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스토리 사진전시회에 초대합니다.

현대 디지털 문명으로부터 소외돼왔던 국내 장애인들이 사진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전시회까지 열게 됐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사진교실 : 포토스토리>에 참가한 수강생들의 졸업작품전 형식으로 꾸며지는 이번 사진전은 푸르메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했습니다. 지난 7월 17일 시작된 사진교실은 매 기수마다 7주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리』 엄지수(18)
『다리』 엄지수(18)

『악수』김연화(16)
『악수』김연화(16)

지난 10월 28일 2기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연말을 맞아 1,2기 수강생 28명의 작품 48점을 함께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인들이 체계적인 사진수업을 받고, 그 결과물로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정식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으로, 국내 장애인 문화예술 교육부문에 대단히 혁신적인 의미로 다가갈 전망입니다.


교육은 철저히 수강생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되었습니다. 장애청소년들의 신청을 받아 꾸려졌던 1기가 사진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소통하는 즐거움을 배우는 시간이었다면, 서울농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2기는 사진촬영의 노하우를 테크닉 중심으로 터득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소통』 목혜미(18)
『소통』 목혜미(18)

『코스모스산』 이윤남(17)
『코스모스산』 이윤남(17)

무엇보다 장애인들은 사진을 통해 자신감을 키웠습니다. 자택에서 쇼핑몰 상품 디자인으로 일하고 있는 곽인숙(50·지체장애) 씨는 이번 사진교실을 통해 처음으로 집 밖을 나와서 세상 사람들과 만났다고 합니다. “매 시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면서 성격이 쾌활해졌다”는 송시원(18·지적장애) 군은 스스로 사진교실 스텝을 자처하기도 했습니다.2기 사진교실에 참가한 서울농학교 학생 16명의 관심과 열기는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수화통역을 맡았던 서울농학교 서기홍 선생님은 ‘학생들이 이렇게 집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면서 놀라워하기도 했습니다. 황선희 선생님 등 강사진 역시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불편한 몸으로 사진을 찍는 수강생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의 열정에 감동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마음 가는 대로 찍고, 내 사진을 남들과 함께 즐기는 것 자체가 사진, 나아가 예술의 본질에 맞닿아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세상을 향한 장애인들의 작은 몸짓들이 남긴 소박한 흔적입니다. 이 작품들이 아직도 선뜻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수많은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애인들의 시선이 포착한 다양한 세상의 표정들이 궁금한 마음 따듯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시회 관람은 무료이고,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현상하는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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