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과 함께 ‘걷기 나눔’
매달 함께 걷고 1m당 1원씩의 적립금을 장애어린이를 위해 기부하는 푸르메재단의 기부자모임인 한걸음의 사랑. 2주년을 맞이해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든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호승 시인과 함께 하늘목장 길을 걷고 시를 쓰며 詩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대관령 목장, 가을을 만끽하며
지난 10월 28일, 아직 새벽의 어스름이 가시지 않은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삼삼오오 한걸음의 사랑 회원들이 약속 장소로 모였습니다. 함께 걷는 즐거움이 가득하기에 환하게 웃는 얼굴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대관령 목장으로 향했습니다. 정호승 시인과의 백일장을 기대하던 회원들은 시를 노래한 가수 안치환의 음악을 들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든 강원도는 가을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대관령 목장에 도착하자마자 뛰어노는 양떼들과 아름다운 자연을 마주한 회원들은 “멋지다!”를 연발했습니다. 가족 단위부터 매월 참석하는 부부, 전날 서울에 올라온 친구들까지 걷기를 좋아하고 시를 사랑하며 선한 마음으로 모인 회원들은 다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는 대관령 목장 길을 따라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詩와 함께하는 시간
2006년부터 푸르메재단 기부자로서 장애어린이 가족들의 마음을 보듬어 온 정호승 시인. “오늘 인생의 길을 걷는다는 기분으로 이 길을 걸어보세요. 우리 모두에게 시인의 마음이 있습니다. 그것을 어린이와 같이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바로 시입니다.” 회원들이 자연 속에서 느끼는 마음을 시로 표현할 수 있도록 시에 대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맞춤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회원들은 백일장 주제인 ‘길’과 ‘눈물’을 마음에 품고 걸으며 나만의 시를 완성해가면서 전망대까지 올랐습니다. 도시락을 나눠먹은 후 머릿속 시상을 예쁜 종이에 한자 한자 옮겨 적는 회원들은 진지한 모습이었습니다. 심사를 맡은 정호승 시인은 “살기에 바빠서 시 쓰는 기회를 얻기기 어려운데, 여러분은 그런 기회를 스스로 획득한 분들”이라고 격려했습니다.
이번 백일장에서 1등을 수상한 신창현 회원은 정호승 시인의 오랜 팬. “부족한 글인데 귀한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을 알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2등과 3등은 부모님을 따라온 초등학생들이 차지했습니다.
정호승 시인은 “누구나 시인입니다. 특히 모든 어린이는 위대한 시인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말을 다 받아 적으세요. 전부 시입니다. 동심을 잃으면 시를 쓸 수 없습니다.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한 시심이 절실한 시대입니다”라며 축하했습니다. 시 쓰기를 통해 가을을 보다 깊고 진하게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10km, 착한 걷기
왕복 3시간에 걸쳐 10km의 걷기를 마친 100여 명의 회원들은 1인당 1만원씩을 장애어린이들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습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함께 붉은 단풍이 펼쳐진 가을 길을 걸을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걸음의 사랑에 늘 참여해 온 신현정 회원은 “한걸음의 사랑은 1석 3조의 효과가 있어요. 기부하며 장애어린이를 도울 수 있고, 건강을 챙길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굉장히 좋은 시간 덕분에 매번 많은 것을 얻어갑니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시를 쓰게 되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하면 좋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걸음의 사랑은 걷기를 통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매월 둘째 주 정기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계절에 맞게 가장 아름다운 길을 선정해 기부금을 적립하는 착한 걷기 모임. 작년보다 더 밝아진 회원들의 모습에서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많은 장애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한걸음의 사랑은 멈추지 않고 계속됩니다.
*글= 최지원 간사 (모금사업팀)
*사진= 정태영 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