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과 시각장애가족의 따뜻한 동행 '만지는 박물관'
지난 21일은 토요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종로장애인복지관에서 싱가포르항공과 손잡고 국립맹학교의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시각장애로 인해 경험할 수 없었던 박물관 관람의 기회를 갖고, 어머니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를 보살피느라 즐길 수 없던 문화생활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특히 종로복지관이 위치한 세종마을 푸르메센터의 이웃인 국립맹학교와 함께 지역의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벌이는 첫 행사였기에 더욱 신중히 준비했습니다. 취지에 공감한 싱가포르항공 임직원들 또한 처음 접하는 장애 어린이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싱가포르항공 임직원들이 준비하고 있는 행사장으로 장애어린이들과 가족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설렘과 함께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어린이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만남이 낯설고, 싱가포르항공의 봉사자들은 처음 만나는 장애 어린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도 잠시,서로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면서 조금씩 벽을 허물어 갔습니다.어머니들은 문화여가 티켓을 받아 예술의전당으로 이동하고,어린이들은 봉사자와 어린이민속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준비 했던 옷까지 맞춰 입고 이동하는 동안,창밖 풍경을 설명해주는 봉사자들은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눈이 되어주었습니다.
처음 느껴본 박물관,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국립어린이민속박물관은 시각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에게는 별세계였습니다.'만지는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만지고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딱딱한 역사 교육이 아니라 흥부전의 한 장면을 직접 해보고 만져보거나 한복을 입어보기도 하고,전통 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재미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알찬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의 눈이 되어 일일이 설명해주고 만져볼 수 있게 해 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더욱 알찬 체험이 될 수 있었습니다.한 어린이는“처음에는 낯설고 무서웠는데 잘 웃어주고 잘 도와주셔서 아주 재미있었다”며 봉사자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싱가포르항공 직원도“누군가의 눈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매우 소중하고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마음을 열고 곁을 내어준 어린이에게 고맙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관람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들과 봉사자들, 어린이들이 마지막으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마음으로 서로를 헤아릴 수 있는 가족이 된 것만 같았습니다. 한 부모님은 “아주 오랜만에 육아에 대한 부담감 없이 문화생활을 했다”며 “항공사 직원들의 특성상 잘 웃고 보살필 줄 아는 분들이라 아이들이 마음을 연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유난히 봉사자를 서먹해하던 한 어린이는 헤어지기 싫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친구가 되었나 봅니다.
이번 행사의 진행 비용을 기부하고, 봉사자로 직접 참여한 싱가포르항공의 직원들은 “앞으로도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함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진심으로 함께해주신 싱가포르항공 임직원 여러분과 마음을 열어준 어린이들, 참여해주신 어머니들께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