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소년과 엄홍길대장이 함께하는 백두산 트레킹
지난 26일 오후 2시 푸르메재단에서는 ‘장애청소년과 엄홍길 대장이 함께하는 백두산 트레킹’ 사전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장애청소년과 엄홍길 대장이 함께하는 백두산 트레킹’은 9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간 민족의 영산 백두산 등반 외에 광개토왕릉비 등 우리의 유구한 역사 현장을 체험하며 장애 청소년들에게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워크숍은 여행에 앞서 참여자 소개, 일정 및 답사 지역 안내, 여행 준비사항 설명, 단체 모자 및 바람막이 점퍼 전달 등 ‘백두산 트레킹’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한 사전 모임이었습니다.
이 날 워크숍에는 김소연 학생 등 장애 청소년 8명과 엄홍길 대장, 영화 말아톤 실제 주인공 배형진 씨, 연세대 사학과 하일식 교수, 외환은행 나눔재단 권택명 상근이사 등 30여명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벌써부터 들뜹니다. 장애청소년들과 함께 백두산에 오를 생각을 하니까요. 이번 백두산 등반이 장애 청소년들에게 도전의식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무쪼록 무사히 안전하게 다녀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백두산 트레킹’을 이끌어줄 영원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님은 무엇보다도 ‘안전’한 여행을 강조하셨습니다.
이어서 이번 ‘백두산트레킹’ 후원사 외환은행나눔재단의 권택명 상근이사님 인사말씀이 있었습니다. 권택명 상근이사님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엄홍길 대장님과 배형진 씨를 직접 이렇게 만나게 되니 참 반갑고 좋다고 하시며, 이런 좋은 행사에 함께 하게 되어서 무척 영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번 ‘백두산 트레킹’에 어머니와 함께 참여하는 배형진 씨도 인사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배형진입니다. 모두 다 함께 백두산에 가니 좋습니다. 모두 힘내서 백두산 천지 보고와요.”
3박 4일이라는 시간동안 함께 할 트레킹 멤버 소개 시간, 앞줄에 앉은 순번대로 마이크를 넘겼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쭈빗쭈빗 망설이며 쑥스러워하더니 마이크를 잡고 입을 떼자 인사와 더불어 ‘백두산트레킹’에 대한 포부를 거침없이 전합니다.
“엄홍길 대장님과 백두산에 가게 되서 너무 좋습니다. 고구려 유적지에 가서도 많이 배우고 오겠습니다.” 김규범(14세, 지체·시각장애 1급)
“안녕하세요. 저는 경복고등학교 송시원입니다. 이번에 백두산 여행 참 좋습니다. 즐겁게 다녀오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송시원(17세, 정신지체 2급)
이번에 백두산트레킹에서 송시원군(18세, 정신지체 2급) 담당 봉사자로 함께 하는 중앙씨푸드 장석 사장님께서는 ‘시원 군과 짝꿍입니다. 시원아! 잘 부탁해! 우리 즐겁게 잘 갔다 오자.’ 벌써부터 시원 군을 챙기셨습니다.
자기소개 시간이 끝나고 연세대학교 사학과 하일식 교수님으로부터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가볼 유적지 등에 대해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설명을 하시기 전에 20페이지가 넘는 자료집 한 부씩을 나눠주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자료를 찾아 작성하고, 편집하고, 인쇄 후 스테이플러까지 손수 다 작업하시느냐 오늘 새벽까지 연구실에 남으셨다고 합니다. 자료집에는 ‘백두산 천지를 가슴에 품고, 고구려 수도에
발을 딛자’ 라는 명제목이 달려있었습니다.
그런데 자료집을 다 나눠주시고 하신 교수님의 첫 말씀이 “전 공부가 사실 싫습니다. 여행가서도 공부를 한다면 참 재미가 없겠죠? 그리고 저도 어렸을 땐 여행가서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시면 잘 듣지 않았습니다. (웃음) 자료집은 여행을 가기 전에 집에서 읽어보고 가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준비했습니다.” 대학생들한테 인기 만점일 교수님이십니다.
백두산 트레킹 일정 및 준비사항에 대해서 정태영 푸르메재단 기획 팀장이 안내해주셨습니다. “9월 4일 인천공항에서 오전 8시 30분 비행기로 출발해 심양공항에 40분 후인 9시 10분에 도착합니다. 요녕성 박물관, 광개토대왕릉비, 태왕릉, 장군총 그리고 백두산 등반까지 3박 4일이 알차게 준비되어있습니다.” 정태영 팀장은 ‘백두산 트레킹’ 일정을 지도를 보고 한 곳 한 곳 짚어주시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더불어 아직 초가을이라고 해도 북쪽의 백두산은 쌀쌀 해 도톰한 겉옷을 준비해야 장애청소년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장애 청소년들과 함께 온 보호자들께 당부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이 있으신 분은 말씀해주세요’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규범이(14세, 지체·시각장애 1급)가 손을 번쩍 들더니 연달아 질문을 했습니다.
“왜 비행기가 출발하는 시간하고 도착하는 시간이 틀려요?”
“광개토왕릉비에서 묵념을 해도 되나요?”
엉뚱한 규범이의 질문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규범이는 비행기가 출발하는 시간과 도착하는 시간이 다른 점이 이상했나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원하게 답변을 줄 수는 없었지만 광개토왕릉비 묵념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알려주었습니다. 묵념을 해도 된다고요. 규범이가 광개토왕릉비 앞에서 감격에 겨워 진지하게 묵념 할 모습이 기대됩니다.
아웃도어 전문 업체 트렉스타에서 협찬한 등산화, 매서운 백두산 바람을 막아 줄 점퍼 그리고 모자와 수건 등을 엄홍길 대장님이 한 명 한 명 이름을 호명하며 직접 나눠주었습니다. 엄홍길 대장님은 본인 얼굴과 히말라야 산악지대가 프린트 된 수건을 직접 펼쳐 보여주시며 ‘이번 백두산 등반을 하다가 땀 날 때 이 수건으로 닦으면 히말라야의 정기가 힘을 줄 것’라고 하셨습니다. 덧붙여 ‘내 얼굴 있는데 코를 풀어도 난 괜찮다.’고 말씀하시며 수건으로 코 푸는 시늉을 하셔서 참석 한 분들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백두산트레킹’ 사전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워크숍에 참석한 분들 모두 마음만은 백두산에 이미 오르고 있다는 표정들 이었습니다. 워크숍이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을 때 ‘도전’ 하면 ‘백두산’을 크게 외치자고 엄홍길 대장님이 제안하셨습니다. 엄홍길 대장님이 우렁찬 목소리로 주먹을 불끈 쥐며 먼저 ‘도전’ 합니다. 그런데 이어 나온 ‘백두산’ 이라는 소리 속에는 ‘도전’ 도 섞여 나옵니다. 장애청소년들은 비록 한 목소리로 외치지는 못했지만 주먹만은 모두 불끈 쥡니다. ‘장애청소년들과 엄홍길 대장이 함께하는 백두산 트레킹’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설레고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