너 명이 쓸고 닦고 진열대를 정리하는 등 깨끗이 청소합니다. 바닥의 결을 따라 비질을 하고 빵을 알맞은 위치에 진열하는 일 또한 반복 훈련과 교육으로 가능해졌습니다.
구수한 빵 내음이 가득한 2층 작업장에서 다운증후군 나현기 씨(35)는 전문 제빵사가 계량‧반죽해 숙성시킨 반죽을 이어받아 분할‧성형 작업을 합니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길쭉하게 밀어 틀에 감싸니 소라 모양으로 변신. 한판에 6개씩 가지런히 올립니다. 소시지빵을 만드는 손놀림도 익숙한 듯 재빠릅니다. 오븐에서 부저가 울리자 노릇한 색을 뽐내는 마들렌을 건조실로 옮겨 식히고 포장합니다. 근로장애인들에게 전 과정은 어렵지만, 한 가지 또는 네다섯 가지 맡은 역할은 누구보다 최선을 다합니다.
점심시간, 손님들로 붐비는 카페로 완성된 제품을 운반하던 나현기 씨가 “빵 만들 때 기분이 좋아요. 급했던 성격도 조금은 느긋해졌어요. 세계에서 제일가는 빵을 만들 거예요”라고 웃습니다. 만두제조‧박스운반‧환경미화 등 여러 직무를 전전하다 2007년부터 ‘제빵사’를 꿈꾸게 된 나현기 씨는 일손을 돕는 봉사자들에게 가르쳐줄 만큼 베테랑입니다.
김희정 보호작업장 원장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조금씩 변화되고 일과를 보람차게 마무리하는 장애인들 모습에 뿌듯해요. 장애인‧봉사자‧종사자의 삼박자를 잘 갖춘 덕분이죠. 최저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생산성을 높이고 충분한 휴식과 여가를 위한 복지를 함께 지원하는 행복한 일터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개성만점 동물이 수놓인 가방
강아지, 카멜레온, 부엉이, 호랑이가 수놓인 패션 소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유심히 들여다보니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디자인입니다. 동물들은 저마다 고유한 색깔을 입은 채 국내산 고급스러운 스웨이드와 편안한 캔버스 재질의 에코백‧클러치‧브로치 20여 종에 깃들어 있습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지하에 자리한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에서 출시한 발달장애인 디자인 브랜드 ‘아텐토(ART’NTTO)’ 제품입니다. 아텐토는 예술을 뜻하는 ‘아트’와 선물을 뜻하는 순우리말 ‘아토’를 조합한 단어. 브랜드의 상징인 강아지 캐릭터는 발달장애인 김현호(23) 씨의 작품이고 브랜드명 글씨는 전재선(31) 씨가 자필로 쓴 것입니다.
아텐토의 가장 큰 특징은 발달장애인의 그림이 모두 자수로 새겨진다는 것입니다. 발달장애인 창작자는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그림을 완성하면, 종사자들이 스캔한 그림을 프로그램으로 작업해 자수기계에 입력, 기계는 여기에 따라 디자인을 입체감 있게 표현해냅니다. 형태와 색상 등 그림의 느낌을 온전히 살리는 것이 관건입니다.
북클립과 자석버튼은 자수를 동그란 모양에 맞춰 잘라 클립‧버튼 위에 놓고 프레스기로 묵직하게 눌러 완성합니다. 장비 없이 일일이 손으로 하느라 시간은 배로 걸리면서 정확성이 요구됩니다. 가방의 경우 원단 선택, 재단, 봉제 등 공정이 좀 더 복잡합니다. 꼼꼼히 검수하고 포장하면 완성.
제품 출시 2년째,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지만 재밌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품 전시회‧핸드메이드페어‧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면서 대기업에도 에코백‧클러치 1,400개를 납품했습니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그림이 그려진 제품이 얼마나 판매됐는지 물어보고 자수로 나올 때 “와~ 내거다!”하면서 좋아합니다. 평소 좋아하는 강아지를 즐겨 그리는 김현호 씨는 “여러 제품에 제 그림이 들어가서 좋아요. 잘 그렸다고, 색깔 예쁘다고 칭찬해줄 때 뿌듯해요”라며 고양이 그림이 들어간 열쇠고리도 보여 줍니다.
이민희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 센터장은 “장애인들이 여기선 아주 시끌벅적해요. 어떤 작업을 하든 재미있어야 한다고 얘기해주죠.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장애인들이 각자의 대표 상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즐겁게 일하며 품위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호작업장의 파니스 빵과 마포푸르메직업재활센터의 아텐토 소품 이야기에 담뿍 빠져보세요! 더불어 장애인도 꿈을 키워갈 것입니다.
제품종류 : 건강한 재료로 만든 빵, 쿠키, 케이크 등
구입문의 : 02-440-5886
홈페이지 : http://panis.or.kr
‘감성디자인’ 아텐토
제품종류 : 발달장애인 디자인을 입힌 에코백, 클러치, 브로치 등
구입문의 : 02-6070-9290
홈페이지 : http://artntto.com
*글, 사진= 정담빈 선임간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