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인 수녀님, 서강대 특강 ‘나의 젊음, 나의 희망’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때까지”
“한 사람이 꿈꾸면 그냥 꿈으로 끝나지만 세 사람 이상이 꿈꾸면 현실이 됩니다.”
11월 11일 오후 4시30분 서강대 이냐시오관에서 ‘한국의 누워있는 피카소’로 불리는 윤석인 수녀님의 ‘희망’ 강연이 열렸습니다. 이 강연은 푸르메재단 문화소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됐습니다. 강연 전부터 학생과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강연장 입구에는 윤 수녀님 작품 20점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강연에 앞서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 소장인 김용해 신부님(푸르메재단 공동대표)은 “‘윤석인 수녀님의 오늘 강연이 장애인을 이해하고 소외된 우리이웃을 다시 한번 되돌 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한 뒤 “과거에는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이 추앙받았지만 이제는 남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이 됐다”며 “여성 지적장애인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윤석인 수녀님의 강연을 듣게 돼 영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연에 앞서 서강대 아카펠라 동아리 ‘입맞춤’의 축하공연도 열렸습니다. ‘입맞춤’은 윤석인 수녀님을 위해 특별히 미국의 시각장애인 팝가수로 유명한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를 불러, 강연장을 흥겹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윤석인 수녀님의 강연이 시작됐습니다. 11살 때 류마티스 관절염의 일종인 급성 소아류마티즘에 걸려 뼈가 서로 붙어 굳어져 양손과 얼굴 외에는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일, 40년 넘는 세월을 휠체어에 누워 지내야만 했던 이야기를 실타래를 풀듯 잔잔하게 들려주셨습니다.
한때 삶을 비관해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던 윤 수녀님은 30살이 되던 해, 홍대 미대생으로부터 미술지도를 받으면서 새로운 삶에 눈이 뜨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누워 그림을 그리려했는데 화판을 기댈 방법을 몰라 소파에 누운 채 소파 틈새에 베니아판을 고정스킨뒤 그 위로 스케치북을 걸쳐놓고 그림을 그리셨다고 합니다..
뒤늦게 작은예수회 수녀로 종신서원을 한 수녀님은 전화 받는 일과 같은 단순한 일을 최선을 다해 처리하면서 박성구 신부님에게 신뢰를 받게되면서 결국 수녀원 원장으로 임명돼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많은 일을 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수녀님은 시장 보고 은행 업무를 하는 일도 직접 하고 불편하신 몸으로 제주도와 마라도까지 거침없이 다니셨다고 말씀하셔서 청중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셨습니다.
그림에도 정성을 쏟으셔서 서울 양재동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한 개인전을 시작으로, 미술학도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마 바티칸 직속 라삐냐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다고 합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신 것을 계기로 여성 중증장애인 생활공동체인 ‘성 가정의 집’ 원장을 맡아 우리 사회 가장 소외된 계층인 여성중증장애인과 동고동락하며 이들이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십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동행해 주신 모든 분들의 사랑이 있기에 아픈 관절을 움직여 그림을 그리고 마음과 정성을 다해 기도하며 꿈을 꿉니다.”
강연이 끝난 후 윤수녀님은 청중들에게 자신의 전시회 도록에 일일이 사인 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고 계신 윤석인 수녀님의 이날 강연은 청중 들의 가슴에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글,사진=임상준 푸르메재단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