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치과 ‘10년의 기적’
“건강한 치아로 행복한 삶을 되찾았어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지체장애인 김승민(가명) 씨는 치아가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심한 충치로 치아 뿌리만 겨우 남아있어 음식을 제대로 씹기 어려운 상태. 당장이라도 치과에 가고 싶었지만 비싼 치료비와 접근이 불편한 탓에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푸르메치과에서 임플란트를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씹는 게 자유로워 매끼 식사가 편해졌습니다. 더 이상 심한 구취 때문에 입을 가리지 않고도 가족‧친구들과 마주보며 말하게 됐습니다.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활짝 펴졌습니다.
국내 민간 최초 장애인 전용 푸르메치과가 10주년을 맞았습니다. 2007년 7월 장애인 치과 진료가 힘든 시절, 치과의사 자원봉사자 11명과 기업‧시민들의 후원을 통해 진료를 시작한 푸르메치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도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진료실을 1층에 마련했습니다. “이가 아파요. 밥이 너무 먹고 싶어요.” 한 중증장애인의 호소가 의미 있는 결실이 된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푸르메치과는 장애인 구강건강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장애인 환자 9천여 명에게 3만 7천여 건을 진료했습니다.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거주자가 가장 많았지만 충청‧전라‧경상도 등 지역 곳곳에서도 치과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지체장애인 비율이 27%, 뇌병변장애인 12%, 시각장애인 11%로 장애유형과 장애정도에 상관없이 복지카드를 소지한 장애인에게 밝은 미소를 전달했습니다.
시민과 기업의 아낌없는 후원 덕분에 저소득 장애인 환자 200명에게 6억 7천여만 원의 구강질환 치료비를 지원했고 24억 2천 7백여만 원에 달하는 각종 진료비도 감면할 수 있었습니다. 외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이동진료서비스 ‘푸르메미소원정대’ 활동을 통해 서울‧인천‧경기 수도권부터 네팔‧베트남‧미얀마 등 국내외 50여 곳에서 4,200여 명에게 스케일링과 충치 치료를 제공했습니다.
지난 9월 20일, 푸르메치과 10주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김성수 푸르메재단 명예이사장, 자원봉사자와 기부자, 치과 이용 환자 100여 명이 자리를 빛냈습니다. 2007년부터 푸르메치과를 다닌 휠체어 무용수 전승훈 씨의 축하공연에 이어 10년의 운영성과 보고와 새로운 10년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개원 당시부터 헌신을 다해온 정희경 푸르메치과 팀장과 백한승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치과 과장 등 6명이 공로상을, 치료비를 지원한 수치과기공소와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등 8곳이 감사장을 받았습니다.
전현아 푸르메치과 원장은 “국내 최고의 장애인 전문 치과로서 더 나은 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많은 장애인을 품을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지원으로 지켜봐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마음껏 웃을 수 있다’며 기뻐하는 장애인의 모습은 푸르메치과가 쌓여가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치과진료를 해나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건강한 삶의 첫 걸음은 구강건강으로 시작되기에 앞으로도 장애인 곁에서 그 미소를 지키겠습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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