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아라모드’의 따뜻한 연탄나눔
서울 서초구 양재2동 재활용센터 인근에 있는 잔디마을은 비닐 하우스에 판자를 대고 32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 공동체입니다.
12월13일 아침 9시, 굴뚝 사이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랐습니다. 마을회관에서는 동네 어르신들이 자원봉사자들을 맞기 위해 따뜻한 차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였습니다.“20년 만에 이렇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곳 마을에 연탄이 배달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마을 공동체 대표를 맡고 있는 서양석씨는 ‘살다 보니 이런 좋은 일도 있구나’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날 잔디마을에서는 따뜻한 연탄 나눔 행사가 열렸습니다. 푸르메재단, 동아일보, 사랑의연탄나눔운동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랑의 연탄나눔’ 캠페인에 ‘27아라모드’로 유명한 의류 전문회사 ㈜유화의 임직원 20여명이 함께했습니다.
잔디마을에 배달되는 연탄은 총 6,000장. 유화 외에도 대명GEC, 좋은산악회 소속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함께 연탄을 날랐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연탄나눔에 참여한 유화 임직원들은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연탄이 배달될 각 가정까지 길게 양쪽으로 서서 연탄 하나씩 릴레이로 전달하여 연탄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빨리빨리 전달해. 두 장씩 안돼? 요령 피우지 말고 어서 하자고!” 직원들은 누구의 지시 없이도 알아서 척척 연탄을 쌓고 날랐습니다.
일반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이민주씨 외 4명도 유화 직원들과 함께 했는데, 몇 년 같이 생활했던 사람들처럼 구김살 없이 ‘여전사’, ‘시스터즈’로 불리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어느새 2시간 반 만에 연탄 나눔 행사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날씨도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처럼 따뜻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다 보니 생각보다 일찍 끝이 났습니다.
㈜유화의 김흥준 실장은 “그동안 다른 봉사활동을 해온 적은 있지만, 이렇게 연탄 나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고 했습니다.
30명의 임직원들은 연탄 후원금으로 1~2만원씩 십시일반으로 모아 총 139만원을 기부해 주셨습니다.후원금이 많고 적음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연탄을 나르고, 작은 정성이라도 모두가 참여해 후원금을 모으는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올해 겨울은 경제한파가 더 심할 것이라고 하는데, 연탄을 나르는 이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희망으로 전달되길 기대해 봅니다.
봄이 오면 마을 이름처럼 잔디마을에도 파란 잔디가 피어 날 것입니다.
*글,사진=푸르메재단 임상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