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길순 여사, 푸르메재활센터 건립에 2억원 기부

“장애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세요!”


푸르메재활센터 건립을 위해 2억원을 기부한 오길순 여사(77)와 강지원 푸르메재단 대표
푸르메재활센터 건립을 위해 2억원을 기부한 오길순 여사(77)와 강지원 푸르메재단 대표

홀로 사시는 70대 후반의 할머니가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2억원을 기부했다.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 공익법인 푸르메재단(이사장 김성수 성공회 주교)이 지난 11월 푸르메재활센터 건립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개인으로는 첫 고액기부자가 탄생한 것이다.


“장애어린이를 위한 아름다운 재활센터 지어주세요!”










푸르메재활센터 조감도
푸르메재활센터 조감도


기부의 주인공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사는 77살 오길순 여사. 오 여사는 7일 오전 11시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재단 사무실을 몸소 찾아 기부금을 건냈다.


평소 장애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에 관심이 많았다는 오 여사는 최근 강지원 푸르메재단 대표가 출연한 TV공익광고를

보고 내년 봄부터 효자동 네거리에 짓게 되는 푸르메재활센터 건립을 위해 기부를 결심했다. 오 여사의 결정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태로 연말연시 나눔의 분위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뜻깊다.



오길순 여사는 “1천원짜리 김밥으로 한 끼를 때워도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고, 다리가 불편하지만 택시 대신 늘 지하철을 이용한다”면서 “수십년 전에 사둔 땅을 조금씩 팔아서 기부를 하고 있는데, 평생 크리스찬으로 살면서 나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쓴 일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1천원짜리 김밥, 지하철로 생활비 아껴 수십억 기부


80을 목전에 두고 ‘나눔’으로 삶을 정리하고 싶다는 오 여사는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 편인데, 기부를 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20여년 동안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며 살아온 덕분인 것 같다”고 수줍게 말했다.


남편과 사별 후 2년 반 전부터 실버타운에서 혼자 살고 있는 오길순 여사는 20년 넘게 놀라울 만큼 적극적으로 기부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93년 총신대에 장학금 3,5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에 기부한 누적금액만 10억원에 이른다. 2008년 3월에는 적십자사에 3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장애인단체의 나눔의집 건립에 기부, ‘포천시장상’을 수상하는 등 여러 장애인 시설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나누면 편안하고 건강해집니다!”


특히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오 여사는 “평소 장애인 시설을 자주 방문하면서 휠체어 등 기본적인 보조기구조차 없어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많이 만나면서 그들의 심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 여사는 이 밖에도 드러나지 않는 수많은 기부활동을 벌여오면서도 친척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도 드러내지 않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기부소식이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오길순 여사가 강지원 푸르메재단 대표 및 백경학 상임이사 등 임직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길순 여사가 강지원 푸르메재단 대표 및 백경학 상임이사 등 임직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이웃들의 도움이 없으면 홀로 일어서기 매우 힘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평소 생활에서 자신을 위한 것을 조금씩이라도 아껴서 주위의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기 바랍니다.”


* 글,사진= 정태영 기획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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