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행복한 비밀이야기입니다
“ 거기 가면 정말로 장애인도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 네, 맞습니다.”
아침부터 전화벨이 쉬지 않고 울리는 이곳은 장애인이 치과진료를 받을 수 있는 푸르메나눔치과입니다.
치과를 가시는 장애인 환자 중 진료 거부를 당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 입니다. 우선 의료진이 장애인을 치료한 경험이 없으셔서 치료자체를 두려워하시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용이 비싼 보철치료를 장애인들이 감당할 수 없다고 여기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환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이유로 장애인들은 진료거부를 당할 때 참으로 암담하다고 말합니다. 마음에 또 하나의 상처를 받게되는 거지요. 푸르메나눔치과에 들어서면 경남 창원과 부산, 전남 보성, 심지어 제주도에서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첫 차에 타고 오신 많은 장애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산 넘고 물 건너 어렵게 찾은 푸르메나눔치과는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 작습니다. 20여평 되는 작은 공간에 유닛체어 3대가 놓여 있고 그 사이로 의료팀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치료해드리기 위해 뛰어다니는 상근 선생님과 자원봉사 의사선생님, 웃음을 잃지 않는 치위생사, 의료기구를 묵묵히 소독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면 ‘아! 이곳이 내가 치료받을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드신답니다.
오전 10시가 되면 전국에서 푸르메나눔치과를 찾은 장애인들이 무릎을 맞대고 대화의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15일 치과에서는 참으로 가슴 뭉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이동준 원장님에게 진료를 받으시던 장애인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신 할아버지께서는 이까지 몹시 흔들려서 생활하시기 힘드셨다고 합니다. 원장님은 이 분을 찬찬히 검진하신 뒤 틀니 사용을 권장하셨습니다. 치과에서는 크게 할인을 해드려 84만원의 견적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금액을 들으신 뒤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틀니를 제작을 하는 다음 진료일정을 잡지 않으신 채 치과를 떠나시려 했다는 겁니다.
이 때 옆에 계시던 다른 장애인 한 분이 할아버지와 의료진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계셨나봅니다. 이 분께서는 먼저 카운터를 찾아 신용카드를 건네주시면서 무작정 계산을 해달라고 말씀하셨답니다. 당신은 치료비가 감면돼 내실 돈이 없으신데 무슨 계산인가 직원이 의아하게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그냥 50만원 먼저 계산해 주세요”
(눈을 찡끗하시면서 작은 메모쪽지를 건네주셨다고 합니다)
단정하게 쓰여진 메모쪽지 한 장이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적셨습니다.
"다음에 와서 나머지 돈도 드릴테니 저 분을 잘 치료해 주십시오."
같은 장애인으로 그리 넉넉해 보이시지 않으셨지만 더 어려운 분을 보고 도우면서도 행여 도움을 받는 분의 마음이 상하실까봐 배려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는 조금 더 많은 것을 가진 뒤에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합니다.
내가 지금 남을 도울 처지는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내가 가진 것의 일부를 나누는 것부터 천천히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에게 삶에서의 나눔 실천을 보여주신 비밀의 천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