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어린이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선물-2011 정형신발 지원사업 선정 어린이들의 워킹온더클라우드 방문기
장애어린이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선물
2011 정형신발 지원사업 선정 어린이들의 워킹온더클라우드 방문기

지난 2일, 푸르메재단에서는 2011년도 장애어린이·청소년 정형신발 지원사업에 선정된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의 어린이들과 함께 워킹온더클라우드 매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정형신발과 맞춤형 깔창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매장을 방문하여 발 상태를 살피고 측정해야 합니다. 어린이들은 발에 꼭 맞는 신발과 깔창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발 측정에 적극 협조하였습니다.

이름이 불려진 어린이는 부모님과 함께 측정실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이름이 불릴 때 마다 부모님은 환호하며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그 모습에서 발의 변형과 맞지 않는 신발로 인해 겪어왔을 불편과 새 신발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느껴졌습니다. 자리에 앉은 어린이들은 마냥 신나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조금은 낯설고 또 조금은 무서운 모양입니다. 한 어린이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울며 도망치려고 해서 모두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뇌성마비로 인해 뇌병변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은 발과 다리의 모양에 변형이 생겨 어릴 때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발을 만지면 지레 겁을 먹고 싫어한다고 합니다. 발 상태를 확인하던 독일의 슈마이스터 에발트 쉐퍼(Ewalt Schaefer)씨는 이런 아이들의 경험을 고려해 더욱 친절하게 아이들을 대했습니다.
스캐너 등을 이용한 정밀한 발 상태 측정은 어린이 한 명당 30분 이상이 걸렸습니다. 그 중에는 발바닥 안쪽의 오목한 아치 부분이 무너져 내려 평발에 가깝게 변형된 아이도 있었고, 발꿈치를 들어 올려야만 설 수 있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몸의 신경이 연결된 반사구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신체부위가 발이라는데, 어린이들의 건강마저 걱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변형되고 손상된 발로 서거나 걸을 때 얼마나 아프고 불편했을까요.
보행시의 고통을 줄이고 남아있는 기능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형신발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정형신발 가격은 200만원에 달합니다. 워낙 고가이다보니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찾게 되거나, 기성신발을 신는 일이 많습니다. 국가에서 정형신발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년 22만원의 보조금으로는 제대로 된 신발을 구입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어린이들이 계속 자라니 부모님들의 부담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발 상태 측정 이후에는 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한 명 한 명에게 앞으로의 제작 방향을 설명하는 쉐퍼 씨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섬세한 배려로 어린이들의 상태에 꼭 맞는 신발과 깔창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대가 더 커졌습니다.
상세한 설명까지 듣고 난 뒤, 다른 아이들이 끝나기를 함께 기다리고 있던 부모님들은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이는 계속 자라고 발도 커질텐데 그때는 또 어떻게 신발을 사주지요?”하고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하시는 어머님들을 위해, 재단은 성장기 어린이의 발 모양 변형과 성장에 맞는 체계적인 사후 관리를 함께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
푸르메재단과 워킹온더클라우드가 함께하는 정형신발지원사업을 통해 2008년부터 100여명의 장애인들이 발에 맞는 제대로 된 신발을 갖게 되었습니다. 올해에도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과 서울정진학교의 40명의 어린이들이 꼭 맞는 신발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하나의 신발을 만들기 위해 한 달이라는 긴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당장 새 신발을 신고 돌아갈 수 없었지만 신발 제작을 위해 쉐퍼 씨를 만난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선물이 되었습니다. 정형신발을 신고 밝은 웃음을 되찾을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글,사진=이예경 배분사업팀 간사
![]() | 쉐퍼 씨는 독일에서 온 슈마이스터로 현재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장애어린이들을 사랑하는 쉐퍼 씨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푸르메재단 ‘정형신발 지원사업’을 통해 100여명의 장애인에게 손수 만든 정형신발을 선물했습니다. * ‘슈마이스터(Schuhmeister)’란 독일어로 ‘정형(整形) 신발 장인’을 의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