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쌍둥이의 ‘칙칙폭폭 땡!’

치료를 기다리는 동안 치료사선생님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있는 이든이와 해밀이 모습
치료를 기다리는 동안 치료사선생님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있는 이든이와 해밀이 모습

얼마 전 이든이와 해밀이 자매는 ‘칙칙폭폭 땡!’ 놀이를 하기 위해 푸르메재활센터를 찾았습니다. ‘칙칙폭폭 땡!’ 놀이는 쌍둥이자매가 푸르메재활센터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오늘은 해밀(2세, 뇌병변2급)이와 이든(2세, 뇌병변3급)이 자매가 효성그룹의 장애아동 의료재활지원사업의 하나로 재활치료비를 지원받아 진행되는 언어치료와 감각통합치료가 있는 날입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유모차를 함께 타고 오는 귀여운 두 자매의 모습이 눈에 확 띄었습니다. 해밀이가 먼저 유모차에서 내리고 동생 이든이도 함께 따라 내립니다. 이든이는 손에 쥐고 있던 방울토마토를 보여주고 “터졌어요” 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아마 5층 옥상정원에서 키우고 있는 방울토마토를 따온 모양입니다.


치료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센터놀이터에서 놀이를 하며 언어치료 시간을 기다립니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쌍둥이


이든이와 해밀이는 쌍둥이 자매입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너무나 닮은 쌍둥이는 1.25kg의 이른둥이로 태어났습니다. 임신 28주에 이든이의 배에 복수가 찼고 쌍둥이 해밀이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어 해밀이만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의료진의 권유로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엄마 뱃속에서 더 자라야 할 시기에 너무나 작은 체구로 태어난 쌍둥이는 똑같이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과 뇌실주의 백질연화증으로 인한 뇌병변 장애가 생겼습니다. 장애로 인하여 대근육 및 소근육 운동, 언어, 사회성 영역에서 또래에 비해 지연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작고 여린 몸에 여러 차례의 수술과 치료가 병행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든이와 해밀이의 표정은 늘 웃음이 가득합니다.


‘비온뒤 맑게 개인 하늘’ 이라는 이름을 가진 해밀이 이야기


(왼쪽)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해밀이의 모습. (오른쪽)감각통합치료를 받고 있는 해밀이의 모습
(왼쪽)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해밀이의 모습. (오른쪽)감각통합치료를 받고 있는 해밀이의 모습

재활센터에서 만난 언니 해밀이는 놀잇감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해밀이는 뇌병변 2급으로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3개월 주기로 고열과 함께 경기가 일어나고 있어 경기약도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밀이는 양하지마비 진단을 받은 아이라고 생각지도 못할 만큼 잘 걷고, 센터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꾸준한 치료로 인하여 걷는 것과 팔다리를 사용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그러나 언어는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가장 필요한 치료였지만 비보험 치료(회당 4만 5천 원)라 엄두도 내기 어려웠던 언어치료와 감각통합치료를 효성그룹의 지원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해밀이의 언어평가 결과 생활연령에 비해 수용언어는 9개월 정도 지연되며 표현언어는 제한된 단어 사용과 자발적 의사표현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아직 해밀이는 본인의 이름도 말하기 어려워하며 “내꺼” “니꺼” 그리고 “응”이라는 대답 정도의 간단한 단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치료 받기 전에 비하면 한 단어 정도의 표현이 가능해졌고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를 모방할 수도 있습니다.


재활센터 정유진 언어치료사는 “해밀이는 이제 막 언어가 발달하고 있는 중이예요. 치료 시작 4개월이 지난 지금 해밀이의 언어발달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어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고, 이 시기에 적절한 언어유발 자극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언어치료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해요.”라고 이야기 합니다.


효성그룹의 지원으로 점점 나아지고 있는 해밀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적절한 시기에 치료 받을 수 있는 기회와 관심입니다.


‘착하고, 어진’ 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든이 이야기


립스틱을 바르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거울을 보고 있는 이든이의 모습
립스틱을 바르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거울을 보고 있는 이든이의 모습

동생 이든이는 립스틱을 바르고 거울 보는 것을 좋아하는 꼬마 아가씨입니다. 주변 사물에도 관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입니다.


이든이는 해밀이와 마찬가지로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과 뇌실주의 백질연하증으로 인한 뇌병변 장애 3급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숙아호흡곤란증후군과 백질연화증으로 5개월간 중환자실에 입원하였고, 생후 한 달 괴사성장염수술, 소장일부를 절제하였고 인공항문을 만들어 장과 연결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왼쪽 편마비진단을 받은 이든이는 왼쪽 기능저하 및 사용 빈도저하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래의 발달단계로 본다면 걸어 다닐 수 있는 나이지만 아직 이든이는 기어다니고 있는 상태입니다.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어서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올해 이든이는 신체적으로도 많이 성장하였고 언어적으로도 큰 발전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효성그룹의 지원으로 받아온 언어치료를 통해서 쉬운 말과 또래 연령 수준의 수용언어를 증진하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이든이는 본인의 간단한 의사표현과 두 단어 이상의 문장을 말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정유진 치료사는 “이든이는 치료효과가 아주 좋은 상태입니다. 그동안 언어유발 자극을 통해 언어폭발기에 있는 상태로 앞으로도 더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평가하였습니다.


전세금을 빼서라도 아이들의 치료가 우선입니다


쌍둥이자매의 양육을 주로 책임지고 있는 외할머니와 함께 있는 이든이의 모습
쌍둥이자매의 양육을 주로 책임지고 있는 외할머니와 함께 있는 이든이의 모습

쌍둥이와 함께 아버지, 어머니, 4개월 된 여동생 이렇게 5명이 한 가족입니다. 쌍둥이의 아버지는 전도사로 일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올해 태어난 동생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월수입 150만 원은 2013년 5인가구 기준 최저생활비(183만2,483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또한 쌍둥이네 가족은 변변한 집이 없어 교회에서 제공한 사택에서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수입 외에는 경제활동이 없기 때문에 차상위계층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이들의 재활치료비와 양육비 충당이 어려워 도움이 많이 필요한 가정입니다.


손이 많이 필요한 쌍둥이 자매는 동생을 돌봐야 하는 부모님과 떨어져 외할머니댁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 치료에 적극적인 가족은 모두 쌍둥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쌍둥이들 치료에 더욱 적극적입니다.


“아이들의 치료가 제일 중요해요. 적정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건 아이들의 건강과 치료예요. 꾸준히 들어가는 치료비가 부담이 되긴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금을 빼서라도 치료를 계속 진행하려고 해요.”라고 할머니는 말씀하십니다.

아이들이 치료를 받으면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 흐뭇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아이들이 커가면서 들어가게 될 치료비와 양육비 그리고 의료비 이야기에서는 얼굴에 근심 걱정이 가득하십니다.


할머니는 현재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도 함께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쌍둥이 자매까지 돌봐야하는 상황임에도 할머니는 치료에 적극적입니다.

이든이와 해밀이 쌍둥이  자매의 건강 상태가 좋아진 것은 모두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공이라며 재활센터의 의료진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해준 효성그룹  감사합니다.


함께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쌍둥이 해밀이와 이든이 모습
함께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쌍둥이 해밀이와 이든이 모습

“우리 해밀이와 이든이 같은 아이들이 참 많아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치료받을 곳이 마땅치 않은데 이렇게 푸르메재활센터가 세워져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건물에서 양, 한방 치료를 모두 받을 수 있고 치과 치료도 받을 수 있어서 참 편하고 좋아요. 또 효성그룹에서 재활치료비를 지원해주니 치료비 부담 없이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라며 할머니는 손가락을 치켜 올리십니다.


올해 10월이면 지원이 마무리 되어 다음 치료비 걱정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효성그룹의 지원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쌍둥이 자매는 한 뼘 더 자라고 있습니다.


*글, 사진= 신혜정 간사, 기영남 팀장 (나눔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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