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대장과 찾은 독립의 발자취 용정

푸르메재단과 장애어린이 합창단 에반젤리, 아시아기자협회가 주관한 '2008 백두산 희망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8,000m급 히말라야 16좌 등정의 위업을 달성한 엄홍길 대장과 함께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오른데 이어 용정과 연길시에 산재한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백두산을 떠나 용정으로 가는 길에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일송정과 해란강을 만났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 꼭대기에 일송정이 있습니다. 인근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에 있는 일송정은 소나무가 한그루 서있는 정자입니다.일제의 압박을 피해 만주에 정착한 교민들은 이곳에서 조국을 그리워했다고 합니다.



인근 토지가 개발되면서 수량이 크게 줄어들어 지금은 작은 하천이 되는 해란강의 모습입니다.



일송정은 일제시대 만주에 모여든 항일투사들이 비밀회합을 갖던 장소였다고 합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일본인들이 소나무의 껍질을 벗겨내 고사시켰고, 현재 남아 있는 소나무는 90년대에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정상 가까이 가 보지는 못했지만, 멀리서나마 일송정을 바라보 만주벌판을 말타고 달리며 독립 투쟁했던 선조들의 얼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독립운동의 모태가 됐던 대성중학교 기념관입니다. 대성중학교는 1921년 설립된 민족학교로 윤동주와 문익환 등 많은 분들이 항일 민족교육을 받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일제의 탄압으로 용정중학교로 통합되었지만 선조들의 피와 땀은 그대로 전해 오고 있습니다.


대성중학교 기념관에서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을 했습니다. 연변 지역에서 활발하게 일어났던 항일 투쟁의 역사와 현 용정중학교의 전신인 은진중학교를 다녔던 윤동주 시인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기념물이 있었습니다. 사진은 은진중학교 시절 동기들과 윤동주 시인의 모습입니다. 8, 90년대 통일운동으로 유명한 문익환 목사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성적표도 있었습니다. 성적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국어와 역사 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운동장에서는 용정중학교 학생들이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제안해 우리 일행도 함께 했습니다. 스포츠는 만국 공통어라고 하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슛하는 사람은 푸르메나눔치과 장경수 원장입니다)



연변의 생활상입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자전거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는데 한국에서 돈을 번 교민들이 늘어나면서 요즘 자전거는 거의 볼 수 없답니다. 대신 외제차를 비롯해서 각종 차량이 무척 많았습니다.



연길 버스 정류장의 모습입니다. 한국에서 마을버스로 이용하는 규모의 차량이 시내버스로 오가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 작은 도시의 모습 같습니다.



시내 상점. 연변주는 우리 민족의 자치지역이기 때문에 간판에 반드시 한글을 먼저 쓰고 한자를 병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조금 촌스럽기는 해도 우리말이 적혀 있어서 반갑습니다. 이것도 연변 지역에 사는 우리 민족이 자치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자치지역 내의 소수민족 비율이 총인구 대비 30%가 넘어야 자치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연변에는 우리 동포의 비율이 38%인데 점점 줄어들어서 걱정이라고 합니다.



연길 시내에 있는 천주교 성당입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최근에 많이 개방되어서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드러내놓고 선교를 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용정 변두리 마을에 있는 이발소의 모습입니다.



용정 시내에서 우연히 포착한 시각장애인들의 모습입니다. 여행 내내 장애인들의 모습이 하나도 안 보여 궁금했는데, 행인들이 장애인을 도와 함께 건널목을 건너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습니다.



광활한 배밭입니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배밭이라는군요. 연변은 대륙성 기후이기 때문에 열대 과일이 거의 없는데 저 넓은 밭에서 생산되는 배는 연변 주민들의 커다란 즐거움이 된다고 합니다. 배나무가 하도 많아서 길 가던 사람들이 하나씩 따서 먹어도 특별히 뭐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연길 시내에서 찾아간 북한 식당 ‘평양 장수관’입니다. 연변의 음식은 대개 중국식과 한국식이 섞여 묘한 맛이 나는 음식들이 많은데, 이곳에서만큼은 오리지널 우리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사각사각 김치와 쫄깃한 수육, 그리고 시원한 냉면까지!


맛있게 밥을 먹는 동안 북한 아가씨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 노래 솜씨와 악기 연수 솜씨가 뛰어났는데 어려서부터 당성이 투철하고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을 뽑아 집중적으로 훈련시킨 결과라고 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홀에서 서빙을 보던 사람들까지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한다는 점입니다.



용정중학교에 다니는 최관과 윤복실입니다. 이 친구들은 부모들이 한국에 가있는 동안 용정 시내에 있는 ‘사랑의 집’에서 숙식하며 공부한다고 합니다. 사랑의 집에는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학교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서 온 백 여 명의 동포 학생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3박 4일 동안 연변 땅에서 만난 우리 동포들의 모습은, 들판에 아무렇게나 폈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민들레 같았습니다. 사는 곳은 다르지만 그 강인한 생명력으로 끝까지 살아남아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되어 함께 웃으며 살아갈 날을 기대해 봅니다.


*글,사진=이재원 푸르메재단 간사


 


 


기부하기