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한걸음 희망을 향해
[(주)카카오 재활치료 지원사업]
▲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민호군
현호(가명/만2세) 가족은 세네갈에서 생활해왔습니다. 아버지가 그곳에서 재봉기술원을 운영하며 난민들의 자활을 돕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시설이 열악해 한국에 와서 현호를 낳고, 다시 돌아갔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청색증과 경기로 한 달 가량 인큐베이터 생활을 한 현호였지만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 돌이 되어도 좀처럼 움직임이 없는 현호가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국을 찾았고 뇌병변 장애 2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에 들어가는 재활치료비만 150~250만원.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어떤 지원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현호 가족에게 2015년 ㈜카카오가 재활치료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현호는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현호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 현호 어머니가 보내 온 손편지
안녕하세요? 현호(가명) 엄마입니다. 현호가 감사 인사를 해야겠지만, 제가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하려 합니다. 이렇게 서신으로나마 현호를 도와주신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현호의 치료비로 전전긍긍 하던 저희 가정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신 ㈜카카오와 귀한 일에 함께하는 푸르메재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가정은 지난 2012년 2월 서부아프리카 세네갈 NGO사역을 위해 재봉기술원 원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국제단체나 정부에서 파견한 NGO가 아닌 교회 소속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모래와 쓰레기 더미가 넘쳐나는 열악한 곳이었습니다. 현지 아이들은 외국인들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저희 집으로도 수시로 돌이 날아들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생활했습니다. 태중에 현호가 있었는데 불안한 마음에 식사조차 마음 놓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한국에서 현호를 출산하기로 했습니다. 심한 출혈로 병원을 찾았고 유도분만으로 현호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현호가 태어난 지 3일째 되던 날 청색증을 보이고, 1주일 후 경기를 일으켜 한 달 동안 인큐베이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응급실에 가는 날이 계속 되기도 했습니다. 뇌파검사 결과 경기파가 보였고, MRI 검사 결과 뇌손상 부위가 두 군데 있다고 했습니다. 입원 생활을 하며 현호의 경기가 멈추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현호에게 맞는 약을 챙겨 2013년 여름 다시 세네갈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할 때 오른손과 언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와 가족들은 현호가 발달장애를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세네갈에서 지내면서 경기 약을 먹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정상 발달을 할 것이라 믿고 24개월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현호가 24개월 생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기지도 못하고 과자도 혼자 먹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국에 돌아와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올 여름 현호는 뇌병변 장애 2급 진단을 받았습니다. 재활치료를 하는데 한 달에 150~250만 원 정도의 치료비가 들었습니다. 현호는 희귀난치성질환도, 산정특례대상자도, 차상위계층도 아니어서 병원비를 오롯이 저희 가정이 부담해야했습니다.
한국에 집이 있는 것도 아니라 한 달 간격으로 거주지를 옮겨 다니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지 않아서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도 수없이 들었습니다. 지원 받을 자격이 되지 않고, 서류미비로 지원신청이 안 된다는 이야기만 듣다 현호를 도와 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카카오 임직원들이 지원해주신 지원금으로 누워만 있던 현호가 기기 시작했습니다. 씹지 못해 이유식만 먹었었는데 이제는 말랑말랑한 과일을 씹어 먹기도 합니다.
현호와 저희 가정이 갈 길이 아직 멀지만, 메말라있던 저희 가족에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 카카오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뇌병변 장애를 진단받은 현호가 느리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 엄마로써 너무 행복하고 기쁩니다. 다시 한 번, 너무 감사드립니다.
Merry Christmas!
2015.12.8.
현호 엄마 올림
*글, 사진 = 신혜정 간사 (나눔사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