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로 떠나는 장애청소년들의 특별한 여행


2008년 10월 22일. 푸르메재단은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받아 경인고등학교, 용산고등학교, 국립서울농학교, 주몽재활원, 홀트학교의 장애청소년들와 함께 도라산 전망대와 임진각으로 '평화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특히 어려서 해외에 입양되었다가 다시 고국을 찾은 분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평화여행’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오전 7시 30분. 참가 학생들과 봉사자들이 집결지인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속속 도착 했습니다. 아침 일찍 오느냐 아침식사를 하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서 무시루떡과 음료를 나눠주었습니다. 무시루떡은 햇무가 맛있는 가을철에 주로 해먹는 황해도의 대표적인 떡으로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고 한 마을의 조상신이나 수호신에게 제사하던 동신제에 쓰던 떡이기도 합니다. 참가자들은 무시루떡을 맛있게 먹으며 오늘 행사의 평안을 기원했습니다.



오전 8시 10분. 드디어 출발입니다. 차량 안에서 정태영 팀장님이 참가자 소개와 행사 일정 등을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북한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정겨운 순 우리말 알아맞히기 퀴즈 시간도 가졌습니다. 퀴즈를 잘 맞힌 주몽재활원의 영빈 이와 철만 이에게는 예쁜 책갈피 선물이 돌아갔습니다.



오전 9시 50분.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송악산과 개성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도라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미리 도착해계셨던 김영규 한미연합군 공보관님이 우리 친구들을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습니다.



오전 9시 50분.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송악산과 개성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도라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미리 도착해계셨던 김영규 한미연합군 공보관님이 우리 친구들을 환한 미소로 반겨주셨습니다.



휠체어를 타는 철만이와 키가 작은 소연이는 망원경 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쓰지 못하는 철만이는 휠체어 등받이 위에 힘들게 걸 터 앉고서야 망원경 렌즈에 눈을 댈 수가 있었고, 발 받침대 위에 올라서도 키가 망원경에 닿지 않은 소연이는 봉사자 정성란 선생님이 망원경 높이까지 힘껏 들어올려주셔서야 간신히 망원경을 통해 북한을 바라 볼 수가 있었습니다.



10시 40분. 남쪽 최북단에 위치한 도라산역에 도착했습니다. 북한과의 왕래가 없어서 역은 한없이 쓸쓸해 보였습니다. 텅 빈 대합실내부에는 ‘분단을 넘어 21세기 통일 한국을 달릴 고속전철’라고 쓰인 간판이 걸려있었습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 날이 오겠죠.



2002년 2월 20일 김대중 대통령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방문하여 연설도하고 철도 친목에 서명하는 행사를 갖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상징하는 곳이 바로 도라산 역이라고 문화유산해설사 장상길 선생님이 설명해주셨습니다.



시인 강만수 선생님은 ‘장애청소년들의 평화여행’을 위한 자작시 2편을 소연이와 함께 낭독해주셨습니다. 학생들과 봉사자들은 시를 들으며 마음으로 평화에 참된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오전 11시 40분. 임진각 망배단을 둘러보았습니다. “매년 명절 때면 실향민들이 이곳에서 고향인 북쪽을 향해 절을 한다.”고 설명을 하자 한 학생이 심각한 표정으로 망배단 앞에서 넙죽 큰절을 했습니다. 이어 몇몇의 학생들도 따라 절을 해 웃지 못 할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망배단의 뒤편에 위치한 ‘자유의 다리’를 걸었습니다. 임진각의 ‘자유의 다리’는 1953년 한국전쟁 포로 1만2천773명이 자유를 찾아 귀환하였기 때문에 자유의 다리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다리 끝 철조망에는 이산가족을 찾는 사연과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안부와 통일을 기원하는 글이 적힌 쪽지가 잔뜩 걸려 있었습니다.



오후 1시. 경기평화센터 내 다목적실에서 ‘함께하는 평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함께하는 평화’는 평화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모두가 하나가 되는 시간으로 꾸며  졌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탈북자 가족의 아픔을 그린 영화 ‘크로싱’에서 아들 ‘준이’로  출연해 제16회 춘사영화제 특별아역상을 받은 신명철군과 장애청소년들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명철군은 “아버지 저 준이 입니다.”라는 대사를 북한사투리로 들려줘 장애  청소년들부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명철군은 “영화를 촬영하는 기간 동안 실제 북한을  탈출한 분들과 함께 생활을 했는데 그 분들이 편안하게 잘 해주셔 바로 이웃집 아줌마, 아  저씨로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장애청소년들과 봉사자들은 ‘평화바라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국립농학교 성  경이는 ‘말투와 사회가 달라도 통일이 빨리 되었으면 좋겠다. 원래 하나니까.’, 경인고등학  교 민정이는 ‘서로 믿고 사이 좋게 지내면 좋겠다.’, 오늘 수화봉사로 참여한 권옥희 선생님  은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들처럼 우리 서로 오가는 그런 날이 오기를...’, 친 부모님을 찾아 스위스에서 온  Marc은 ‘I hope one day North and South Koreans.'라고 한반도의 평화를 바랬습니  다.


 


 




마지막 순서는 홀트학교의 장애청소년으로 구성된 풍물패 ‘우리랑’의 신명 나는 사물놀이 공연이었습니다. ‘우리랑’의 공연은 단지 듣는 공연이 아닌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리며 하나가 되는 시간으로 꾸며졌습니다.  학생들과 봉사자들은 소고로 처음 연주해보는 우리가락이지만 어느새 멋진 연주 팀이 되어 대동놀이 한 판을 벌였습니다.



총 60명이 참가했던 이번 ‘JSA로 떠나는 장애청소년들의 특별한 여행’은 사정상 불가피하게 JSA에는 방문을 하지 못했지만 장애청소년들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임진각의 망배단, 자유의 다리 등을 둘러보면서 우리나라의 분단 역사에 대해 생생히 살아있는 지식을 얻고 나아가 평화의 의미를 가슴 깊이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글=어은경 푸르메재단 간사

*사진=이재원 푸르메재단 간사

 


onclick="ga('send', 'event', '스토리', '버튼클릭', '기부하기', 1);">기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