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원정대’가 3년 만에 다시 찾은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4월 28일, 미소원정대가 찾아간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4월 28일, 미소원정대가 찾아간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한동안 흐린 날씨로 몸도 마음도 찌뿌둥했었는데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던 지난 28일. 푸르메재단의 찾아가는 치과 봉사단 ‘미소원정대’가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3년 전에 미소원정대가 찾아갔던 곳이기도 합니다.


‘나는 시장에 간다. 사고 싶은 물건을 산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독립연대 건물 앞에 적힌 글귀입니다. 비장애인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중증장애인들에게는 행복이라고 합니다. 이 평범한 일상을 얻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독립연대입니다.


먼저 능수능란한 손놀림으로 진료실을 세팅하고, 원정대원 간에 인사를 나눈 뒤 파트별로 업무를 분장합니다. 이 와중에 약속시간보다 일찍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분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치과치료를 위해 이른 시간부터 서두르셨을 분들을 보니 우리 원정대의 손도 빨라졌습니다.


치과 진료를 위해 장비를 세팅하는 원정대원들
치과 진료를 위해 장비를 세팅하는 원정대원들

그래서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오신 순서에 따라 이름을 확인하고, 혈압도 체크하고, 어디가 불편하신지 여쭤봅니다. 그리고 곽철 원장이 어떤 처치가 필요한지 진단하고 차트를 진료 파트로 넘깁니다. 그러면 진료파트에서는 고범진 원장과 치위생사, 자원봉사자들이 일사분란하게 치과 치료와 스케일링, 불소도포 등을 진행합니다.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못해 치과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올바른 양치질 요령도 꼼꼼히 알려드렸습니다.


(왼쪽)치과 진료를 위해 모인 중증장애인분들 (오른쪽)혈압과 불편 부분을 체크하는 원정대원들
(왼쪽)치과 진료를 위해 모인 중증장애인분들 (오른쪽)혈압과 불편 부분을 체크하는 원정대원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반까지 40명의 장애인분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독립연대를 찾아오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께 그동안 제대로 된 치료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미소원정대를 통해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생겼고, 치아관리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원정대원의 표정에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는 고엽제 때문에 치아를 하나도 못쓰게 됐어. 위에도 틀니고, 아래도 틀니야. 틀니를 하고는 한번도 치과에 안가봤어.”

 “이게 임시 틀니야? 나는 이것만 있으면 틀니가 다 완성된 것인 줄 알았어. 정말 몰랐어. 알려줘서 고마워”

 “태어나서 스케일링이라는 걸 처음 받아 봤어요. 입이 정말 개운한데요.”

 “치료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말 많이 망설였어요. 내가 긴장하면 몸이 강직돼서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아이가 5살인데 아직도 손가락을 빨아요. 이는 괜찮을까요? 혹시나 이가 돌출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미소원정대 진료에 참여한 사연도 여러 가지입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이 있습니다. 진료가 끝나면 하나같이 치아를 드러내시며 웃어 보이신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원정대원들의 손을 잡고, 연신 고마움을 표합니다.


(왼쪽)스케일링 중인 이미희 치위생사 (오른쪽)치과 질환을 치료 중인 곽철 원장님
(왼쪽)스케일링 중인 이미희 치위생사 (오른쪽)치과 질환을 치료 중인 곽철 원장님

오늘 처음 미소원정대에 참가한 곽은미 치위생사는 “1년여 만에 장애인 치과 진료를 해봤는데 해드리고 싶은 것이 많아 욕심을 좀 냈다”며 “그게 오히려 장애인분들을 힘들게 한 건 아닌지 염려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서 새로 온 원정대원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왼쪽)첫 번째 독립연대에서의 활동을 마치고 모인 원정대원들,2010년 (오른쪽)두 번째 독립연대에서의 활동을 마치고 모인 원정대원들
(왼쪽)첫 번째 독립연대에서의 활동을 마치고 모인 원정대원들,2010년 (오른쪽)두 번째 독립연대에서의 활동을 마치고 모인 원정대원들

2013년 활동을 모두 마치고 3년 전, 그 장소(?)에서 사진 한 컷을 찍었습니다. 몸은 피곤한 하루였지만 치료받은 장애인분들과 원정대원 모두가 웃음 지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글/사진=기영남 나눔사업팀장



이번 미소원정대에 함께해주신 고범진, 곽철 원장님, 김경선, 이미희, 곽은미, 이민종 치위생사님, 배민화, 박미리, 이지연, 임병진, 최용재, 조혜진님. 여러분 덕분에 미소원정대가 더욱 미소 지을 수 있을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처음으로 함께 하신 곽철 원장님, 이미희, 곽은미, 이민종 치위생사님, 배민화님 앞으로도 좋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