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치과의사의 첫 의료봉사
서울대학교 치의학과 2학년 학생 14명이 푸르메재단에서 봉사활동을 두 달간 진행했습니다. 11월 19일에는 치과대학 학생으로서 장애인 치과봉사 푸르메미소원정대에 처음 참여해 소감을 전해왔습니다.
“좋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자세를 배웠어요”
저는 푸르메치과 장애인 이용자를 인터뷰하는 활동에 참여했던 김성재입니다. 강화도 중증장애인요양시설 색동원으로 치과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첫 치과 봉사활동의 설렘을 품은 채 겨울바람을 뚫고 색동원으로 향했습니다. 함께 봉사활동을 가는 동기들은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뜻 깊은 일을 할 생각에 들떠 보였습니다. |
색동원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온정 덕분이었을까요. 매서운 추위와는 달리 색동원 안은 따스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장애인 분들이 반겨주는 모습이 아이처럼 맑고 밝았습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약간 긴장되었던 마음도 눈 녹듯 풀렸습니다.
푸르메재단이 적힌 노란색 조끼를 입었습니다. 치과봉사는 처음이라 조끼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열과 성을 다해 중증장애인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도록 잘 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봉사자들이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며 포부를 밝혔는데 의욕이 넘쳤습니다.
스케일링을 하는 치위생사, 랜턴을 비추는 사람, 석션을 하는 사람, 환자 몸을 붙잡는 사람이 한 팀으로 움직였습니다. 저는 석션을 맡았습니다. 치과대학 예과생이라 진료 대신 보조를 했지만 치과봉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찼습니다. ‘맨날 스케일링을 받기만 했던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석션 기구를 처음 잡았을 때의 걱정도 잠시, 치위생사 선생님이 차근차근 잘 가르쳐 주고 격려해준 덕분에 요령을 금방 익힐 수 있었습니다.
진료 받으러 온 장애인 분들은 다양했습니다. 스케일링 내내 싱글벙글 웃는 분, 세 명이 붙들어 매야 할 정도로 서럽게 우는 분, 치아가 몇 개 없는 분이 있는가 하면 치아가 많고 건치인 분도 있었습니다. 어느 한 분도 다 같지 않았던 만큼 환자마다 진료하는 방법도 달라야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 한 분 한 분에게 귀 기울이고 친절하게 웃는 얼굴을 보여준 치위생사 선생님이 존경스럽고 감동이었습니다. 미래에 좋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환자 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맞춤 진료를 할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색동원’의 이름은 무슨 의미일지 궁금해졌습니다. 다양한 색이 모여 고운 향연을 이루는 색동저고리와 같은 뜻의 색동이 아닐까요? 그 이름처럼 장애인, 비장애인,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진 색동과 같은 아름다운 봉사활동이었습니다. 기회를 내서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편안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어요”
저는 푸르메치과 장애인 이용자에게 전화 설문을 했던 윤석헌입니다. 중증장애인시설을 방문해 치과진료를 돕는다고 생각하니 두렵기도 설레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푸르메치과 치과진료에 대한 불편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하느라 장애인들과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선으로만 소통했었거든요. |
색동원에 도착하니 장애인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전문 지식이 없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 중 환자의 머리를 고정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꽉 잡으면 아파해할 것 같아서 살살 잡고 있었다가 진료에 대한 두려움으로 몸부림치는 장애인의 머리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잡아야 했습니다.
허리와 손목이 아팠지만, 혹시 제가 잘 못 잡아 환자 분이 다치기라도 할까봐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했습니다. 모든 분들이 움직이진 않았고 얌전히 잘 받는 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그 분들한테 감사한 마음입니다.
중간에 충치치료를 진행하는 치과의사 선생님 옆에서 석션을 맡기도 했습니다. 난생 처음해보는 일이라 서툴러서 환자 분과 치과의사 선생님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가까이서 보는 첫 충치치료라서 신기했고 어서 빨리 배우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봉사를 하는 동안 힘들긴 했지만,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환자 분이 스케일링 끝나고 감사하다고 했을 때 제일 뿌듯했습니다. 나중에 치과의사가 되고 나서도 장애인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싶습니다. 뜻 깊은 경험을 잊지 않겠습니다.
*글= 김성재, 윤석헌 (서울대학교 치의학과)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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