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방문
지난주 금요일 아침 푸르메재단 사무실에는 재단의 열렬한 후원자인 아동문학가 임정진 선생님께서 일본인 부자(父子)를 모시고 오셨습니다. 서글서글한 눈매의 할아버지와 눈썹이 짙은 30대 깍듯한 남성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목사이면서 사회운동가인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씨입니다. 1973년 청계천변을 찍은 사진으로 대표되는 60,70년대 한국 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기증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되는데 이 기회에 푸르메재단 소식을 들으시고 방문하신거지요.
노무라씨께서는 일본 내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목격하고 한국인에 대한 봉사활동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인 차별이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게 되었고, 이를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마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빈민구호활동을 결심하신 거지요.
1968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후 1973년부터 1985년까지 한국을 50여 차례 방문해 빈민구호활동을 벌이면서 바쁜 일정 중에도 틈틈이 청계천을 비롯한 서울 도심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그의 사진은 한국인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고도성장을 준비했던 1970년대 서울은 하루가 다르게 고층빌딩이 올라갔지만 청계천변 판자촌의 모습처럼 그림자도 짙게 드리워진 시기였고 그런 모습을 노무라 할아버지께서 사진에 담아서 우리에게 되돌려준 것입니다.
이날 재단이 건립된 취지를 들으신 노무라씨는 "아드님 이름을 마코토(眞理)라고 지었다"고 말하시면서 "진리는 늘 승리하시는 법"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노무라씨 부자는 어린이재활센터를 방문해 어린이들을 안아주시며 장애인과 한국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셨습니다. 특히 마코토씨는 부인이 치과의사라며 준비한 어린이용 칫솔을 어린이들에게 선물하셨습니다.
노무라씨께서는 한국의 거대한 교회에는 하나님이 없는데 이곳에 와보니 진정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푸르메재단이 더욱더 장애인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푸르메나눔치과에도 방문해 의료진과 사진을 찍으신 뒤 노무라씨 부자는 즉석에서 소중한 기금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열렬한 푸르메재단 후원자이신 임정진 선생님께서도 이번에도 어김없이 지난 한달 모은 동전통을 건네주셨습니다.
아름다운 분들이 있기에 푸르메재단의 미래가 밝은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기금을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노무라 할아버지, 마코토씨, 임정진 선생님! 당신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글,사진=최성환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