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잊게 하는 행복한 미소를 찾아서

[푸르메미소원정대 2016년 3차] 지적장애인생활시설 부천혜림원


 


“잘하고 있어요. 이제 다해갑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7월 16일, 땀도 비오듯 쏟아졌습니다. 이마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연신 훔친 자원봉사자 36명은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도 환호와 격려를 멈출 수 없었습니다. 푸르메미소원정대가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생활시설 부천혜림원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찾은 부천혜림원. 시설 종사자들의 수고로 치과치료가 이뤄질 체육실이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작년에도 참여했던 몇몇 자원봉사자들은 시설 이용자들의 얼굴을 기억하고는 반가운 인사를 건넸습니다.




▲ 부천혜림원을 찾아 중증 지적장애인 90여 명에게 환한 미소를 선물한 푸르메미소원정대 자원봉사자들.


활동의 필수품인 치료 장비와 물품을 신속히 옮겨와 동선을 살펴 배치했습니다. 체육실은 어느새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푸르메재단 소속 직원들에 더해 파란색 조끼를 입은 연세대학교 83학번 봉사단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의무실에서 초기 접수를 마친 이용자들이 기본 검진을 받았습니다. “잘 할 수 있어요. 파이팅!” 치과의사의 한 마디에 산만하게 움직이던 장애인은 입을 크게 벌렸습니다. 진단을 받자마자 곧바로 체어로 이동한 이용자에게 위생 마스크를 쓴 자원봉사자들이 “어서오세요”라며 맞이했습니다.




▲ 치과치료에 앞서 구강 검진을 꼼꼼히 하고 있는 푸르메미소원정대.


“물도 나오고 소리도 나죠?” 치위생사가 치료 기구를 이용자의 피부에 살짝 갖다 댔습니다. 어떤 치료를 받게 될지 몰라 두려워하는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랜턴을 비추고 석션을 맡은 봉사자는 이용자가 움직여서 다치지 않도록 두 손과 두 다리를 치료 내내 붙잡아주었습니다.




▲ 치료가 이뤄지는 동안 장애인의 손과 팔을 잡아주고 있는 푸르메미소원정대.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김현호(가명) 씨의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별 일없이 치료받는 동료의 모습에 자신감을 얻은 듯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분 좋게 체어에 누웠습니다. 순조로운 출발. 봉사자들은 “입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밥 맛있게 먹으러 가아죠”라며 격려했고 곁에 있던 시설 종사자들도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체력에 한계를 느꼈는지 도중에 치료를 중단해야 했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라는 그의 별명답게 다음에 좀더 오래 만나자고 약속했습니다.




▲ 장애인의 더 나은 구강 건강을 위해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푸르메미소원정대.


봉사자들이 아무리 말을 건네고 손을 잡아도 무서워하는 마음을 쉬이 떨쳐내지 못해 완강히 저항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버티는 힘이 너무 세서 10여 명이 동시에 달려들어 붙잡아야 했습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구강 건강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조금이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 여럿이 힘을 합해 구슬땀을 흘리며 치과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맨 마지막으로 치료받은 이용자가 환한 표정을 짓고 돌아갔습니다. 무려 4시간에 걸친 치과치료로 90여 명의 중증 지적장애인들에게 어제보다 나은 건강한 치아를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높은 언덕 위의 부천혜림원을 떠나오면서 “봉사하러 왔다가 오히려 봉사를 받고 갑니다”라는 한 봉사자의 소감을 가슴 깊이 새겼습니다. 푸르메미소원정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애인의 미소를 계속 만나고 싶습니다.


 푸르메미소원정대는 신한은행,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합니다.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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