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어린이 위해 사막을 달리다
6박7일, 250km,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에 40도를 넘는 극한의 환경. 세계 4대 사막 마라톤 중의 하나인 ‘2017 사하라사막 마라톤 대회’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험하다고 알려진 마라톤을 올해의 버킷리스트 1순위로 삼고 완주한 도전자, 김채울(24) 씨.
김채울 씨가 자신과의 혹독한 싸움을 이겨내며 끝까지 달려야 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장애어린이들 덕분에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거든요. 아이들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결심하게 됐죠.” 재활치료가 필요한 장애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기왕 달릴 거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마음을 모으면 좋겠다 싶어 크라우드펀딩을 했습니다. 자신의 SNS와 블로그에 마라톤 참여 동기와 어린이재활병원의 필요성, 모금액 사용 계획 등을 자세히 알리며 ‘저와 함께,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사막을 달려주세요!’를 외쳤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인 고등학교·대학교 친구들, 교수님, 직장 동료 등 가까운 지인들부터 얼굴도 모르는 시민들까지 167명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무려 704만3,543원이 모였습니다.
마라톤 출전을 앞두고 직장과 학교를 병행해야 하는 빠듯한 시간에도 준비만큼은 철저했습니다. 매일 새벽 수영 연습, 공원 달리기, 자전거 출퇴근 등 몸을 단련하기 위한 훈련은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펀딩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았습니다.
지난 4월 30일에서 5월 6일까지 배낭에 기부자 이름을 새긴 파란색 명찰을 빼곡하게 달고 황량한 사막을 쉼 없이 내달린 김채울 씨. 식량, 침낭, 식기 등 최소한의 장비를 넣은 11.5kg의 배낭을 메고 매일 40~50km를 달렸습니다.
제일 힘들었을 때는 대회 4일째 밤새 걷고 달려야 했던 80km 롱데이 구간. 수술했던 무릎의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지만 진통제를 먹어가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함께 해주신 분들 덕분에 더 힘내고 기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계에 도전하며 나눔을 실천하게 된 계기는 2014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직원 봉사자로 참여한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경기 대회’. 희귀난치병을 가진 은총이가 아빠 박지훈 씨와 도전하는 모습에 감명받아 대회 참가를 목표로 꾸준한 운동을 시작한 것.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철인3종경기 대회 선수로 완주하며 참가비를 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했습니다.
지난 5월 22일, 마라톤 완주를 마치고 귀국해 푸르메재단을 찾은 김채울 씨는 국내 유일 어린이재활병원에 써달라며 기부금을 전달했습니다. 백경학 상임이사는 “돕고 싶어도 결심하기 쉽지 않고, 결심해도 함께하자고 독려하기 쉽지 않은데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 무사히 완주한 노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라톤 틈틈이 촬영한 사막 풍경 사진으로 만든 엽서로 기부자들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 김채울 씨. “덕분에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기부 마라톤’을 이어갈 거라며 두 눈을 반짝이는 김채울 씨. 끈기와 인내, 나눔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갈 다음 도전이 기대됩니다.
*글=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김채울 씨 제공,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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