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함께 구름 위를 걸어 보시겠습니까?”
[2013년 정형신발(인솔) 2차 지원 대상자 소감 : 지적장애인 황문수 씨의 인솔 착용기]
다시 뛸 수 있을까점심을 먹고 나면 다른 친구들은 농구나 축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저는 그저 벤치에 앉아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에 만족해야 합니다.
4년 전 농구를 하다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서 다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 줄곧 소소한 부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신나게 뛰어 노는 사람들과 달리 전 조금만 빨리 걷거나 뛰면 넘어지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뛰어 놀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았습니다. 균형을 잡지 못하는 내 몸에 대한 불만과 세상에 대한 원망이 조금씩 커져 갔습니다. 물리치료를 통해 몸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다리 근력도 키우고 균형 잡는 훈련을 하며 남들처럼 재미있게 운동할 날을 기다려 봅니다.
내 발에 꼭 맞는 기쁨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일하는 ‘바다의별’ 직업재활센터 선생님께서 푸르메재단에서 정형신발과 맞춤형 깔창인 인솔을 지원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제 발에 꼭 맞는 인솔을 착용하고 걸으면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고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푸르메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워킹온더클라우드’라는 곳에서 독일인 슈마이스터가 제작한 정형신발(인솔)을 신고 기뻐하는 사연들을 봤습니다. 저도 꼭 선정되고 싶은 마음에 지원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며칠 뒤 기다리던 선정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앞으로 제 삶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는 기대했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매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발모양을 스캔하고 그동안 불편했던 신발과 발의 상태에 대해 슈마이스터 쉐퍼 씨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발 관리와 보행 요령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앞으로 바른 자세로 걷는 연습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얼마 후 인솔이 완성됐다는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매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 동안 손꼽아 기다렸던 인솔을 받아보고는 신발에 착용해 보았습니다. 왜 매장의 이름이 ‘워킹온더클라우드’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걸을 때마다 압박으로 생긴 티눈 때문에 아파서 저녁에 잠도 제대로 못잤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도 수차례 받았지만 매년 재발해 걷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인솔을 착용한 신발을 신는 순간 구름 위를 걷는 듯 발바닥 통증에서 해방되었고 빨리 걷거나 뛸 때에도 기대 이상으로 가뿐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날마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
취업을 해야 할 나이지만 오래 서 있을 경우 발바닥 통증이 심했습니다.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다리 때문에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취업에서 수없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 활동도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구직 활동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언젠가 원하는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출근하기 위해 신발 끈을 매는 순간,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저와 함께 구름 위를 걸어 보시겠습니까?”
저에게 이런 큰 자신감과 기쁨을 선물해주신 푸르메재단 관계자와 워킹온더클라우드 매장 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사진= 황문수 (27세, 2013년 2차 인솔 지원 대상자), 편집= 기영남 팀장 (나눔사업팀)
푸르메재단에서는 워킹온더클라우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발의 변형이나 양 다리의 길이 차이 등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 12∼60세 미만의 장애인에게 정형신발과 인솔을 지원합니다. 2013년 정형신발(인솔) 지원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 정형신발 지원사업 신청안내 자세히 보기
◆ 정형(整形)신발은 발에 장애나 질병, 잘못된 보행습관 등으로 통증을 느끼고, 건강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적합하도록 제작됩니다. 발의 변형 진행을 막고 제대로 걸을 있도록 특수 제작합니다.
◆ 인솔(insole)은 변형된 발의 구조와 모양을 바로잡도록 제작된 맞춤형 깔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