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장애인복지관의 마스코트 희경 씨를 소개합니다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입구에 들어서면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향긋한 커피 향기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그 끝에 ‘나무그늘 카페’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나무그늘 카페입니다.”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목소리는 바로 김희경 씨. 복지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원봉사자입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자원봉사자’ 명찰을 달고 나무그늘 카페에서 일하고, 복지관에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전천후로 활약합니다. 복지관 개관 3주년 기념 퀴즈대회에서는 공동사회자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모금행사가 있을 때는 기부 받은 물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복지관 홍보를 위해 거리 캠페인에 나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전에만 직장에 출근하는 희경 씨는 일이 없는 시간에는 꼭 정해진 역할이 없어도 복지관에 들릅니다. 쓰레기를 하나 줍거나 복지관에 처음 온 사람을 안내하거나 자기 역할을 찾아 무엇이든 열심입니다. “어떻게 저렇게 성실하고 한결같을 수 있을까?”하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칭찬합니다.
역할이 많은 희경 씨, 이제는 그냥 ‘식구’
복지관이 문을 연지 3년, 긴 시간 동안 복지관 식구로 지냈습니다. 첫 인연은 다른 지적장애 청년들처럼 복지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동청소년 방과후교실과 여러 가지 문화여가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성인이 되면서는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바리스타의 꿈을 키웠습니다.
복지관 취업 프로그램 덕에 지금은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나는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문도 받고 음료도 만들고 손님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해요.”라며 희경 씨는 바리스타로 일하는 것에 대해 만족을 표했습니다.
나눌수록 행복합니다
행복한 일을 할 수 있게 된 기쁨과 고마움 때문인지 거의 하루도 자원봉사를 쉬는 법이 없습니다. “엄마가 작은 나눔이 모여야 복지관도 우리 동네도 행복해진다고 했어요.”라며 나눔에 대한 철학도 확고합니다. 자원봉사 뿐 아니라 복지관이 문을 열 때부터 기부도 하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무엇을 하든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희경 씨는 다릅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찾았고, 꿈을 꾸고 노력했고, 이뤄냈습니다.
“바리스타를 꿈꾸는 장애인 친구들이 저 같이 복지관에서 훈련 받아 일을 많이 갖게 되었으면 좋겠어요.”하고 또박또박 말하는 희경 씨의 모습이 마음에 남습니다. 이용자에서 이제는 어엿한 기부자이자 자원봉사자가 된 희경 씨의 새로운 꿈도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글: 이지혜 사회복지사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총무팀) / 사진 : 박태호 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